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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건 이판결] PC원격조정 당해 '게임 아이템 분실' 사건

    "계정도용 아냐… 게임업체 책임 없어"
    서울고법 "제3자 무단 접속행위에 해당 안돼"

    이장호 기자 des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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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기 롤플레잉게임(RPG)인 '리니지2' 유저가 게임을 위해 사용하던 개인 컴퓨터를 원격조정 당해 1500만원어치의 아이템을 도난 당했더라도 게임업체 측이 이를 원상복구 해 줄 책임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30부(재판장 배준현 부장판사)는 리니지2 유저인 이모씨가 엔씨소프트(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평)를 상대로 낸 아이템 회복 등 청구소송(2017나2040618)에서 최근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엔씨소프트는 '계정도용'을 아이템 복구(회수)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제3자가 게임 계정에 무단으로 접속하기 위해서는 이씨가 사용하는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씨 의사에 반해 입력하는 방법으로 로그인 하는 행위를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이씨는 자신의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스스로 입력해 게임 서버에 접속한 이후에 원격조정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따라서 설령 제3자가 이씨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이씨 컴퓨터를 원격조정하는 방법으로 아이템을 다른 계정으로 옮겼더라도, 제3자에 의한 무단 접속행위가 없었음이 명백한 이상, 원격조정 행위는 엔씨소프트의 복구 의무 발생의 근거가 되는 계정도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엔씨소프트가 이 같은 피해 발생을 막기 위한 사전·사후조치를 했었어야 했는데 이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씨는 지난해 1월 누군가가 자신의 컴퓨터에 침입해 원격조정 방식으로 시가로 1500만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들을 다른 계정으로 모두 옮겼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은 "누군가 이씨 컴퓨터에 접속해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원격 접속해 아이템을 탈취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피의자의 인적사항이 확인되지 않고 조기 검거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자 이씨는 리니지2를 만든 엔씨소프트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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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게임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청소년들의 놀이문화로 여겨졌던 게임이 성년층까지 확대되고, 희귀한 게임 아이템들을 돈을 받고 팔고 사는 시장까지 형성된 가운데 아이템을 둘러싼 분쟁사건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번 사건도 결국 이씨가 가지고 있던 게임 아이템이 1500만원이라는 상당한 가치를 가졌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유저가 아닌 제3자가 유저의 컴퓨터에 접속해 이미 로그인돼 있던 게임의 캐릭터를 원격 조정해 아이템을 다른 계정으로 옮긴 것이 '계정도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 운영정책에서 △다른 이용자의 계정에 무단으로 접속하는 행위 △무단 접속행위를 돕거나 이에 편승해 이익을 취득하는 행위 등 2가지를 '계정도용'으로 보고, 계정도용을 당한 아이템은 회수하고 있다. 이씨는 이 운영정책 규정을 근거로 아이템을 복구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1,2심은 모두 이 사건을 '계정도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항소심 재판부는 "'접속'은 일반적으로 여러 개의 프로세서와 기억장치 모듈 사이를 물리적·전자회로적으로 연결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다른 이용자의 계정에 무단으로 접속하는 행위'는 제3자가 리니지2 게임 계정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계정의 정당한 이용자 의사에 반해 입력하는 방법으로 로그인해, 엔씨소프트가 운영·관리하는 리니지2 게임 서버가 전자 회로적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3자가 컴퓨터를 원격으로 조정했더라도 이미 이씨가 리니지2 게임 서버에 접속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를 '무단 접속'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상적으로 접속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면 설령 원격조정이 있었더라도 게임업체 측에서 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업체 측에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 것이다.

     

    이씨는 엔씨소프트의 사전조치가 미흡했기 때문에 손해를 현금으로 보상하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원격조정행위가 가능하게 된 구체적 경위를 알 수 있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설령 피해발생을 막기 위한 사전조치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더라도 원격조정 행위의 한 원인이 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계정도용 신고를 했는데도 아이템이 이동된 계정을 정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단지 이용자의 계정도용 신고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관련 계정을 정지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신고만을 이유로 관련 계정을 정지하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서 "이씨의 일방적 주장 외에 게임 계정이 도용 또는 해킹당했다고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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