•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뉴스

    대법원, 법원행정처

    梁대법원장, 일선 법관들 의견 수렴 나선다

    이세현 기자 shlee@lawtimes.co.kr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118108.JPG

     

    양승태(69·사법연수원 2기) 대법원장이 국제인권법연구회 학술행사 축소 외압 의혹과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과 관련한 일선 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양 대법원장은 지난달 18일 대법원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이인복 전 대법관)가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 엿새 만인 같은달 24일 진상조사결과를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 전효숙)에 회부해 진상조사 과정에서 제기된 제반 문제의 책임을 밝히고 이에 대한 적정한 조치 등을 강구하도록 지시한 뒤 침묵을 지켜왔다.

    양 대법원장은 17일 "최근 법원 내부의 현안으로 인해 모든 법원 가족들이 무거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며 "사법행정의 최종적인 책임을 맡고 있는 저의 부덕과 불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이어 "그 동안 살얼음판을 밟는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다각도로 그 해결 방안을 고심했다"며 "법관 여러분께 크나큰 충격과 걱정을 끼쳐드리고 자존감에 상처를 남기게 되어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양 대법원장은 "나아가 이런 일의 재발을 방지하고 사법행정을 운영함에 있어 법관들의 의견을 충실하게 수렴해 반영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며 "이번의 사태를 맞아 향후 사법행정의 방식을 환골탈태하기 위해 광범위하고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법관들의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각급 법원에서 선정된 법관들이 함께 모여 현안과 관련하여 제기된 문제점과 개선책을 진솔하고 심도 있게 토론하고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행정처도 필요한 범위에서 이를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판사들이 논의의 장에서 폭넓게 의견을 교환하고 중지를 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청과 관련해, 대법원장께서는 그 필요성을 아시고 수용할 확실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의견 수렴 방식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는 현재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아무래도 발언이나 행동이 공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대법원장이라는 지위나 파장때문에 판사들과 편하게 소통할 수 없는 점이 있어 고심이 많으신 듯하다"고 덧붙였다.

    2009년 신영철(63·8기) 대법관의 촛불집회사건 재판관여 의혹이 불거지며 일선 법원에서 판사회의가 잇따르자 당시 이용훈(75·고시 15회) 대법원장은 그해 4월 사법행정과 재판의 독립을 주제로 한 '전국법관 워크숍'을 개최해 판사들의 의견을 수렴했었다. 당시 워크숍에는 사법연수원, 전국 5개 고등법원 및 특허법원, 20개 지방법원 판사 등 75명과 법원행정처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다음달 열리는 법관회의는 양 대법원장이 직접 판사들의 요구사항을 청취하고 의견을 나누는 형태의 전국 판사회의 또는 전국판사 대표자회의 형식이 유력해 보인다.

    양 대법원장이 침묵을 깨고 일선 판사들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입장을 선회한 것은 진상조사 결과 발표와 윤리위 회부에도 불구하고 각급 법원별로 판사회의가 잇따르는 등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판사회의는 진상조사 결과 발표 이튿날인 지난달 25일 서울동부지법을 시작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서도 단독판사회의가 열렸다. 지금까지 전국 18개 지방법원 중 12곳에서 판사회의가 열렸으며, 이번 사태에 대한 양 대법원장의 입장 표명과 전국법관 대표회의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또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시행하지 못한 관련자들의 업무용 컴퓨터 등 물적 자료에 대한 조사 △사법행정권 남용행위의 기획 및 의사결정에 관여한 책임자의 명확한 규명 및 책임추궁 방안 등이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실 이번 사건은 당장 명시적이고 행정적인 해결이 어려운 문제"라며 "대법원장은 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판사들은 세세한 부분의 사실확인을 하는 게 아니라 개선방안을 논의해 과도기를 함께 넘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법원행정처가 법관 연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사법개혁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축소하도록 지시했고, 이에 반발한 연구회 소속 판사가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이 과정에서 법원행정처 내에 판사들을 뒷조사한 블랙리스트 파일이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대법원 진상조사위는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 출신의 고위법관이 연구회 소속 판사에게 행사 축소를 종용한 사실을 일부 확인했다. 또 법원행정처가 지난 2월 시행하려던 전문분야 연구회 중복가입 해소조치가 국제인권법연구회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사법행정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인사 보복이나 블랙리스트 의혹은 사실무근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대법원 공직자윤리위는 22일 회의를 열고 진상조사 결과를 심의·검증할 계획이다. 진상조사 결과에 문제가 없을 경우 관련자의 징계 수위에 대한 의견과 함께 이 같은 사법행정권 남용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권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건은 검토 분량이 많고 민감해 회의가 한두 차례 더 열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음은 양 대법원장의 입장발표 전문.

     

    <전문>

     

    전국의 법관 여러분 


    최근 법원 내부의 현안으로 인해 모든 법원 가족들이 무거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법 행정의 최종적인 책임을 맡고 있는 저의 부덕과 불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사법행정의 기본 체계에 관련 되는 중대한 일이라 저는 그 동안 살얼음판을 밟는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다각도로 그 해결 방안을 고심하여 왔습니다. 법관들이 우려할 만한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통해서 신 속히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이인복 사법연수원 석좌 교수에게 전권을 맡겨 진상조사를 의뢰했고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조사단의 구성이 나 조사절차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조사단은 모두 법원행정처와 관련이 없는 법관들로 구성되어 성실하게 조사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결과를 발표하면서 현안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점에서 법원행정처가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하였습니다. 


    훌륭한 법관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직무에 전념해왔음에도 국민의 신뢰가 그에 미 치지 못하는 것을 저는 항상 안타깝게 생각해 왔습니다. 대법원장 취임 이후 줄곧 국 민의 신뢰를 쌓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고 내부적인 소통과 공감대 형성 또한 절실히 


    필요함을 강조하던 가운데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법관 여러분께 크나큰 충격과 걱정을 끼쳐드리고 자존감에 상처를 남기게 되어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이번과 같은 사건은 사법부 내에서 처음 일어난 일이고 그 처리 문제를 대법원장이 혼자 결정하기보다는 객관적인 시각에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여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이를 부의하였습니다. 향후 그 심의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입니다. 


    나아가 이런 일의 재발을 방지하고 사법행정을 운영함에 있어 법관들의 의견을 실하게 수렴하여 반영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 다. 특히 이번의 사태를 맞아 향후 사법행정의 방식을 환골탈태하려고 계획함에 앞서 


    광범위하고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법관들의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이 빠져서는 안 되리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전국의 여러 법원에서 판사회의를 개최하여 각급 법원의 법관 대표자들로 구성된 회의를 소집해야 한다는 취지의 결의를 하는 뜻 역시 그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전국 법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각급 법 원에서 선정된 법관들이 함께 모여 현안과 관련하여 제기된 문제점과 개선책을 진솔하 고 심도 있게 토론하고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법원행 정처도 필요한 범위에서 이를 최대한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법관 여러분 


    우리가 함께 걱정하는 것은 우리가 짊어지고 있는 사법의 사명과 미래일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엄청난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고 법원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이번 논의 를 통해 내일의 충실한 사법부의 모습을 그려나갈 법관 여러분의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지혜가 사법부의 미래에 의미 있는 발판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저 또한 얼마 남지 않은 임기이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항상 건강과 행운이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빕니다. 

    대법원장 양승태


    최근 많이 본 기사

    리걸북스

    더보기

    리걸에듀

    리걸인사이트 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