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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가 심결취소 소송에서 승소 하고도 왜 한숨 쉴까

    심결취소 판결 확정되면 특허심판원으로 해당사건 되돌아가
    이때부터 '변리사 등록' 안 된 변호사는 사건 대리할 수 없어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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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는 최근 대법원에서 특허심판원의 상표등록취소심결을 뒤집는 승소 판결을 받고도 황당한 일을 겪었다. 

     

    승소가 확정됨에 따라 자신의 소송을 대리한 B변호사와 함께 특허심판원에서 다시 결정을 받으려고 했는데 특허심판원에서 변호사는 대리할 수 없다며 대리인을 선임하고 싶으면 변리사를 따로 선임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특허법에 따르면 심결취소 판결이 확정되면 당사자는 특허심판원에서 그 판결 취지에 해당하는 심결 또는 결정을 다시 받아야 한다. 그런데 현행 변리사법은 특허심판원 관련 업무는 변리사만 맡을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벌어진 일이다. 변호사에게도 변리사 자격이 자동으로 부여되지만 변리사로 등록하지 않으면 변리업무를 할 수 없어 변리사 등록을 하지 않은 B변호사는 A씨를 끝까지 돕지 못했다.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로 A씨의 소송 전과정을 대리해 누구보다 이 사건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알고 있었고,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까지 이끌었지만 이 같은 법 체계 때문에 마지막 과정은 다른 사람 손에 맡겨야만 했다. A씨는 결국 변리사 C씨를 대리인으로 선임했지만, '잘못되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 속에서 마지막 절차를 밟아야 했다.

     


    변호사가 의뢰인을 대리해 특허법원과 대법원에서 특허심판원의 결정을 뒤집는 판결을 받아내도 변리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처럼 마지막 집행 절차를 대리할 수 없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어 변호사업계는 물론 의뢰인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를 끝까지 실효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특허심판원 심결 취소소송을 대리한 변호사가 승소 판결에 따라 이뤄지는 특허심판원의 재심리 과정은 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허법원·대법원서 대리했다면

    전문성 의심할 여지 없어"

     

    현행법상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분쟁은 특허청 산하 특허심판원이 사실상 1심 법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허심판원의 심결(결정)에 불복할 때는 고등법원급 전문법원인 특허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고,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특허심판원의 심결과 동일하게 판결이 확정되면 그로써 사건은 종결되지만 심결 취소 판결이 확정되면 특허심판원은 특허법 제189조 2항에 따라 그 사건을 다시 심리해 심결 또는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이 마지막 특허심판원 재심리 과정에서 간혹 상대방이 기존 재판과정에서는 내놓지 않았던 주장을 내세우는 일이 있기 때문에 소송 전반을 대리해 해당 사건을 잘 알고 있는 변호사들이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끝까지 변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법조계는 지적한다. 특허심판원의 일반적 업무에 대해서 변리사로 등록한 사람에게만 대리권을 주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사실상 항소심인 특허법원과 상고심인 대법원에서 일방을 대리한 변호사에게까지 대리권을 주지 않는 것은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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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허심판원 대리권 관련 흐름도

     


    형평성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변리사는 소송대리권이 없는 것이 원칙이지만 사실상 1심에 해당하는 특허심판원 단계는 물론 2심인 특허법원과 3심인 대법원에서도 심결 취소소송을 예외적으로 대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변리사는 임시적으로 변호사 자격을 부여받을 필요도 없다. 변리사법 제8조에 따라 변리사는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의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변리사는 또 심결 취소 판결에 따른 특허심판원의 재심리 단계도 모두 대리할 수 있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심결 취소 판결이 확정돼 다시 특허심판원에서 심리를 받을 때에는 변리사에게만 대리권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 예외적으로 변호사에게 대리권을 부여하자는 주장에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변호사에게는 행정심판 대리권이 인정되는데 이런 방식으로 특허심판원 단계에서도 변호사의 대리 가능 여부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법 제3조와 109조에 따라 변호사는 일반 법률사무를 모두 대리할 수 있는 만큼 특허심판원 관련 업무도 모두 제한없이 대리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며 "특허청이 법률을 왜곡해석해 변호사의 정당한 대리업무를 제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리사업계는 변호사도 변리사로 등록만 하면 변리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규환 대한변리사회장은 "변리사법 제2조와 21조에 따라 원래 변리사가 아닌 자는 특허청 또는 법원에 대해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을 대리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이고, 이와 관련된 사항임에도 변호사가 특허법원이나 대법원에 대리를 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특허심판 전문가는 변리사이기 때문에 환송사건을 포함한 특허심판 사건에서 변호사가 사건 대리를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법조계 "재판 받을 권리 보장위해

    변호사에 대리권 부여해야"


    변리사법 제2조는 '변리사는 특허청 또는 법원에 대하여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을 대리하고 그 사항에 관한 감정(鑑定)과 그 밖의 사무를 수행하는 것을 업(業)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21조는 '변리사가 아닌 자는 제2조에 따른 대리 업무를 하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오 회장은 변리사가 심결 취소소송을 대리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것이 변호사의 업무가 아니라 변리사 본연의 업무이기 때문에 변호사 자격이나 대한변협에 등록하는 단계가 필요치 않은 것"이라며 "변호사가 특허심판원에서 변리사의 업무를 하기 위해 변호사에게 특허청 및 변리사회에서 관련 의무를 부여하는 것과는 결이 다른 문제"라고 반박했다.


    변호사가 특허청에 변리사로 등록을 하려면 등록비 20만원을 내야한다. 또 변리사회 가입비 200만원과 분기당 12만원의 회비를 납부해야 한다. 실적에 따라 회에 '실적회비'도 내야 하며, 2년간 24시간 의무연수도 받아야 한다. 특히 변리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2016년 7월 28일 이후 변호사 자격을 얻은 사람은 반드시 변리사 실무수습을 이수해야 변리사 등록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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