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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의 날 특집] 장애인 법조인에 듣는다

    이장호 기자 des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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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은 38회째를 맞는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등편의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도 벌써 20년과 10년이 됐다. 하지만 아직도 장애인 복지와 인권 수준은 후진국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모습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여준다. 취업, 교통이동권, 문화생활 등 여러 삶의 영역에서 아직까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 본보는 장애를 갖고 있지만 변호사와 검사로 맹활약하고 있는 두 명의 법조인을 만나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으로서의 삶과 현실, 차별 극복 방안 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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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각장애 변호사 김재왕 변호사

    "시설 접근권 사실상 보장 안돼"

     

    "편의점이나 커피전문점, 약국, 음식점 같은 공중이용시설은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수시로 이용하는 공간이지만, 장애인들은 입구에 있는 턱이나 계단 때문에 이용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헌법과 장애인권리협약에 따르면 장애인은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와 대중에게 개방된 공중이용시설에 접근할 권리를 갖지만, 실제 일상생활에서는 '1층이 없는 삶(턱이나 계단 등에 가로막혀 1층에 있는 시설도 이용할 수 없는 삶을 지칭)'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시각장애인 변호사인 김재왕(40·변호사시험1회) 희망을만드는법 대표는 1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장애인들에게 기본적인 시설 접근권도 보장되지 않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개탄하며 이같이 말했다.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시설 주출입구에 2㎝ 이상의 턱이나 계단이 있는 곳이 무려 83.3%나 됐다.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경사로를 설치하지 않은 경우도 67%나 됐다. 경사로를 설치했더라도 법적기준을 충족한 경우는 39.4%에 그쳤다. 장애인에게 사실상 1층으로의 접근권이 보장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김 대표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 계획 단계에서부터 장애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편한) 저상버스나 휠체어 승강설비 등을 기본형을 개선한 특수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특수형을 새로 만드는 데 비용이 얼마가 든다', '수요가 없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모두를 위한 정책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장애를 고려한 부분이 특수형이 아니라 기본형이 되는 게 맞습니다. 누구나 사고로 장애를 가지게 될 수 있으니까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단 한 명이라도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모든 사람을 위한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힘들더라도 적어도 그런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고 추진해야 한다는 목표를 가져야 합니다."

     

    김 대표는 변호사로서 법원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김 대표는 최근 법원에 판결문 제공 신청을 해 판결문을 받았다. 그런데 김 대표는 바로 판결문을 볼 수, 아니 들을 수 없었다. 시각장애인인 그는 텍스트 파일이어야 문서 내용을 음성으로 전환해 내용을 듣고 파악할 수 있는데, 법원에서 제공한 파일은 이미지 파일이라 음성전환 자체가 불가능했다. 김 변호사는 이 밖에도 "전자소송이나 법원에서 제공하는 녹취파일 재생프로그램 등도 접근성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법원이 장애인 접근성에 대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장호 기자>

     



    '휠체어 검사' 양익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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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 시설은 필요 아닌 필수"

     

    "'재활의 꽃'은 직업을 갖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교통수단이나 이동수단 등 접근성이 보장돼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장애인은 그런 부분 때문에 사회적 약자인거죠. 누구나 장애를 입어도 재기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마련하는 일, 그런 사회안전망을 갖추는 것이 기본입니다. 사회적 약자로 불리는 장애인들이 행복하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내년이면 검사 생활 10년차를 맞는 양익준(39·사법연수원 39기) 서울중앙지검 공판1부 검사는 검찰에서 처음으로 임용된 '휠체어 탄 검사'다. 2010년 고양지청에서 새내기 검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검사 생활 대부분을 국민과 직접 부대끼는 형사부에서 근무했다.

     

    "고등학교 때 다치게 된 뒤 이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건강을 잃게 됐습니다. 예전과는 시각이 180도로 바뀌게 됐죠. 남들처럼 살 수 없는 환경이 되니 조금은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사회적으로 보람있고 가치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습니다. 추상적이지만 이러한 제 생각을 구현할 수 있는 곳이 법대였고 검사의 길이었습니다."

     

    자유로운 이동에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장애는 검사 직무를 수행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힘든 부분은 야근이죠(웃음). 일반적으로 고소·고발 사건의 양에 따라 미제나 주어진 일들이 많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힘든 게 큽니다. 특별히 장애가 있다고해서 업무 수행하는데 지장이 있지는 않습니다. 보통 압수수색 같은 것을 할 때에는 헤드쿼터라고 해서 사무실에서 유선으로 현장상황을 체크하고 추가영장을 집행하거나 내부적으로 보고하는 역할을 합니다. 현장에 필요하다면 나가면 되는 것이고, 특별히 직무를 수행하는데 장애가 문제가 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시설 개선은 필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현재 공공기관의 경우에는 대부분 건물에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갖춰져 있는 편입니다. 제가 검사로 임관할 때 법무부와 소속 검찰청에서 편의시설과 함께 배려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민간시설에서도 이처럼 장애인들이 접근할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졌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도 더욱 개선돼 장애인 관련 시설이 필요하느냐가 아닌 당연히 해야되는 게 아니냐로 자연스럽게 바뀌었으면 합니다."

     

    양 검사는 지난해까지 의정부지검에서 근무했다. 1980년대에 지어진 의정부지검 청사는 양 검사의 전입을 계기로 본관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장애인들이 편히 이동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개선하기도 했다. 이때문일까, 그는 더욱 업무에 전념할 수 있었고 지난해 상반기 모범검사 상을 받기도 했다. "검사생활을 하기 전에는 법조계가 보수적이라는 인식이 있어 당연히 편견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일을 해보니 검사로서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해내면 그대로 한 사람의 검사로 봐주더군요. 제가 가진 편견이 편견이었죠. 신이 아니다보니 실수할까봐 항상 조심스럽지만 언제나 약자의 위치에서 검사로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검사다운 검사'가 제 목표입니다."


    그는 검사로 일하면서 전국을 함께 누벼준 가족이 가장 든든한 조력자였다고 말했다. "매일 저보다 한시간 일찍 일어나 청까지 태워주고, 자정을 넘는 퇴근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귀가길을 함께하는 아버지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검사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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