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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심 엇갈린 '재산 국외도피' 상고심서도 최대 쟁점

    이재용 삼성 부회장 집행유예 판결 이후

    이장호 기자 jangho@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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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석방됐다. 지난해 2월 17일 구속된 지 353일 만이다. 앞서 1심은 '포괄적 경영권 승계작업'의 대가라며 사건의 본질을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부도덕한 밀착'으로 판단해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 삼성그룹 경영진을 겁박하고 측근인 최씨가 이에 편승해 그릇된 모성애로 사익을 추구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대폭 감형했다. 대가성의 근거가 됐던 포괄적 승계작업의 존재 자체가 인정되지 않으면서 제3자 뇌물 혐의 전체가 무죄로 판단됐고 재산국외도피 혐의도 유죄에서 무죄로 바뀌었다. 

     

    포괄적 승계작업·재산 국외도피·

    3자뇌물혐의 모두 무죄로


    1,2심 판단이 많은 부분에서 엇갈리면서 이번 판결이 필요적 공범이 대향범 관계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의 뇌물수수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특검이 상고할 방침을 밝혀 대법원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포괄적 승계작업 인정 어려워… 재산국외도피도 무죄"=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 부장판사)는 5일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황성수 전 전무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17노2556). 

     

    앞서 1심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 최 전 실장과 장 전 차장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박 전 사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황 전 전무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포괄적 승계작업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일부 개별 현안들이 성공할 경우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나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 확보에 직접적·간접적으로 유리한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있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 개별 현안들의 진행 과정에 따른 결과를 놓고 평가할 때 그런 효과가 확인된다는 것일 뿐, 이런 사정만으로는 특검의 주장대로 '이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라는 목표성을 갖는 개별 현안들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의미의 승계작업이 존재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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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한 청탁의 대상으로 지목된 승계작업이 없었다고 판단되면서 제3자 뇌물공여 혐의가 적용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과 1심에서 유죄가 나온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부분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승마지원에 대한 단순뇌물 혐의는 인정됐지만, 뇌물 공여액이 1심이 판단한 72억원의 절반 수준인 36억여원만 인정됐다.

     

     

    승마지원에 대한 단순뇌물 인정…

    공여액은 36억으로 줄여

     

    삼성이 독일에 있는 최씨 소유의 회사인 코어스포츠에 용역대금을 송금하는 것처럼 위장해 36억원을 전달했다는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대한 판단도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재산국외도피죄는 우선 자신의 행위가 법령을 위반해 해외로 보낸다는 인식, 대한민국의 법률제도의 규율과 관리를 받지 않고 자신이 해외에서 임의대로 소비·은닉하는 행위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며 "장차 사용하기 위해 국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것이 도피의 개념"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어스포츠로 송금한 돈은 삼성 측이 최씨에게 뇌물로 제공하는 것이고, 삼성 측과 최씨의 관계는 공여자와 수수자에 불과하다"며 "코어스포츠의 용역대금은 최씨가 해외에서 자신의 필요에 따라 임의로 지배했을 뿐이므로 삼성 측이 용역대금에 대해 소비·은닉 등 지배관리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朴 전 대통령이 삼성 겁박"= 항소심은 이 사건의 본질을 '정경유착'으로 본 1심 판단도 뒤집었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최고 정치권력자인 박 전 대통령이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그룹 경영진을 겁박하고, 측근인 최씨가 그릇된 모성애로 사익을 추구한 것"이라며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은 최씨의 딸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이 뇌물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 채 거액의 뇌물공여로 나아간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측이 박 전 대통령의 요구로 어쩔 수 없이 최씨에게 뇌물을 준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항소심은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1차 단독면담 이후 약 10개월간 뇌물이 오가지 않다 2차 단독면담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호되게 질책한 이후 한달만에 전격적으로 승마지원이 이뤄진 점 등을 들었다.

     

    재판부는 "결국 국정농단 사건 주범은 헌법상 부여받은 책무를 방기하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으로서의 지위와 권한을 사인에게 나누어 준 박 전 대통령과 그 위세를 등에 업어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을 추구한 최씨로 봐야 한다"고도 했다.

     

    ◇다른 재판에 미칠 영향은= 이 부회장에게 인정된 뇌물 공여 액수가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 고법판사는 "제3자 뇌물공여 혐의와 관련해 전부 무죄가 나오긴 했지만, 승마 지원 부분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공동정범 관계를 인정해 36억원 상당의 뇌물 혐의가 인정됐다"며 "뇌물죄는 수뢰액이 1억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형에 처해지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부장판사 출신의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뇌물죄 판단에서 뇌물 제공과 수수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것"이라며 "특검이 기소한 뇌물 혐의 중 상당부분에서 무죄가 선고돼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다소 유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항소심이 이 부회장의 형을 감경하긴 했지만 오히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국정농단 책임 부분을 강조했기 때문에 이번 판결이 두 사람에게 유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재산도피' 무죄여부는 법률해석 문제…

    전원합의체로 갈 듯


    한편 1,2심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부분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 등의 재판에서도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상고심 쟁점은= 특검이 항소심 재판에 불복 방침을 밝혀 결국 대법원에서 최종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상고심에서는 1심과 2심의 판단이 엇갈린 재산국외도피죄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논란이 많은 만큼 전원합의체에 회부될 가능성이 있다.

     

    한 부장판사는 "재산국외도피 혐의를 뇌물공여의 수반행위로 봐 무죄로 볼 것인지 여부는 법률해석의 문제라 특검 측이 대법원에서 중점적으로 항소심 판결을 반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도 "결국 재산국외도피죄의 구성요건 해석의 문제인데 1심과 2심 모두 근거가 충분히 있다"며 "형량에서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재산국외도피 혐의가 대법원에서도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른 변호사는 "사건의 중요도와 여러 의견이 엇갈리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점쳤다.


    포괄적 승계작업 인정 여부도 주요 쟁점이다. 한 변호사는 "결국 삼성이 건넨 돈들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연결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했다. 지방의 한 부장판사는 "포괄적 승계작업 인정 여부는 엄격하게 말해 사실인정 문제라 법률심인 대법원이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이지만, 대법원이 '사실인정 추론 과정에 위법이 있다'는 식의 논리(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로 파기환송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며 "대법원이 이 부분을 다룰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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