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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리 원전 공사 중단 땐 천문학적 손배소송 불가피”

    시공사 강력 반발 속 이슈화 되는 법률적 쟁점

    손현수 기자 boysoo@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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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공사가 일시 중단된 신고리 원전 5·6호기 조감도. 
                                                                                         출처=한국수력원자력.

     

    정부가 '탈(脫)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신고리 원전(原電) 5·6호기 건설 공사를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시공사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법률적 쟁점도 이슈화되고 있다. 공사 중단에 대한 법적 근거가 다소 불명확한데다 시공사가 입을 피해에 대한 보상방안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정부가 천문학적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가 새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여기서 공사 중단 여부에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힌 점도 문제다. 

     

    현행법상 원전 허가와 원전공사 중단 여부에 대한 결정권한은 국무총리 산하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론화위원회가 공사 중단 결정을 내리더라도 '무효' 논란에 휩싸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고리원전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 시공사 반발 심화= 정부는 지난달 27일 국무회의를 열어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새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논의를 거쳐 공사 영구 중단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문재인(64·사법연수원 12기) 대통령의 탈(脫)원전 공약에 따른 결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틀 뒤인 지난달 29일 한국수력원자력에 공사 일시 중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한수원은 다음날인 30일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 SK건설 등 17개 관련업체에 '신고리 5·6호기 공론화기간 중 시공계약 일시 중단에 관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그러자 삼성물산 등 시공사들은 한수원에 공문을 통해 "공사를 중단해야 하는 법적인 근거가 무엇인지, 공사 중단에 따른 피해를 어떻게 보전해줄 것인지 알려달라"고 요구하며 반발했다. 

     

    논란이 일자 한수원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공사 일시 중단을 의결할 예정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법조계 "공사중단 가능하지만 천문학적 소송 불가피"= 법조계에서는 한수원과 시공사가 맺은 계약서에 '정부정책변경으로 인한 공사중지권한'이 포함돼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중지권한이 계약서에 포함돼 있다면 정부정책이 변경됐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한수원이 원전 공사중단을 시공사측에 요구할 수 있지만, 반대로 이 같은 내용이 없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공사중지권한이 계약서상 명기돼 있지 않더라도 원전공사는 민법상 도급계약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부와 한수원이 일단 공사중단 결정을 할 수는 있겠지만, 이로 인한 시공사들의 천문학적 손해에 대한 배상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도급계약서에 정부정책변경으로 인한 공사중지권한이 있는지가 중요하고, 만약 없더라도 '수급인이 일을 완성하기 전에는 도급인은 손해를 배상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한 민법 제673조에 따라 공사중단을 할 수 있다"면서 "다만, 원전 공사의 규모를 고려할 때 천문학적 액수의 소송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데 이를 정부가 감수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한수원과 시공사가 맺은 계약에 '불가항력조항(force majeure)'으로 '정부명령'이 들어가 있는지가 쟁점인데, 정부명령이 있으면 한수원은 이와 에너지법을 근거로 공사 중단에 따른 보상을 거부할 것"이라며 "반대로 정부명령이 계약서에 없으면 공사중단에 따르면 법률분쟁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내에서 생산이 어려운 터빈 등 부품은 해외에서 수입해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우리나라 기업뿐만 아니라 국제적 분쟁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오순(61·군법 5회) 서울지방변호사회 환경보전특별위원장은 "공사를 중단시킴으로써 발생하는 법적 부담이 있겠지만, 새 정부가 추후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는 쪽으로 정책의 방향을 정했고 이에 따라 공사를 중단시키는 것은 국가의 재량범위로 가능하다"며 "향후 공사 중단으로 발생할 수 있는 민사상 손해배상 등의 문제는 법원의 판단에 따르면 된다"고 했다.

     

    ◇공사중단 권한은 '원안위'… 공론화위 결정에 무효 논란 제기될 수도= 원전 공사중단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을 누가 갖는지를 놓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행 원자력안전법은 원전의 허가나 공사중단 등은 국무총리 산하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결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칭)'를 구성해 공사 중단 여부를 최종 판단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국무조정실은 이미 지난 7일 공론화위를 9명의 위원으로 구성하기로 하고, 위원 선정절차에 착수했다.

     

    정하중(67) 전 한국행정판례연구위원회장은 "원자력발전법은 국무총리 산하 원자력안전위원회를 통해 원전 건설과 허가 중단조치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법이 정한 위원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치적 이유로 실정법에 근거도 없이 급조한 권한 없는 위원회에 최종 공사중단 결정권을 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공론화위원회가 최종 공사중단 결정을 내리더라도 이는 위법이므로 원천무효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부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에너지법 제4조는 에너지 공급자인 한수원이 국가에너지 시책에 적극 협력할 포괄적인 의무가 규정되어 있다"며 "한수원이 공기업이라는 특수성도 감안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3개월간 일시중단토록 한 것은 공익적 필요에 따라 국무회의를 거쳐 '사업자의 협조'를 기초로 결정한 것"이라며 "(이 같은 결정이) 원자력안전법 규정을 배제하는 것으로 보기는 곤란하다"고 해명했다.


    한수원 역시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한수원이 보낸 공문은 사업에 참여하는 협력사들과 정부정책의 진행방향을 공유하고 사전에 공사 일시중단에 대비하도록 알려주는 것으로 절차상의 문제는 없다"며 "협력사들이 공사 일시중단과 관련해 제기하고 있는 중단기간, 보상범위, 중단에 대비한 조치 필요사항 등에 대해 협의중이고 공사 일시중단에 따른 보상 등의 법적 쟁점사항에 대해서는 이사회에서 논의한 바 있으며, 향후 충분한 검토를 통해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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