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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4. 어음·수표법

    장재형 교수(인하대 로스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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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에 선고된 어음·수표 판례 중 순수한 어음?수표 법리에 관한 것은 여전히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고, 심지어 전자어음의 영향으로 단정할 수는 없으나 수표는 지급수단으로서의 역할을 상당히 상실한 정도이다. 그러나 어음은 그 담보적 기능에 따른 공증, 강제집행, 도산 등과 관련하여 복합적인 법리가 전개되는 사례는 여전히 많고, 한편 형사상으로는 배임이나 횡령 등에 있어서 어음, 수표의 특수성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一 . 민사

    1. 어음 사고신고담보금의 법리 : 대법원ㅤ2017. 2. 3.ㅤ선고ㅤ2016다41425ㅤ판결ㅤ【어음금】

    가. 사실관계
    피사취신고로 지급 거절되자 약속어음금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받아확정된 후 사고신고담보금이 인출, 지급되었는데, 판결확정 후 소멸시효 10년의 경과가 임박하여 다시 약속어음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자, 피고가 사고신고담보금의 지급으로써 약속어음금 채무가 어음소지인에 대한 지급 또는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 소멸을 주장한 사안.


    나. 판결 요지
    [1] 약속어음의 채무자가 지급은행에 사고신고와 함께 어음금 지급정지를 의뢰하면서 예탁하는 사고신고담보금의 제도적 취지는 사고신고 내용의 진실성과 어음발행인의 자력을 담보로 하여 부도제재회피를 위한 사고신고의 남용을 방지함과 아울러 어음소지인의 어음상 권리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당해 어음채권의 지급을 담보하려는 데 있고, 이 경우 어음발행인과 지급은행이 체결하는 사고신고담보금의 처리에 관한 약정은 제3자를 위한 계약이다.

    [2] 어음발행인이 지급기일에 사고신고를 하면서 어음액면금 상당의 사고신고담보금을 지급은행에 예치하였다 해서, 어음소지인에 대한 변제공탁의 효력 또는 이자나 지연손해금의 발생을 저지하는 효력이 없으며, 이는 어음소지인이 나중에 사고신고담보금을 지급받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다. 분석 및 평석
    1) 어음의 사고신고와 제재
    어음을 분실, 도난, 피사취당한 발행인으로서는 자기의 신용과 관계없이 그 어음의 지급을 거절할 정당한 이유가 있는데도 거래정지처분을 당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그 어음액면상당금액을 지급은행에 예치시킴으로써 거래정지처분을 면할 수 있게 하고 있다(2000. 8. 16. 시행 어음교환업무규약 시행세칙 84조, 85조). 거래정지처분을 면하기 위한 예치제도는 이밖에도 지급정지가처분담보금, 위조·변조신고예수금(위 같은 세칙 84조, 87조) 등이 있다.

    2) 사고신고담보금의 제도와 법적 성질
    위 판결요지 [1]과 같은 사고신고담보금의 제도적 취지와 법적 성질로 말미암아 사고신고담보금에 관하여는 소지인, 발행인, 지급은행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사고신고담보금의 처리에 관하여 어음발행인과 지급은행 사이에 체결되는 약정은 제3자를 위한 계약에 해당한다.
    또 위 약정서상에 위 ‘시행세칙 제85조 제②항 라’에 따라 지급은행이 어음발행인에게 담보금을 지급하는 경우의 하나로 '당해 어음과 관련하여 이해관계인이 소송계속중임을 입증하는 서면을 지급은행에 제출한 바가 없고 지급제시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경우'를 정하는 것은 사고신고담보금 예치계약의 당사자인 어음발행인에게 동 계약에 대한 해지권을 부여하는 것이므로, 위의 사유가 발생하였다하여 사고신고담보금의 반환청구권이 곧바로 어음발행인에게 확정적으로 귀속하는 것은 아니라도, 그 후 정당한 어음권리자로 판명된 어음소지인이 수익의 의사표시를 하여 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급은행으로서는 어음발행인의 지급청구에 따라 사고신고담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대법원ㅤ1998. 11. 24.ㅤ선고ㅤ98다33154ㅤ판결).

    3) 평 석
    원심은 위와 같은 사고신고담보금에 관한 법리에 기하여 원고의 판결 확정 후 어음 분실 등 주장을 배척하고 어음 소지인에게 사고신고담보금이 지급된 것으로 사실인정하면서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그런데 나아가 원고의 지연손해금에 관한 예비적 주장에 대하여 “사고신고담보금은 실질적으로 어음발행인이 정당한 어음소지인에 대한 어음금 지급을 보장하기 위한 변제공탁의 성질도 가지고 있고, 만약 어음발행인이 어음금 상당액을 사고신고담보금으로 예치한 후에도 그 어음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이 계속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어음소지인의 출금시점에 따라 어음발행인으로서는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되는 결과가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어음발행인이 사고신고담보금을 예치하면 그 어음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발생하지 않고, 어음소지인이 이를 지급받으면 그 어음에 따른 권리는 모두 소멸한다”고 잘못 판단하였는데, 이는 위 판결요지 [2]에 배치되는 것으로 파기 환송되었는데, 약속어음금 채무의 변제와는 별개인 사고신고담보금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극히 당연한 귀결이다.

