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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건 이판결] 압수수색 중 얻은 또다른 범죄혐의 증거 인정 여부는

    사후영장 안 받으면 증거능력 없다

    이장호 기자 jangho@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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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이 특정범죄 혐의에 대해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한 휴대전화에서 다른 범죄의 증거가 나온 경우 이 다른 범죄의 증거에 대해 사후영장을 받지 않았다면 그 증거나 이에 기반한 관련자 진술은 증거능력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다만 검찰이 새롭게 드러난 별건의 범죄 혐의에 대해 2차 압수수색영장을 받았다면 절차적 위법성이 치유돼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김인겸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과 위증 등의 혐의로 기소된 중소기업진흥공단 서울 모지부 선임부장 전모(60)씨의 항소심(2017노3205)에서 전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과 같이 징역 6년과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최경환 의원실 채용비리外 

    수뢰혐의 공무원 유죄 판결

     

    전씨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주관하는 중소기업 지원사업에 참여하길 원하는 모 컨설팅업체 대표 허모(61)씨로부터 청탁을 받은 뒤 허씨 아들 명의로 된 신용카드를 건네 받아 2014년 5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총 879회에 걸쳐 2500여만원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았다. 또 공단이 주관하는 프로그램 수행사로 지정된 광고업체 대표 장모(55)씨에게 편의 제공 등의 명목으로 2400여만원 상당의 차량 렌트비용을 결제하게 하고 신용카드를 받은 뒤 591회에 걸쳐 4400여만원을 사용한 혐의와 허씨와 공모해 중소기업진흥공단 상사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도 받았다.

    한편 전씨에게는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실 인턴 직원의 중소기업진흥공단 채용 비리 의혹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서 허위 진술한 혐의도 적용됐다. 그런데 전씨의 앞선 뇌물수수 혐의는 검찰이 최 의원의 채용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검찰은 2016년 최 의원 측으로부터 채용 청탁을 받은 박철규 당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등을 수사하면서 최 의원 측과 박 이사장 사이의 연락책 역할을 했던 전씨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는데, 전씨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서 뇌물수수 정황이 담긴 내용이 발견된 것이다. 검찰은 이 문자메시지를 사진으로 촬영해 출력한 뒤 허씨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이후 법원에 뇌물수수 혐의로 영장을 다시 받아 전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했고 관련자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한 뒤 전씨에게 뇌물수수 혐의까지 추가해 기소했다.

    전씨는 1심에서 "검찰이 (채용비리와 관련된) 1차 압수영장 집행 때 범죄혐의와 무관한 뇌물수수 등에 관한 문자메시지를 확보해 출력한 뒤 관련자들의 진술을 받았다"며 "이는 위법수집증거 또는 위법수집증거를 기초로 획득한 2차적 증거에 해당해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검찰이 1차 압수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과 전혀 무관한 뇌물 범행과 관련된 관련자와의 문자메시지를 촬영·출력한 것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허씨를 신문한 내용 그리고 임의제출 받은 허씨의 휴대전화는 증거능력이 없다"면서도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2차 압수영장으로 취득한 증거들은 적법절차를 준수한 2차 압수영장 집행으로 얻은 것으로 1차 압수영장의 절차상 흠과 인과관계가 희석돼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전씨의 뇌물수수 혐의를 유죄로 봤다. 이번 항소심 재판부도 1심과 마찬가지로 판단하면서 전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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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설]

    이번 판결은 검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영장 범죄사실에 적시하지 않은 별건의 범죄 정황을 포착했을 때 어떤 조치를 취해야 적법절차를 준수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보여준 판결로 평가된다.

     

     


    초기 수사단계에서 검찰 등 수사기관은 압수수색을 하면서 이전에 포착하지 못했던 다른 범죄 혐의를 포착하는 경우가 많다. 초반부터 모든 범죄 혐의점을 포착해 수사에 나서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경우 압수수색과정에서 얻은 별건 범죄에 관한 정보 등에 대한 증거능력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기 쉽다. 압수수색은 법원이 허용한 관련 범죄의 혐의 내에서만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범위를 벗어나 수집한 증거는 모두 불법증거로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검찰은 별건 범죄 혐의와 관련된 내용이 발견되면 법원으로부터 사후영장을 받아야 이를 적법하게 증거로 쓸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검찰이 사후영장을 받지 않고 수사를 일부 진행한 것이 문제가 됐다. 형사소송법 제216조 3항은 '범행 중 또는 범행직후의 범죄 장소에서 긴급을 요하여 법원판사의 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는 영장없이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사후에 지체없이 영장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은 물론 항소심도 이 점을 지적했다. △1차 압수영장을 집행하면서 발견한 뇌물수수 정황이 담긴 문자메시지 이미지 파일 출력물과 △문자메시지 출력물을 제시해 얻은 뇌물 공여자의 검찰 진술 내용 △뇌물 공여자 진술을 기초로 해 얻은 뇌물 수수자의 검찰 진술 증거 등의 증거능력을 모두 부정했다. 1차 압수영장의 범위를 벗어나 얻은 뇌물수수 관련 증거와 이와 기초해 얻은 관련자들의 진술 증거 등을 모두 적법절차 위반으로 본 것이다.

     

    2차 영장 발부받아 

    압수하면 증거증력 인정


    검찰은 "문자메시지 출력물 등은 최초 압수수색 목적과의 관련성 여부를 확인하고 2차 압수영장의 범죄사실을 소명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탐색만을 실시한 결과물이기 때문에 위법수집증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2차 압수영장 청구 목적에서 탐색한 결과물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할 경우 2차 압수영장 청구를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1차 압수영장에 기재된 압수수색 대상의 범위를 초과한 위법한 압수·절차로 나아갈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영장주의의 기본 취지가 잠탈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2차 영장이 집행된 이후 수집된 증거에 대해서는 증거능력을 모두 인정해 전씨의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한 유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이번 사건에서 검찰이 만약 2차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지 않았다면 모든 증거의 증거능력이 부인돼 전씨의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 관계자는 "2007년 김태환 제주도지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도 영장 범위 밖 압수수색이 문제가 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07도3061)에 의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됐고,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이 형사소송법에 반영된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영장 없이 수사부터 하는 수사관행은 여전히 잘 바뀌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이번 사건에서는 2차 영장 이후 얻은 증거의 증거능력이 인정돼 유죄 판결이 나왔지만 재판부마다 증거능력 인정 범위 판단기준이 다를 수 있으므로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은 적법절차를 각별하게 준수해 수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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