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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통신원] 미국 변호사 자격증에 대한 정확한 이해

    ‘한국’ 변호사는 있지만, ‘미국’ 변호사는 없다?

    김정균 해외통신원 (미국 버지니아, DC, 뉴욕 주 변호사)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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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흔히 미국을 하나의 단일 국가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미국은 50개의 주(state)가 모여서 이루어진 ‘연방(federal)’ 국가이다. 이 점을 고려하면 엄밀히 말해서 ‘한국’변호사처럼 전국적으로 법률활동을 할 수 있는 ‘미국’ 변호사의 개념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즉, 정확히는 각 주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획득하여 해당 주 내에서만 변호사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뉴욕 변호사는 뉴욕 주 안에서만, 캘리포니아 변호사는 캘리포니아 주 내에서만 변호사인 것이다 (예외적으로 연방법원은 해당 주 변호사가 아니어도 제한적으로 변호사 권한을 행사할 수 있지만 이는 밑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주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해당 주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로스쿨을 졸업 후, 변호사 시험(Bar Exam)을 응시하는 것이다. 시험 방식이나 합격 점수는 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최근 변호사 시험을 통합하려는 시도에서 시작된 UBE(Uniform Bar Exam)가 과반수 이상의 주(28개)에서 시행되고 있다. 뉴욕이나 워싱턴 DC 등이 대표적으로 UBE를 시행하는 주이다. UBE를 응시하면 UBE를 도입한 주들 간에는 변호사 자격 취득이 비교적 쉬운 편이다. 예를 들어, 워싱턴 DC에서 UBE시험을 응시한 후에, 일정 점수를 충족하고 간단한 뉴욕 주법 시험만 치르면 워싱턴 DC와 뉴욕에서 모두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버지니아, 텍사스 같은 주는 여전히 UBE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그 말인즉, 다른 주에서 UBE를 응시하였더라도 이들 주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해당 주에서 주관하는 변호사 시험을 새로 응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UBE 주인 워싱턴 DC에서 UBE시험을 보고 변호사가 되었다고 해도, 바로 건너편에 있는 버지니아 주에서 변호사가 되려면 버지니아에서 새롭게 변호사 시험을 응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예외도 있다. 일단 한 곳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면, 일정 기준에 따라 다른 주 변호사 자격증을 인정해 주는 경우도 있다. 워싱턴 DC가 가장 대표적인 예이다. 워싱턴 DC는 미국의 수도이기 때문에 전국에서 수많은 변호사가 오고 가는 곳이라, 타 주의 변호사들이 비교적 자격증을 취득하기가 쉽게 되어있다. 워싱턴 DC에 인접하고 있는 버지니아 주의 경우에는 상호자격인정(reciprocity)을 해주는 타 주에서 최소 5년간의 변호사 경력이 있으면 되고, 메릴랜드의 경우 타 주에서 최소 5년간의 변호사 자격을 유지한 후 변호사만을 대상으로 한 간이 시험(Attorney Exam)을 응시해서 합격하면 된다.

    연방법원은 조금 다르다. 원칙적으로는 특정 연방법원에서 소장을 제출하거나 변론을 하려면 해당 지역구 연방법원(United States District Court)에 입회가 되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단순히 캘리포니아 주 변호사라고 해서 아무런 절차 없이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하거나 변론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캘리포니아의 경우 연방 지방법원이 네 개로 나눠져 있는데(Northern District, Central District, Eastern District, and Southern District) 이들 연방법원에서 일을 하려면 각 법원의 입회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특정 주에 위치한 연방법원에 입회하기 위해서 반드시 그 주의 변호사가 될 필요는 없다. 즉, 이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연방법원에 입회하기 위해서 캘리포니아 주 변호사가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로스쿨 졸업 후 워싱턴 DC에 있는 연방 지방법원에서 재판연구원으로 근무했는데, 당시 뉴욕 주 변호사 자격증만을 취득한 상태에서 (워싱턴 DC주 변호사 자격증이 없이) 워싱턴 DC 연방 지방법원에 입회할 수 있었다. 법원마다 조금씩 절차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기존 회원의 추천을 통해 입회를 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모시고 계신 판사님의 추천을 받았다.

    변호사 자격 관련해서 연방법과 주 법의 적용이 다른 경우도 있다. 법원에 출석하거나 서면을 제출하는 경우 연방법원이든 주 법원이든 동일하게 일정한 자격을 갖추어야 하지만(연방법원의 경우에는 해당 연방법원 입회 혹은 주 법원이면 해당 주 변호사 자격증), 연방법원 출석을 필요로 하지 않는 연방법 실무의 경우, 변호사가 속해 있는 주에 상관없이 변호사 실무를 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경우가 연방법인 이민법 실무를 하는 경우이다.

    이민법 업무는 대개 국토 보안부(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에 속해 있는 연방정부 기관들과 상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특정 주법과는 관련성이 적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 주에서나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이상,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변호사 실무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버지니아 주 변호사가 아무런 절차 없이 캘리포니아에서도 이민법 실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 해당 변호사의 업무는 연방법에만 한정되어야 하고, 캘리포니아 주법과 관련된 업무는 일체 볼 수 없기 때문에 의뢰인들과 대중에게 이 점을 명확하게 고지할 의무가 있다. 이런 경우 해당 변호사는 버지니아와 캘리포니아의 법조 윤리규정을 모두 적용 받는다.

    그렇다면 왜 미국은 한국처럼 통합된 하나의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만들지 않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도입부에서 언급했듯이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 ‘연방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각 주는 독립된 국가처럼 독특한 문화와 법규범을 형성했고 이는 법조문과 판례로 실현되어 왔기 때문에, 한 순간에 이를 모두 통합하는 자격시험이라든지 교육 제도를 개발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수 천억 단위의 국제 거래가 이루어지는 뉴욕의 법과 마차를 끌고 다니며 전기를 쓰지 않는 아미시(Amish) 사람들이 사는 펜실베이니아의 법이 같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결론은, 한국 어디에서든지 모든 법률 업무를 할 수 있는 ‘한국’ 변호사와는 달리 미국에서 일하는 변호사를 단순하게 ‘미국’ 변호사라고 부르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변호사를 고용할 때 한국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고,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미국 변호사 자격 취득을 생각하고 있는 한국 법조인들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혹은 취득 가능한) 변호사 자격증이 무엇일지도 잘 고민해야 한다.

    김정균 해외통신원 (미국 버지니아, DC, 뉴욕 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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