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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심판 법제처 이관' 입법예고 기간 고작 5일

    원칙적으로 40일의 8분의 1 수준… '졸속 입법' 논란
    주말 제외하면 의견제출 기간은 사실상 3일에 불과
    변호사단체 등 유관기관 의견수렴 할 시간도 안돼
    법조계 "입법예고 취지 벗어난 행정편의주의" 비판

    이승윤 기자 leesy@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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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국민권익위원회 소관인 행정심판 업무를 법제처로 이관하는 내용의 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5일 동안만 의견을 수렴해 논란이 일고 있다. 행정절차법이 원칙으로 정한 40일의 8분의 1 수준 밖에 되지 않아 '졸속 입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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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는 11일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행정심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15일까지 의견을 제출하라고 공고했다. 법 개정은 권익위를 '반부패 총괄기관'으로 만들기 위한 조직 재편 작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부패방지권익위법 개정안은 권익위의 명칭을 '국가청렴권익위원회'로 바꾸는 동시에 위원회 기능을 부패방지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행정심판위원회 운영 기능은 삭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행정심판위원장을 포함해 현행법상 3명인 권익위 부위원장이 2명으로 줄어들어 부패방지와 고충처리 업무를 각각 맡는다. 앞서 지난달 14일 이상민(53·사법연수원 18기) 중앙행심위원장이 돌연 퇴임한 이후 권익위 부위원장 한 자리는 현재 공석인 상태다.

     

    행정심판법 개정안은 권익위 산하 중앙행심위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변경하는 한편 현재 권익위 부위원장이 맡고 있는 중앙행심위원장을 법제처장이 맡도록 바꾸는 내용이다. 법제처는 2008년 이명박정부 출범 당시 기존 국가청렴위와 국민고충처리위, 국무총리 산하 행정심판위를 통합해 권익위가 신설되기 전까지 국무총리 산하 행정심판위 업무를 맡고 있었는데, 10년만에 행정심판 기능이 권익위에서 분리돼 다시 법제처로 돌아가는 것이다. 행정심판위원장도 법제처장이 겸임했었는데, 행정심판 기능을 권익위로 넘기는 과정에서 법제처장 직급도 장관급에서 차관급으로 낮아졌다.

     

    권익위는 개정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의견을 11일부터 15일까지 5일 동안 제출하라고 했지만, 주말인 13일과 14일을 제외하면 의견제출 기간은 사실상 3일밖에 되지 않는다. 변호사단체 등 유관 기관들에 회원들을 상대로 의견을 수렴할 시간조차 주지 않은 것이다.

     

    행정절차법에 의하면, 정부는 법령을 제·개정하거나 폐지하는 경우 국민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관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입법안의 취지와 내용을 알리는 입법예고를 해야 한다. 입법예고 기간은 예고할 때 정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원칙적으로 40일 이상(자치법규는 20일) 이상 하도록 돼 있다. 특별한 사정으로 입법예고 기간을 단축하려는 경우에는 법제처장과 협의해야 하며, 신속한 국민의 권리 보호 등 입법이 긴급하게 필요하거나 입법 내용이 국민의 권리·의무나 일상생활과 관련이 없는 경우 등에는 입법예고를 생략할 수 있다.

     

    이번 입법예고에 대해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기간이 지나치게 짧을 뿐만 아니라 입법예고 제도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정심판 기능이 법제처로 이관되면 독립성 등의 측면에서 "이전보다 행정심판 기능이 축소·퇴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다<본보 2017년 12월 21일자 1·3면 참고>,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입법예고 기간을 줄인 것은 '조직 이기주의'와 함께 '행정 편의를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서울의 한 로스쿨 교수는 "행정심판 기능을 법제처로 다시 돌리기 위한 행정심판법 개정안에 대해 '권익위 내·외부의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판국에 입법예고 기간을 5일로 줄인 것은 너무 한 것 아니냐"며 "학계나 관련 전문가 등 국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권익위를 반부패 기능 중심으로 개편하는 작업이 국민의 권리를 신속히 보호하기 위해 긴급하다거나 국민의 권리·의무와 관계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권익위가 중앙행심위를 하루라도 빨리 떼어내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행정심판위원을 지낸 한 변호사도 "행정절차법 제41조 3항은 '법제처장은 입법예고를 거치지 않은 법령안의 심사 요청을 받은 경우 입법예고를 하라고 권고하거나 직접 예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행정 편의를 위한 입법예고 기간 단축이나 생략을 엄격하게 감독하라는 뜻"이라며 "법제처의 숙원이었던 '행정심판의 법제처 이관'이 반영돼 있어서 법제처가 권익위의 입법예고 기간 단축 요구를 받아들인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행정심판 기능 이관은 행정심판의 독립성·공정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뤄져야지, 단순히 '법제처에 과거 행심위가 있었으니 다시 넘기면 된다'는 발상은 말도 안 된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권익위는 "부패방지권익위법 개정은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인 '반부패 독립기구 설치'를 위해 권익위를 반부패·청렴 중심 조직으로 재설계하기 위한 것으로, 법률 개정으로 새로운 규제나 국민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주는 내용이 없다"며 "조속한 조직 개편을 통해 반부패 개혁을 추진할 수 있도록 입법예고를 단축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행정심판법 개정은 이에 따른 부수적 사항으로, 중앙행심위 소속과 구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변경해 원활한 행정심판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부패방지권익위법 개정 일정에 맞춰 긴급하게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법제처는 "권익위가 '조속한 입법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었다"며 "권익위 의견을 존중해 '입법이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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