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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 생활법률서비스… 대법원, 차세대 전자소송시스템 구축

    기관별 AI 법률서비스 개발 추진 현황

    이승윤 기자 leesy@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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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의 인공지능(AI) 바둑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가 인간을 뛰어넘는 능력을 선보이며 전세계에 충격을 준 이후 정부와 국가기관들은 앞다퉈 AI를 활용한 법률서비스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관(官)' 주도의 개발방식은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데다 관련 사업을 추진하려는 민간 기업의 투자 의지를 꺾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각 국가기관별로 사업자 선정해 앞다퉈 개발나서= 법무부가 지난달 오픈한 국내 첫 대화형 생활법률지식서비스 '버비'는 스스로 이용자의 질문 의도를 파악해 변호사가 미리 만들어놓은 문답 지식을 토대로 답변하는 방식이다. 버비는 법률문제가 생기는 상황을 알기 쉽게 정리한 카드뉴스나 실제 법률사례를 재구성한 오디오카툰, 많이 한 질문을 정리한 문답지식 서비스도 제공한다.

     

    법무부는 버비 오픈을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한 1차 사업을 통해 약 4만건에 달하는 생활법률 대화지식과 8만여건의 법률정보 및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구축했다. 기존 사업은 '다음소프트'에서 담당했지만,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2차 사업자로는 자연어 처리 기술에 전문성이 있는 업체로 알려진 '시스원'이 최근 선정됐다.

     

    법무부, 실제 법률사례 재구성한 

    오디오 카툰ㆍ문답지식 제공

     

    대법원도 빅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차세대 전자소송 업무재설계(BPR)·정보화전략계획(ISP)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챗봇(Chatbot, 대화형 메신저 프로그램) 형식의 소송 도우미 구축이다. 사건 성격에 맞는 소송 제기 방법을 조언하는 한편 그에 필요한 제출 서류와 소송 예상 종료시점 등을 안내한다. 단순히 안내에 그치지 않고 서류 작성을 지원하는 시스템도 갖출 계획이다. 또 판결문 초고 자동생성 등 지능형 소송 관련 지식정보 제공 시스템 구축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법원은 지난 3월말 LG CNS와 사업 수행 계약을 체결했다.

     

    법제처는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등과 협업해 각종 법령 관련 빅데이터를 활용한 '법령정보 AI'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법령정보 데이터베이스(DB)에 교통사고 등 키워드를 입력하면 관련 법령·판례 등을 연계·분류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올해에는 교통사고나 아파트 소음, 창업 인·허가 관련 AI를 시범적으로 구축한 뒤 퇴직금이나 이혼 등 민·형사 소송 관련 분야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개발 사업자는 이달 중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법제처는 또 법령과 조약, 행정규칙, 조례, 판례 등 각종 법령정보를 총망라해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제공하기 위한 '법령정보의 관리 및 제공에 관한 법률'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 

     

    국회도서관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국형 AI인 '엑소브레인(Exobrain)'을 활용한 법률분야 서비스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엑소브레인은 '내 몸 바깥에 있는 인공 두뇌'라는 뜻으로, 미래창조과학부의 소프트웨어 분야 국가 혁신기술 개발형 R&D 과제이다. 이 사업은 국회 입안·심사 업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헌법과 국회법·정부조직법 등에 대한 지능형 입법지원 서비스 개발이 목표다.

     

    ◇"기관마다 목표 결과·수요자 달라"= 앞다퉈 AI를 기반으로 한 법률서비스 개발 사업에 나서고 있는 각 기관들은 저마다 목표로 하는 결과가 다르고 수요자가 달라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소송제기 방법 조언 함께

    필요한 서류 작성까지 지원

     

    법제처 관계자는 "지금도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국회 법률지식정보 등 각각의 시스템을 따로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기관별로 목표로 하는 시스템도 현재 시스템을 기반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AI라는 기술이나 법률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같지만 목표로 하는 결과물이나 수요자는 다르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도 "소송과 법제, 법률상담 업무가 각각 다를 뿐만 아니라 전문가·일반인 등 수요자도 다르기 때문에 모든 기관이 같은 AI 기술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회도서관 관계자는 "각 기관별로 용어 사용이나 특화 분야가 모두 달라 AI 개발을 위한 분석방법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초기 단계부터 기관별로 협업하기는 어렵겠지만 기반 자료나 시스템의 공개·공유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I 법률서비스 개발 민간이 주도해야"= 하지만 정부나 국가기관이 자체적인 AI 법률서비스 개발에 나서기 보다는 민간 주도의 각종 서비스 개발이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공공데이터 개방 폭을 확대하는 등 지원 사업에 매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전응준(46·사법연수원 33기) 유미 변호사는 "정부나 국가기관이 AI 법률서비스 개발에 나서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행 법 체계인 '공공데이터 개방'에 부합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민간에 공공데이터를 푸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했다. 법률서비스 개발은 데이터 구축을 기반으로 이뤄지는데, 현재로서는 민간이 법률서비스 시장에 끼어들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2013년 제정·시행된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데이터 개방이 가능한데도 현실에서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법제처, 한국정보화진흥원 등과 협업…

    '법령정보 AI' 구축나서 

     

    공공데이터법은 공공데이터를 국민이 최우선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공공데이터 제공의무를 부여하는 한편 효과적인 민간 제공과 이용 활성화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다. 이를 통해 공공데이터가 민간의 창의성과 결합해 고부가가치 신(新)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동시에 신규 일자리 창출과 정부의 행정 혁신을 통한 국민의 삶의 질 향상도 꾀하겠다는 것이 법의 취지다. 특히 공공데이터법 제15조의2는 공공기관장은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이나 기업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중복되거나 유사한 서비스를 개발·제공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제공하기 전 중복·유사 투자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민간 주도의 AI 서비스 개발을 장려하기 위한 조항인데, 현재의 개발 구도는 관(官) 주도가 많아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저작권법 제24조의2도 △국가안전보장 관련 정보 △개인 사생활·사업상 비밀 등의 제한이 있긴 하지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작성한 공공저작물의 자유이용을 규정하고 있다. 

     

    한 IT 전문 변호사는 "두 법은 공공영역에서 나온 저작물을 민간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특히 공공데이터법은 민간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영역에 대해 공공기관이 서비스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데도, 각 국가기관들이 저마다 앞다퉈 AI 서비스 자체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민간의 개발 의지가 꺾이게 되고 그렇게 되면 AI를 이용한 법률서비스 산업도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태언(48·24기) 테크앤로 대표변호사는 "이대로면 10년 뒤에는 AI 법률서비스마저도 외제판이 돼 버릴 것"이라며 "AI 플랫폼을 이용한 법률서비스의 경우 소송분석을 의뢰하게 되면 소송비밀이 전부 노출되기 때문에 IBM이나 구글 등 외국 업체에 우리나라의 소송을 전부 간파당하는 세상에 살게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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