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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판사 이름에만 밑줄 쫙… 무슨 의미?

    대법원 제외 전국 31개 고·지법 중 24개 법원서
    사무분담표에 여성법관 구별 표기 '빈축'…'여성' 각주까지 달아

    이세현 기자 shlee@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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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판사 이름 밑에만 밑줄 '쫙'. 도대체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다들 주의하란 말인가요."

     

    수도권 지방법원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 부장판사 A씨는 사무분담표를 보다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을 포함한 모든 여성 법관들 이름 밑에 밑줄이 그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A판사는 "법원이 사무분담표를 만들면서 유독 여성 법관과 직원의 이름 아래에만 밑줄을 그어 여성임을 표시하고 있다"며 "십수년전 법원에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그랬는데 아직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법관과 법원 직원이면 그만이지 성별을 굳이 표기해야 하는지도 의문이지만, 유독 여성에게만 밑줄을 쳐 표시를 하는 것도 유쾌한 일은 아니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법원이 사무분담표에 여성 법관·직원을 구별 표기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본보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법원을 제외한 전국 31개 고등법원과 지방법원 가운데 7개 법원을 제외한 24개 법원이 여성 법관 이름 밑에 밑줄을 쳐 놓은 다음 사무분담표 아랫부분에 '밑줄:여성'이라는 각주를 달아 따로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고> 서울고법 등 여성 법관을 밑줄로 따로 표시하지 않은 법원도 직원 사무분담표에는 여성 직원 이름 아래 밑줄을 쳐 표시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법관과 직원을 통틀어 전체 사무분담표에 밑줄로 여성을 표시를 하지 않은 법원은 청주지법과 광주지법 단 2곳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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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법관들도 법원이 사무분담을 짤 때 성별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합의부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형사부나 민사부 등 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등의 문제에서는 남녀 성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무분담이 확정된 이후 사무분담표에 굳이 여성임을 표기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방의 한 판사는 "과거 여성 법관이나 직원이 소수였을 때에는 배려 차원에서라도 이 같은 표기 방식이 필요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전체 판사 가운데 여성 법관의 비율이 29%가량으로 3분의 1에 육박하고 있는 지금은 오히려 이 같은 표기 방식은 차별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도 "평상시 업무를 하면서 법관이나 직원이 여성인지 남성인지 살펴볼 일이 없다"며 "인사 이동 후 초반 사무분담 작성 때에는 성별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그 이후에는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재경 법원의 한 기획법관은 "(법관·직원 이름 밑에 있는) 밑줄은 통상 총무과에서 표시하는데, 왜 밑줄표시를 하게됐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짐작컨대 재판부 구성에 성비를 맞춘다든가 출산 등 여성법관을 배려하기 위해서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법원내 양성평등 관련 문제는 적극적으로 차별을 하려고 해서 일어난다기보다 성의식에 대한 생각을 아예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 대부분"이라며 "사무분담표 표기와 같은 작은 부분에서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예전에는 형사 담당 판사와 민사 담당 판사를 흰색 동그라미, 검은색 동그라미로 따로 표시해 '흑판', '백판'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그런 표시도 이제는 없어졌다"며 "여성임을 나타내기 위해 사무분담표에 밑줄을 치는 불필요한 표시들도 이제는 없어질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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