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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임 법원장에게 듣는다] “의무이행소송 도입돼야”… 김용석 서울행정법원장

    행정소송 자체가 행정부 견제 역할… 3권분립 위배 안 돼

    손현수 기자 boysoo@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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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서울행정법원 전담재판부의 전담비율은 40~50%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른 행정재판부 뿐만 아니라 민·형사재판부와 비교하면 전담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전담재판부에서 2~3년가량 근무하면 충분히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웬만한 유형의 사건은 모두 다뤄보고 연구할 것이기 때문에 분야별 전문법관들을 많이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달 13일 취임한 김용석(55·사법연수원 16기) 서울행정법원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행정법원 전문화 방안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법관은 모든 분야를 통독하다시피해 민사·형사·행정 등 여러분야를 섭렵한 후 이를 바탕으로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해야 한다"며 "법관이 한 분야에만 정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전문법관의 경우 경력의 절반을 해당 분야에서 재판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전담재판부 전담비율 40~50% 예상

    전문법관 많이 배출

     

    김 원장은 법원장의 역할은 판사들이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국내 유일의 행정재판 전문법원으로, 행정법원이 하는 재판과 절차가 전국의 1심 행정재판의 준범이 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행정법원 판사들의 어깨가 무겁고 큰 책무를 지고 있습니다. 판사들은 재판은 물론 연구도 많이 하고 행정법 이론 발전에도 기여해야 합니다. 법원장의 역할은 이 같은 막중한 책무를 지닌 판사들을 열심히 지원하는 것입니다. 외부 환경에 신경쓰지 않고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법원장은 윗사람이 아니고 구성원을 위한 봉사자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개원 20주년을 맞은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5일 기념식에 이어 가을께 대규모 학술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올 가을에 행정법원 개원 20주년 기념 학술행사를 하려고 합니다. 큰 규모가 될 것이라 예상하는데 행정재판 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을 소개하고, 또 행사를 통해 실무계와 학계의 유대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현재 학술행사 (준비)위원회를 만들어 주제 등 구체적인 내용과 발표자들을 정하고 있습니다."

     

    김 원장은 행정소송에서 원고승소율이 낮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행정소송 사건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행정소송 원고승소(전부승소) 비율은 약 9%정도이고, 일부승소까지 합치면 승소율은 12.5%가량 됩니다. 그런데 난민사건을 제외하면 원고승소율이 20%에 가깝습니다. 행정재판의 경우 필수적 전치주의는 아니지만 대부분 행정심판을 거쳐 오기 때문에 (행정심판에서) 상당부분 구제가 이뤄집니다. 행정부에서 처분을 내리고, 행정심판을 거치는 것을 감안하면 20%정도의 원고승소율은 낮은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한 사건 한 사건 재판부가 법조인의 양심에 따라 소신껏 내린 결론이기 때문에 승소율과 패소율은 크게 신경쓸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올해는 행정법원 개원 20년…

    가을 대규모 학술행사 준비

     

    그는 무분별한 난민소송으로 진짜 보호해야 할 난민을 가려내기 힘든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수천명의 난민 신청자 중 보호할 가치가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 옥석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소송) 건수가 워낙 많아 그 중 진짜 난민을 가려내는 것이 쉽지 않죠. 난민사건 승소율이 1% 미만인데, 대부분 승소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송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분별한 청구 때문에 진정한 난민이 가려지기 어려운 측면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 원장은 개인의 실질적인 권리구제를 위해 새로운 유형의 행정소송인 '의무이행소송' 제도가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무이행소송은 행정청이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법원이 그 부작위의 위법성을 확인하고 이행을 명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행정청의 거부처분에 대해서는 취소소송이나 부작위위법확인소송만 인정돼 법원의 취소판결이 있더라도 행정청이 이를 무시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더라도 달리 판결 취지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예컨대 구청이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거부할 경우 법원에 행정소송을 낼 수 있지만, 법원이 민원인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구청이 이를 무시하고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아도 민원인의 신청을 받아주도록 강제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의무이행소송이 도입되면 법원이 구청에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받아들이라고 판결할 수 있게 돼 당사자의 권익이 보다 적극적으로 보장된다. 

     

    "행정소송법 개정안 중 의무이행소송도입 문제는 속히 해결되어야 합니다. 행정부는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하는데, 진정한 삼권분립은 서로 견제와 균형을 맞추는 것입니다. 서로의 일에 전혀 관여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행정소송 자체가 행정부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의무이행소송 도입이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사법부는 어떻게 보면 가장 힘이 없는 소극적인 기관입니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재판하는 것이 아니라 소송에 제기되면 그때서야 판단하는 기관입니다. 의무이행소송은 행정재판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현재는 재판으로 행정처분을 취소해도 그것만으로는 분쟁이 해결되지 않을 때가 상당히 많습니다. 심지어 재판부가 똑같은 처분을 또 할 때도 있죠. 때문에 이미 학계와 실무에서는 수십년 전부터 의무이행소송 도입을 주장했습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 제도가 도입된다면 공권력에 대한 국민의 권리가 획기적으로 신장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실함'과 '균형감각'. 김 원장은 이 두가지를 법관이 갖춰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했다. "법관으로서 성실함은 당연히 가져야 합니다. 균형감각이라는 것은 양 당사자를 동등하게 판단하고 나아가 자신의 사고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늘 노력하는 자세를 갖는 것입니다. 재판은 당사자들이 공정하다고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판 당사자 중 한쪽은 판결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에게 '재판부가 정말 공정한 재판을 하는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당신이 법을, 절차를 몰라서 그렇다'는 접근보다 당사자에 재판 관행과 절차를 납득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법원이 신뢰도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법원만큼 공정한 기관도 많지 않다는 것을 국민들에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 원장은 끝으로 후배들에게 법관이라는 직업의 사회적 책무와 역할을 다시금 새길 것을 강조했다. "과거에는 판사가 직업인이나 생활인이라는 개념이 별로 없었습니다. 물론 판사도 자연인이고 (한 가정의) 가장이기 때문에 그런 고민이 드는 것은 이해하지만, '성직(聖職)'이라는 생각으로 열과 성을 다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법관을 직업인, 생활인의 개념으로 바라봐서는 곤란합니다. 판사라는 직업에 따른 책무가 무겁고 그만큼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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