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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조금, 보험금인가 조의금인가… 대법원 판단 주목

    수령권자 특정인 지정으로 법적 분쟁

    서영상 기자 ysseo@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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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들이 임직원 경조사시 지급하는 직원 상조금의 법적 성격이 무엇인지 대법원이 심리하고 있어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임직원 사망 시 지급되는 회사 상조금이 생명보험금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다고 판단하면 임직원 본인이 생전에 수급권자를 따로 지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지만, 일반 조의금과 같은 성격을 가진다고 판단하면 상주인 유족 측의 고유재산이 돼 최종 수급권자가 달라질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직장 상조회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미칠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 신세를 자주졌던 모 공공기관 직원 A씨는 사망 10여일 전인 지난해 1월 모 법무법인을 찾아가 "내가 사망하면 회사에서 나올 퇴직금과 직원 상조금의 수령권자를 누나인 B씨로 지정한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하고 공증을 받았다. A씨는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하고 재취업을 했던 터라 퇴직금은 적었지만, 상조회 규정상 직원 본인이 사망하면 전 직원들이 월 기본급에서 2%를 공제해 상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A씨가 사망하면 받게 되는 상조금은 2억6000여만원에 달했다. A씨가 이 돈을 누나인 B씨에게 지급하도록 유언한 이유는 평소 자신의 병간호를 해주던 내연녀와 가까운 사이라 돈을 B씨가 갖도록 하면 B씨가 내연녀를 보살펴 주기로 한 약속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유언을 남긴 지 열흘 후 세상을 뜨자 회사는 A씨의 부인과 자녀 등 유족에게 퇴직금 1000여만원과 상조금 2억6000만원 등 총 2억7000여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런데 A씨가 이 돈과 관련해 남긴 유언이 확인되면서 분쟁이 발생했다. 돈을 엉뚱한 곳에 빼앗길 수 있겠다고 생각한 유족들은 자신들의 유류분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삼아 법원에 상조금의 일부인 1억3000여만원에 대한 채권가압류를 신청해 인용 결정을 받아냈다. 

     

    그러자 A씨의 직장은 "상조금 및 퇴직금의 정당한 수령권자를 확정할 수 없다"며 상조금과 퇴직금 전액을 법원에 공탁했다. 그러나 퇴직금 채권은 가압류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에 A씨의 직장은 상조금 2억6000여만원만 공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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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의 유언장에 상조금 등의 수급권자로 지정된 B씨는 이후 공탁금 중 A씨 유족의 채권가압류 금액을 초과한 1억4000여만원을 출급했다. 이어 B씨는 "동생이 사망 전에 상조금 등의 재산을 내게 유증 또는 그 수급권자를 나로 지정했기 때문에 상조금의 정당한 수령권자는 나"라며 A씨가 다니던 직장을 상대로 나머지 상조금과 퇴직금 등 1억3000여만원 가운데 퇴직금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그러자 A씨의 부인인 C씨는 "상조금 및 퇴직금은 상속인에게 지급되는 일종의 사망 위로금으로, 상속인 고유의 재산이기 때문에 망인이 임의로 처분할 수 없다"며 "남편이 B씨에게 유증했더라도 B씨는 이를 지급받을 수 없고 1순위 공동상속인인 나와 자녀들이 받아야 한다"며 독립당사자로 B씨가 낸 소송에 참가해 다퉜다.

     

    1,2심은 A씨가 수급권자로 지정한 누나 B씨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 민사31부(재판장 오석준 부장판사)는 최근 B씨가 A씨의 직장을 상대로 낸 상조금 등 청구소송과 C씨가 이 사건에 독립당사자로 참가해 A씨의 직장을 상대로 낸 상조금 등 청구소송에서 B씨에게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가 다니던 직장의 상조회칙에는 '회원이 그 수급권자를 다른 사람으로 지정·변경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고, 또한 상조금은 직장 상조회 회원 각자가 납부한 회비를 기금으로 마련된다는 점과 이 같은 회비를 부담하는 회원이 본인의 사망에 따른 상조금 수급권자를 따로 지정하는 것이 상조회의 구성 및 운영 목적이나 상조금 제도의 취지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상조회 회원들은 각자 자신의 사망에 따른 상조금 수급권자를 그의 선순위 상속인 이외의 다른 사람으로 지정·변경 할 수 있도록 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수급권자를 지정·변경할 수 있다고 해서 상조금의 법적 성격을 생명보험금과 같은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상법 제734조에 의하면 생명보험의 계약자가 계약체결 후에 보험수익자를 지정·변경 할 때는 보험자에 대해 그 통지를 하지 않으면 보험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며 "이 사건 상조금은 생명보험계약에 기해 지급되는 것이 아니고 회칙에 보험수익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정해져 있지도 않으므로 망인의 상조금 수급권자 지정·변경 통지의 효력을 판단함에 있어 해당 조항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상조금의 법적 성격이 보험금과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상조금과 같은 사망 위로금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근로자의 유족을 수령권자로 하는 일종의 제3자를 위한 계약관계로 규율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라며 "타인을 위한 생명보험의 경우에 준해 근로자의 사망과 동시에 유족은 수익의 의사표시 없이도 그 자신의 고유한 권리로서 사용자에 대해 상조금을 취득하지만, 근로자는 자신의 유언 등으로 그 수령권자를 지정·변경할 권리를 가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상조금의 법적 성격을 두고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현곤(48·29기) 새올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상조금의 법적 성격상 선순위 상속인이 무조건적인 권한을 가지는 것은 어렵고 망인에게 처분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상조금 제도가 만들어진 배경이나 취지를 볼 때 그 처분권한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신영호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경조사를 서로 돕는다'는 상조금의 사전적 의미나 이를 위해 상조금을 전달한 회원들의 의사를 고려할 때 상조금은 유족에게 전하는 일종의 조의금과 같은 성격을 가진다고 봐야 한다"면서 "상조금은 상속재산이 아닌 유족의 고유재산인 만큼 유언으로 처분할 수 없고 유족인 1순위 상속인들이 지급받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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