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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도입은 필연… 법원, 충돌하는 이해관계 조정 고민해야”

    '4차 산업혁명과 사법의 과제' 심포지엄 현장중계

    이순규 기자 soonlee@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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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상현 전 네이버 대표이사, 이진우 현대자동차 상무, 윤준태 다음 소프트 부사장

     

     

     

    사법정책연구원(원장 호문혁)이 24일 서울대 공익산업법센터(센터장 이원우), 한국지식재산협회(대표 오정훈)와 공동으로 자율주행자동차와 핀테크, 의료·바이오 산업계 현장 전문가를 초빙해 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은 인공지능(AI) 출현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사법적 과제를 진단하고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가 이미 국내에서도 출시됐지만 현행 법률상 자율주행 기능을 작동시키더라도 운전자는 운전대에서 손을 놓을 수 없다. 도로교통법 등 관련 법률의 '운전자', '운전'의 개념이 사람이 직접 운전대를 잡고 조작하는 것은 전제로 하는데다, 이와 같은 운전자를 중심으로 사고 책임 등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과 관련한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규제개혁이나 새로운 입법이 불가피한 것이다. 이날 참석자들도 법제도 또는 사법제도가 4차 산업혁명에 걸림돌이 아니라 촉진제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또 새로 나타날 이해관계 충돌을 어떻게 조정하고 해결해 나갈 것인지 법원이 미리 고민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고영한(62·사법연수원 11기)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사법부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발전해 나간다는 의미의 여시구진(與時俱進)의 자세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면서 "다른 공공기관은 물론 기술 혁신 시대에 대비하는 민간 분야의 지혜와 노력을 배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4차 산업혁명 개념을 세계 최초로 주창한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과 앨런 인공지능연구소장 등을 초청해 '4차 산업혁명의 도전과 응전 : 사법의 미래'를 주제로 국제법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AI 시대, 법률가가 기계의 입장을 이해해야"= 이날 심포지엄에서 '인공지능과 네이버, 그리고 사법적 과제'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김상헌(54·19기) 전 네이버 대표이사는 "AI 기술 도입으로 발생하는 피해는 법률가가 기계의 입장을 이해하는 'AI 퍼스트 마인드(first mind)'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의 도입은 필연적"이라며 "법원은 충돌하는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해야 할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부터 올 3월까지 네이버 사장으로 활동한 김 전 대표는 사법연수원 수료 후 3년간 판사로 일한 경험도 갖고 있다. 그는 "자율주행자동차로 인한 사고 발생 등 AI 기술 도입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기금을 조성한다든지, 보험제도를 확충하는 등 다양한 사회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지고 적용되는 데에는 법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또 알고리즘 공개 범위 및 사용자의 알권리 관련 규제 수립과 관련해서도 사법부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간혹 AI를 사용한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들에게 AI를 활용한 서비스의 비밀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들어온다"며 "AI가 자산인 기업 입장에서는 회사의 경쟁력 침해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AI의 활성화가 법률가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법률가는 감수성과 통찰력을 가진 균형자이기 때문에 단시간에 AI가 법률가들의 일자리를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AI 기술은 인류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하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합의 기구' 통해 법·제도 등 표준화 필요= AI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 기구를 통한 법·제도 등의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발제를 맡은 이진우 현대자동차 지능형안전기술센터장은 "2013년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매년 125만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데 사고 원인의 90%는 운전자 부주의"라며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주된 이유는 안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인프라, 사회 환경, 제도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며 "정부와 국내외 대학, 연구기관, 산업계 등이 협력, 표준화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재평 국토교통부 첨단자동차기술과장은 "자율주행차는 사회 후생을 증가시킬 것이지만 그 편익은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분산되는 반면 손해는 일자리를 잃는 운수업 종사자 등에게 집중돼 이해관계의 충돌이 심각하게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근본적인 사회 변화에 정부 혼자만의 힘으로 대응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바람직하지도 않다. 자율주행차 사고 시 책임 소재, 윤리적 판단 등 복잡하면서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문제들은 '자율주행차 융복합 미래포럼'과 같은 논의 기구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심우민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도 "자율주행차에 활용하게 될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 오류를 가지게 될 경우에는 막대한 피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알고리즘 위험에 대해 관리·감독할 수 있는 국가적인 추진체계를 제도화하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고 지적했다.

     

    ◇ AI 시스템 하에서의 책임 소재와 프라이버시도 문제= AI 시스템이 고도화돼 의사결정자가 사람이 아닌 AI일 경우 사고 발생시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이중기 홍익대 로봇윤리와 법제센터장은 "운행자 외에 자율주행기능이 운행을 지배하는 3단계 자율차의 사고 발생 시 자동차 제조사의 책임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자율주행기능의 독점적 운전지배가 되는 4단계 자율차의 경우 탑승자는 보호객체인 타인으로 전환되고 사고 책임은 100% 제조사 책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율주행차의 AI 알고리즘에 의한 '자율적 판단'이 사고의 원인인 경우 현행법으로는 사고의 희생자는 있으나 누구도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는 상태가 발생한다"며 "로봇의 제한적 권리주체성을 인정해 물건은 누릴 수 없는 보험계약의 수익자 지위를 취득하게 한다면 구매자·제조자가 자율차(수익자)를 위한 책임보험을 가입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과 로보 어드바이저'를 주제로 발표한 윤준태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로보 어드바이저란 로봇(robot)과 투자자문사(advisor)를 합친 단어로 알고리즘 등에 기반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동적으로 포트폴리오 자문 및 운용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자산 관리 서비스를 말한다"며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한 조언 뿐만 아니라 매매까지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이어 "문제는 손실이 발생하면 의사결정을 맡긴 인간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 아니면 알고리즘 개발자가 져야 하는지가 불분명하다"며 "불완전한 알고리즘에 의한 손실시 이를 규명할 방법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AI에 의한 빅데이터 활용시 개인정보 유출 및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의료·바이오' 분야에서 토론자로 나선 박수헌 숙명여대 법대 교수는 "의료 영역에서 사용되는 인공지능 IBM 왓슨의 경우 환자 정보를 입력하기 때문에 개인정보의 불법 수집 및 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제조사인 IBM이 수집된 환자 정보를 상업적 용도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계약서에 명시한다"며 "AI 시스템이 개인정보를 분석하고 활용하도록 하는 경우에는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데이터의 해킹, 오용, 위조 위험 등 빅테이더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라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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