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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행정, 재판중심으로… 법원행정처 역할 축소"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제출 서면 답변

    이승윤 기자 leesy@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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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수(58·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 자료를 통해 고강도 개혁 방침을 예고했다. 법관 인사제도 개선은 물론 그동안 사법부 관료화·서열화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온 법원행정처의 규모와 역할을 축소하는 등 사법행정 전반에 대한 개선 의지를 나타내 사법행정의 패러다임이 바뀔지 주목된다.

      

    김 후보자는 12~13일 열리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 대법원장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주호영)에 제출한 서면 답변 자료를 통해 △재판 중심의 사법행정 △법관 인사제도 개선 △사실심 충실화 △상고심 제도 개선 △평생법관제 정착 등 5대 사법부 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그는 사법행정과 관련해 '재판 중심의 사법행정'을 강조했다. 사법행정이 '재판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사법행정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법관인사, 서열·기수보다

    능력과 자질 충분히 고려

     

    그는 인사 제도 개선과 관련해 "법관 인사는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지 않도록 예측가능한 원칙에 따라 공정·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형식적인 서열·기수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개개인의 능력과 자질을 충분히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열과 기수를 중요한 원칙으로 삼았던 기존 관행이 사법부를 경직시켰을 뿐만 아니라 일부 법관들에게는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부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사법행정 개선 방안과 관련해서는 "대법원장의 인사권한을 견제하고 보완하기 위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와 법관인사위원회, 대법관회의 등을 도입 취지에 걸맞게 실질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각급 법원이 사법행정에 능동적·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고등법원에 분산할 수 있는 권한은 무엇인지 논의를 모아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관의 독립을 강하게 보장하면서도 사법관료화를 방지·견제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찾되, 그 과정에서 국민과 법관들로부터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개선해 나가겠다는 것이 김 후보자의 복안이다.


    대법원장 사법행정권, 

    고등법원에 분산 방안도 검토 


    판사 출신으로 민변 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성창익(47·24기) 변호사는 "'법원 내 승진 제도를 없애고 법원 조직을 수평화한다'는 대원칙을 정하고 법관 인사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항소심 법원과 1심 법원의 법관 임용 자체를 달리 하는 한편, 항소심 법관에는 일정 기간 이상의 1심 경력이 있는 법관이나 재야 출신 변호사를 법관과 동일한 자격으로 임용하는 방식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61·17기)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인사권을 대법관회의로 상당 부분 이양해야 한다"면서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제도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판사들이 열심히 일하게 할 수 있는 동력도 된다는 점에서 승진제 자체를 없애는 것은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협회장은 "그동안 사법부 관료화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 왔는데, 판사들이 이른바 '무오류주의'에 빠져 너무 독단적·자의적으로 재판을 진행하는 관행은 획기적으로 시정돼야 한다"며 "김 후보자 취임 후 법원이 스스로 변호사 단체의 법관 평가를 법관 인사에 반영하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법원이 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후보자는 또 사법부 구성원들에게 충격을 주는 '급진적 개혁'에 대한 우려를 고려한 듯 "양승태 대법원장 등 역대 대법원장들이 일관성 있게 추진해 온 사법정책의 방향성은 근본적인 차이 없이 계승·발전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전국법관대표회의 상설화' 문제도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표현했다. 다만 그는 "기존에는 법원행정처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면, 앞으로는 재판을 담당하는 법관들이 주체로서 보다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며 법원행정처의 역할을 축소하겠다는 뜻을 확고하게 내비쳤다. 


    전국법관대표회의 상설화 여부는

    향후 숙제로 남겨

     

    이와 함께 김 후보자는 법원이 추진하고 있는 '사실심 충실화'의 방향을 "재판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려면 효율적이고 신속한 재판도 중요하지만, 적정하고 충실한 재판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1심에서 충실한 심리를 보장해 재판에 대한 신뢰와 절차적 만족감을 높이는 동시에 1심에 대한 승복률을 높여야 재판에 투입되는 인적·물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법원의 분쟁해결 능력도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고법원으로서의 대법원은 법령의 해석·통일과 사회의 다양한 가치관·이해관계의 통합을 위해 전원합의체 위주로 심리가 이뤄져야 하고, 그 전제로 대법원의 과도한 사건 부담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하다"며 상고심 제도 개선도 강조했다. 또 "법조일원화의 전면적 시행에 따른 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평생법관제를 정착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다만 김 후보자는 국회 개헌 논의 과정에서 폐지하는 쪽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제청권과 관련해서는 "현행 대법관 임명 절차는 사법부의 제청, 입법부의 동의, 행정부의 임명이 결합된 것으로 3권 분립의 이념이 잘 구현된 절차"라고 평가하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어 "대법원장 개인이 대법관 임명제청권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는 공감한다"며 "대법관후보추천위의 운영을 실질화해 대법원장 개인이 자의적으로 대법관 임명제청권을 행사한다는 우려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고강도 개혁 예고… 

    사법행정 패러다임 변화에 주목


    김 후보자의 사법개혁 구상에 대해 한 전직 대법관은 "형사재판의 경우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이나 형사소송법상 불구속재판의 원칙 등이 이미 규정돼 있는데, 국민들은 원칙이 잘 지켜지는지 믿기 어려울 때가 많다"면서 "차기 대법원장의 역할은 법관들이 제대로 된 재판을 할 수 있도록 법원 내 분위기를 바꾸는 한편 법관들이 재판 과정에서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제대로 지킬 수 있도록 법관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사법부도 결국 국민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법관 중심'이라는 생각보다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정의가 법정에서 재판 절차를 통해 실현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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