    3) 사고신고담보금과 관련한 법률관계
    ① 지급은행의 반환이나 상계 : 사고신고담보금에 대한 지급은행의 상계는 어음소지인이 6개월 이내에 소송계속중임을 입증하는 서면을 지급은행에 제출한 바가 없고 지급은행이 상계처리를 한 이후에야 그 담보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고 하여도 권리남용으로 무효(대법원 1992. 10. 27. 선고 92다25540 판결, 대법원ㅤ1998. 1. 23.ㅤ선고ㅤ97다37104ㅤ판결). 어음소지인이 정당한 권리자가 아니라고 판명되기도 전에 이를 함부로 어음발행인 또는 어음발행인의 반환청구권을 채권의 동일성을 유지한 채 양수받은 자에 불과한 전부채권자에게 반환하거나 그에 대한 반대채권과 상계할 수는 없다(대법원ㅤ1994. 10. 21.ㅤ선고ㅤ94다16816ㅤ판결). 


    ② 어음소지인의 권리 행사 : 제3자가 배서인을 채무자, 지급은행을 제3채무자로 하여 사고신고담보금에 대하여 받은 압류 및 전부명령의 송달만으로는 사고신고담보금의 처리를 위한 약정서상의 소송계속중임을 증명하는 서면이 제출된 것으로 볼 수 없고(대법원ㅤ1998. 11. 24.ㅤ선고ㅤ98다33154ㅤ판결), 약속어음의 정당한 최후소지인이라면 은행을 상대로 직접 위 담보금 지급을 구하여야 하고 발행인의 위 담보금 반환청구권을 전부 받아 청구할 것이 아니다(대법원 1993. 9. 14. 선고 93다16376 판결, 대법원 1995. 12. 5. 선고 94다44835 판결). 

    ③ 어음발행인의 도산 : 어음발행인에 대한 회사정리절차에서 어음소지인의 어음상의 권리가 정리계획의 규정에 따라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리채권인 어음소지인의 어음상의 권리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에 불과하고 어음소지인이 지급은행에 대하여 갖는 사고신고담보금에 대한 권리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고(대법원ㅤ2005. 3. 24.ㅤ선고ㅤ2004다71928ㅤ판결), 어음소지인이 지급은행에 대하여 취득하게 되는 사고신고담보금에 대한 권리가 회사정리법상의 정리담보권이 아니며, 정리채권자인 어음소지인이 사고신고담보금 지급청구권을 행사하여 채권의 만족을 얻는 것을 회사정리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정리채권을 변제받는 것이라 할 수 없고. 어음소지인이 정리채권확정소송에서 승소확정판결을 받았다면, 사고신고담보금 처리에 관한 약정에 정해진 사고신고담보금 지급청구 요건을 갖추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ㅤ1995. 1.24.ㅤ선고ㅤ94다40321ㅤ판결).

    2. 재산분할로 거액의 어음 양도와 증여세 : 대법원ㅤ2017. 9. 12.ㅤ선고ㅤ2016두58901ㅤ판결ㅤ【증여세부과처분취소】

    가. 사실관계
    혼인신고를 한 후 약 30년간 혼인생활을 한 원고가 전처의 자녀들과의 상속재산분쟁을 회피하기 위하여 당시 만 82세인 망인을 상대로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가, 이혼하되 재산분할로 현금 및 액면금 40억원의 약속어음금 청구채권을 양도하는 내용의 조정이 되어 이에 따라 모두 이행된 사안에 대하여, 망인의 사망 직전 가장이혼을 하고 재산분할 명목으로 재산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피고 세무서장이 증여세를 부과한 사례.

    나. 판결 요지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부부가 혼인 중에 취득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을 청산·분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제도로서 재산의 무상이전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혼이 가장이혼으로서 무효가 아닌 이상 원칙적으로 증여세 과세대상이 되지 않는다.

    다. 분 석
    법률상의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이혼이 성립한 경우 그 이혼에 다른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당사자 간에 이혼의 의사가 없다고 말할 수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장이혼이 아니다(대법원ㅤ1997. 1. 24.ㅤ선고ㅤ95도448ㅤ판결).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증여세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다만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의 규정 취지에 반하여 상당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과대하고 상속세나 증여세 등 조세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여 그 실질이 증여라고 평가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상당한 부분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증여세 과세대상이 될 수 있다).

