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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계 "도 넘은 재판부 비난 자제해야"

    "이재용 집유 선고 재판장 파면" 요구 등 비난 청원 봇물
    법조계, "사법부 독립 흔드는 위험한 행위" 지적

    강한 기자 strong@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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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사법부의 판단이 자신의 생각이나 이념과 다르다는 이유로 재판부나 담당 판사를 지나치게 비난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법조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조계는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를 흔드는 도 넘은 비난은 자제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항소심 재판장인 정형식(57·사법연수원 17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특별감사하고 파면하라는 취지의 청원이 1100여건 가량 올라왔다. 


    익명의 게시자는 5일 '정형식 판사에 대해서 이 판결과 그 동안 판결에 대한 특별감사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려 "국민의 돈인 국민 연금에 손실을 입힌 범죄자의 구속을 임의로 풀어준 정형식 판사에 대해 이 판결과 그 동안 판결에 대한 특별 감사를 청원한다"며 "국민의 상식을 무시하고 정의와 국민을 무시하고 기업에 대해 읍조리며 부정한 판결을 하는 이러한 부정직한 판결을 하는 판사에 대해서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게시글은 7일 오후 3시를 기준으로 21만 1399명의 동의를 받아 청와대 답변대기 청원에 등록됐다. 


    다른 청원 글들도 대부분 "이 부회장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은 양심을 저버리고 정경유착에 눈감아 사법정의를 부정한 결과", "1심 판결을 뒤집고 전격적인 석방을 결정한 정 부장판사를 파면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당도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추미애(60·14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부가 재벌에 굴복한 사법사상 최대 오점으로 기록될 판결"이라며 "정경유착을 판단해달라 했더니 정경유착은 판단하지 않고 '판경유착'이 돼 버렸다"고 비난했다. 이어 "삼권분립 정신에 입각해 사법부의 판결에 비판을 아껴왔지만 궤변과 모순으로 가득 찬 법논리와 국민의 상식과 동떨어진 판결 결과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며 "전문가로서 법 상식마저 깨뜨린 황당논의 재판은 '신판경유착'"이라고 지적했다.


    판사 출신인 박범계(55·23기) 최고위원도 "이 부회장을 석방시키기 위해 짜맞춘 법리구성이자 한 사람 재판장의 취향에 따른 널뛰기 재판"이라며 "일반상식에 부합하는 판결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당 안민석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심지어 "지나가는 개도 웃고 소도 웃을 판결"이라며 "재판정에 침을 뱉고 싶은 심정"이라고 힐난했다.


    법조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현(62·17기)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양심과 법률에 따른 법관의 판결이 결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판하는 것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보루인 사법부를 흔드는 일"이라며 "이는 국민은 물론 정치지도자가 삼가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행태는 일부 감정에 치우친 국민들이 판사를 흠집내거나 신상을 터는 행동을 부추길 우려도 있다"며 "국민의 감정이 치우칠 수 있는 때일수록 정치는 삼권 분립에 반하는 일을 삼가야 한다. 사법부의 독립은 여론으로부터의 독립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국민들이 의견을 말할 자유는 있지만 신분이 보장되는 판사에 대한 파면·감사 요구는 지나치다"며 "구체적인 재판 결과가 청와대 청원 대상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아무리 많은 사람이 동의하더라도 특정 법관의 신분을 감정이 격화된 군중이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퍼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판결에 대해 파면청원이 쏟아지거나 특별감사를 하는 일이 벌어지면 판사들이 여론에 휘둘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법과 양심에 따라 다수의 의사가 아닌 소수를 위한 판단도 고민해야 할 사법부에 이런 풍조가 조성된다면 소수자 인권보호가 약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판결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법리와 근거를 바탕에 둔 정당한 비판이나 법에서 정한 방법의 다툼이 아닌 판사 신상털기나 개인에 대한 비난으로 흐르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잘못된 판결이라면 심급 제도를 통해 시정되면 될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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