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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재판' 최대 쟁점은 뇌물죄 성립 여부

    1심 25일 선고… 법조계, 재판결과에 관심집중

    이순규 기자 soonlee@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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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결심공판을 끝으로 이재용(49) 부회장 등 박근혜(65) 전 대통령 측에 433억여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에 대한 1심 법정공방이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25일 선고될 재판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가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에게 적용한 혐의는 뇌물공여를 비롯해 횡령,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 국회 위증 등 다섯 가지이지만, 결국은 뇌물공여 혐의가 어떻게 결론날지에 달렸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횡령이나 재산 국외 도피 혐의 등은 이 부회장이 건넨 돈이 '뇌물'이라고 인정된 뒤에야 따질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 측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금으로 약속한 213억원은 단순 뇌물공여 혐의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출연한 16억원과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 등은 제3자 뇌물공여죄로 기소했다. 뇌물죄는 직무 연관성과 대가성이 입증돼야 하고, 제3자 뇌물죄는 여기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점까지 확인돼야 한다. 한편 이번 재판 결과는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 국정농단 핵심 관계자에 대한 재판 결과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뇌물공여죄와 뇌물수수죄는 필요적 공범의 일종인 대향범(2인 이상의 행위자가 서로 대립 방향의 행위를 통해 동일목표를 실현하는 범죄)으로, 통상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된 사람에게 유죄가 선고되면 수수 혐의도 인정되기 때문이다. 

     

    ◇'정유라 승마지원' 뇌물로 볼 수 있나= 삼성그룹의 '정유라 승마지원'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씨 측이 받은 승마지원금을 과연 박 전 대통령이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 첫번째 관문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 측이 최순실 모녀가 대주주인 독일 코어스포츠에 약속한 승마지원금 213억원 중 실제로 지원한 78억원에 대해 단순 뇌물공여죄로 기소했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뇌물수수의 공모공동정범이라고 보고 있다. 공동정범이 인정되려면 두 사람이 삼성으로부터 승마 지원금을 받자고 논의하거나(공동 의사) 역할을 분담해 실행했다는(기능적 행위지배) 점이 모두 입증돼야 한다.

     

    특검은 "승마 지원 지시는 박 전 대통령이 하고, 구체적인 요구는 최씨가 했기 때문에 공모관계가 성립된다"며 "이 부회장 측도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공범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승마 지원은 공무원인 박 전 대통령이 아닌 최씨의 요구였고,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해 제공된 이익이 아니기 때문에 뇌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공범관계가 인정되려면,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경제적 공동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그럴만한 증거가 없을뿐만 아니라 공무원인 박 전 대통령이 삼성 측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사실 자체가 없고, 그 금품이 박 전 대통령에게 귀속되지도 않아 뇌물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로스쿨 교수는 "우리 형법은 뇌물을 누가 받았느냐를 기준으로 단순 뇌물수뢰와 제3자 뇌물수뢰를 엄격히 구분한다"며 "만약 뇌물을 비공무원이 전부 갖는다면 공동정범에 의한 단순뇌물수뢰는 성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코어스포츠의 실소유주인 최씨는 비공무원"이라며 "최씨가 자신이 받은 금품을 박 전 대통령에게 나눠주려 하는 등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사이에 경제적 공동체 관계가 인정돼야 단순 뇌물죄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특검 관계자는 "경제적 공동체 여부는 서로 공모했느냐 공모하지 않았느냐를 판단하는 한 요소에 불과하다"며 "경제적 공동체가 인정되지 않는다 해도 간접증거에 비추어 공모했다는 점이 인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2008년 3월 신정아씨가 받은 대학 조교수 직위와 급여 등을 공무원인 변양균 전 대통령 정책실장이 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적이 있다. 두 사람이 별도 가계를 꾸리는 등 '별개'의 존재였다는 것이다.

     

    ◇'경영권 승계' 청탁 있었나=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삼성 경영권을 승계해야 한다는 현안이 존재했고 박 전 대통령과 승계 지원과 승마·재단 지원을 맞교환 하자는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2014년 9월 1차 독대에서 묵시적 합의를 이루고 이후 2, 3차 독대를 통해 합병 지원 등 구체적 청탁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특검은 "2015년 7월을 기준으로 보면 삼성 합병은 이미 이뤄졌지만, 합병에 따른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 문제 등이 지속되고 있었다"며 청탁할 이유가 충분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특검은 어떠한 독대 대화 내용도 특정하지 못하고 있고, 2차 독대 당시에는, 이미 합병 찬성 주주총회 결의까지 마진 상태였다"며 "부정한 청탁이 성립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맞섰다.

     

    특검이 이 부회장 등에게 적용한 또 다른 혐의인 제3자 뇌물죄는 법원이 부정한 청탁을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어 단순 뇌물죄보다 유죄 입증에 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부정한 청탁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특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특검이 제출한 이른바 '안종범 수첩'과 '청와대 문건' 등에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간접증거로 채택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직접증거와 간접증거의 증명력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며 "안 전 수석이 직접 독대현장에서 들었다고 해도 법원이 이를 믿지 않을 수 있고, 수첩에 적힌 내용만을 근거로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수첩 내용이나 문건 등은 모두 전문증거라 직접증거만큼의 충분한 증명력을 인정받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5일 선고 '운명의 날'= 박 특검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 가운데 형량이 가장 무거운 것은 재산국외도피다. 특검이 산정한 도피액 78억원이 모두 인정되면 10년 이상 징역이나 무기징역이 나올 수 있다. 형량의 2분의 1까지 낮추는 '작량감경'을 받아도 징역 5년이다. 다만 도피액이 5억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5년 이상 징역으로 형량이 낮아진다. 결국 인정 액수에 따라 형량에 상당한 변동이 생길 수도 있다. 횡령 혐의도 액수가 50억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처벌되는 무거운 범죄에 속한다.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횡령액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측에 실제 지급한 298억여원으로 기준을 훌쩍 넘는다. 액수에 따른 가중처벌 규정이 없는 뇌물공여죄는 법정형이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원 이하 벌금이라 상대적으로 처벌이 가벼운 편이다. 


    한 변호사는"횡령이나 재산국외도피 혐의 등은 이 부회장이 최씨 측에 건넨 돈이 '뇌물' 이라고 법원이 인정한 뒤에나 따질 수 있는 문제"라며 "뇌물 공여 혐의가 무죄가 된다면 나머지 혐의도 줄줄이 무죄가 선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뇌물 성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이 부분 무죄가 나오더라도 국회 위증 등 여타 혐의는 일부 유죄로 인정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다른 변호사는 "뇌물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파생된 횡령과 재산국외도피 혐의도 모두 유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최소 징역 5년 이상의 형이 선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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