    3. 약속어음공정증서와 회생절차의 종결 : 대법원ㅤ2017. 5. 23.ㅤ자ㅤ2016마1256ㅤ결정ㅤ【채권압류및추심명령】

    가. 사실관계
    발행인을 채무자로, 수취인을 채권자로 한 14억5000만원의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뒤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이루어져 채권자가 이를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였으나 부인되었고, 얼마 후 회생계획인가결정이 나서 약 1년 뒤 확정되었고 다시 10개월 후에는 회생절차종결결정이 이루어졌는데, 그로부터 1년 후에 채권자가 위 공정증서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한 사안.

    나. 판결요지
    회생채권에 관하여 회생절차개시 이전부터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에 관하여 집행권원이 있었다 하더라도, 회생계획인가결정이 있은 후에는 채무자회생법 제252조에 의하여 모든 권리가 변경·확정되고 종전의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에 관한 집행권원에 의하여 강제집행 등은 할 수 없으며, 회생채권자표와 회생담보권자표의 기재만이 집행권원이 된다.

    다. 분석
    회생절차개시결정의 효력으로 더 이상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 등은 할 수 없고,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이미 행한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은 중지되며(채무자회생법 제58조), 회생계획의 인가결정이 되면 중지된 강제집행은 실효된다(동법 제256조 제1항).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이 있는 때에는 회생채권자 등의 권리는 회생계획에 따라 변경되고, 회생계획이나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인정된 권리를 제외하고는 모든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에 관하여 면책의 효력이 발생한다(동법 제251조, 제252조). 회생계획인가결정 후 회생절차종결결정이 있더라도, 채무자는 회생계획에서 정한 대로 채무를 변제하는 등 회생계획을 계속하여 수행할 의무를 부담한다(동법 제175조).
    위 판결은 채무자회생법의 규정 및 도산제도의 법리에 따른 당연한 결론인데, 항고심까지의 선고 내용이 그 반대였던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

    二 . 형사
    1. 회사 대표이사의 무단 약속어음 발행


    1)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 요건 : 대법원ㅤ2017. 7. 20.ㅤ선고ㅤ2014도1104ㅤ전원합의체 판결ㅤ【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가. 사실관계
    피해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자신이 별도로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다른 회사의 ○○상호저축은행에 대한 대출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상호저축은행에 피해회사 명의로 액면금 29억9000만원의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줌으로써 병 은행에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갑 회사에 손해를 가하였다고 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으로 기소된 사안(당시 상대방인 ○○상호저축은행이 그러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에 해당).


    나. 판결 요지 및 분석
    ⑴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의 대표권 남용에 의한 의무부담행위와 배임죄
    다수의견의 논지는 첫째,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어 그 의무부담행위가 회사에 대하여 유효한 경우에는 회사의 채무가 발생하여 의무 부담하므로 그 자체로 현실적인 손해 또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어서 채무가 현실적으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에 이르게 된다.


    둘째, 일단 회사의 행위로서 유효하나,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그 의무부담행위는 원칙적으로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고, 실제로 채무의 이행이 이루어졌다거나 회사가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기수에 이른 것이 아니라 미수범에 그친다. 그러나 어음 발행의 경우에는 어음발행이 무효라 하더라도 그 어음이 실제로 제3자에게 유통되었다면 인적 항변의 절단으로(어음법 제17조, 제77조) 어음채무가 실제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범이 되고, 어음이 유통되지 않았다면 미수에 그친다는 게 그 요지로서, 종전 판례를 변경하였다. 


    이에 대해 4인의 소수의견은 전연 다른 관점에서 배임죄가 위험범이 아니라 침해범으로 보고, 위와 같은 의무부담행위에 따른 채무의 발생이나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의 부담은 그 자체로는 현실적인 손해가 아니라 손해 발생의 위험에 불과하므로, 배임죄는 (약속어음 발행의 경우에도 그 발행행위의 법률상 효력 유무나 그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되었는지 또는 유통될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관계없이) 회사가 그 채무나 책임을 실제로 이행한 때에 기수가 된다고 주장한다.


    ⑵ 변경된 종전 판례는, 회사 대표이사의 대표권 남용에 의한 약속어음 발행의 경우 회사가 상대방에 대하여는 채무를 부담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될 경우 회사가 소지인에 대하여 어음금 채무를 부담할 위험은 이미 발생하였다 할 것이므로, 그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되지 아니한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제적 관점에서는 회사에 대하여 배임죄에서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배임죄는 미수가 아닌 기수에 달한 것으로 보았다(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2도10822 판결, 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1도10302 판결).


    ⑶ 배임죄와 손해
    배임죄에서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재산적 가치의 감소를 뜻하는 것으로서 이는 재산적 실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하는 것으로 일관되게 해석하여 왔다(대법원 1973. 11. 13. 선고 72도1366 판결, 대법원 1980. 9. 9. 선고 79도2637 판결, 대법원 1990. 10. 16. 선고 90도1702 판결). 또한 재산상 손해의 유무는 본인의 전 재산 상태와의 관계에서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않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택하여, 법률적 판단에 의하여 배임행위가 무효라 하더라도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배임행위로 인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는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 해당된다고 보았다(대법원 1995. 11. 21. 선고 94도1375 판결). 다만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은 경제적 관점에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것과 사실상 같다고 평가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을 만큼 구체적·현실적인 위험이 야기된 경우를 의미하고 단지 막연한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므로, 배임행위가 법률상 무효이기 때문에 본인의 재산 상태가 사실상으로도 악화된 바가 없다면 현실적인 손해가 없음은 물론이고 실해가 발생할 위험도 없는 것이므로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6745 판결).

    ⑷ 사안의 경우, 실제로 약속어음금을 지급하였거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등을 부담하거나 그 약속어음이 실제로 제3자에게 유통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의 약속어음 발행행위로 인해 피해회사에 현실적인 손해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타당한 결론이다.
    원심은 종전 판례에 따라 발행 당시 이 사건 약속어음이 유통되지 아니할 것이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 배임죄의 기수로 판단하였는데, 파기 환송되었다.

    2) 배임죄의 기수시기 : 대법원ㅤ2017. 9. 21.ㅤ선고ㅤ2014도9960ㅤ판결ㅤ【업무상배임】

    가. 사실관계
    갑 주식회사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갑 회사 설립의 동기가 된 동업약정의 투자금 용도로 부친 을로부터 2억원을 차용한 후 을에게 갑 회사 명의의 차용증을 작성·교부하는 한편 갑 회사 명의로 액면금 2억원의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공증해 주었는데, 을은 피고인이 작성하여 준 약속어음공정증서에 기하여 갑 회사의 병 재단법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아 병으로부터 갑 회사의 임대차보증금 중 1억2300만원을 지급받은 사안.

    나. 판결요지 및 분석
    앞의 전원합의체 판결 요지와 같은 견지에서, 사안의 경우 갑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였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생겼으므로 배임죄의 기수가 성립하고, 이는 전부명령이 확정된 후 집행권원인 집행증서의 기초가 된 법률행위 중 전부 또는 일부에 무효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어 집행채권자인 을이 집행채무자인 갑 회사에 부당이득 상당액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하더라도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할 수 없다고 하여 원심을 파기하였는바, 일관된 결론이다.

    2. 자금세탁을 위해 교부받은 수표의 횡령 : 대법원ㅤ2017. 4. 26.ㅤ선고ㅤ2016도18035ㅤ판결ㅤ【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가. 사실관계
    피고인이 갑으로부터 액면금 합계 19억2370만원인 수표들을 현금으로 교환해 주면 대가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그 수표들이 을 등이 불법 금융다단계 유사수신행위에 의한 사기범행을 통해 취득한 범죄수익이거나 이러한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이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교부받아 그 일부를 14억원에서 15억원가량의 현금으로 교환한 후 병, 정과 공모하여 아직 교환되지 못한 수표 및 교환된 현금을 임의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고 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

    나. 판결요지
    피고인이 갑으로부터 범죄수익 등의 은닉범행 등을 위해 교부받은 수표는 불법의 원인으로 급여한 물건에 해당하여 소유권이 피고인에게 귀속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다. 분 석
    민법 제746조의 취지는, 불법원인의 급여를 한 사람은 원인행위가 법률상 무효임을 내세워 상대방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음은 물론 급여한 물건의 소유권이 자기에게 있다고 하여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도 할 수 없다는 데 있으므로, 결국 그 물건의 소유권은 급여를 받은 상대방에게 귀속된다(대법원 1979. 11. 13. 선고 79다483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도275 판결).


    피고인이 갑으로부터 수표를 교부받은 원인행위는 이를 현금으로 교환해 주고 대가를 지급받기로 하는 계약으로서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형사처벌되는 행위를 내용 및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고,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의하여 직접 처벌되는 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위 계약은 그 자체로 반사회성이 현저하며(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다79887, 79894 판결), 형벌법규에서 금지하고 있는 자금세탁행위를 목적으로 교부된 범죄수익 등을 특정범죄를 범한 자가 다시 반환받을 수 있도록 한다면, 범죄자로서는 교부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언제든지 범죄수익을 회수할 수 있게 되어 자금세탁행위가 조장될 수 있으므로,결국 사안의 경우 수표의 소유권이 피고인에게 귀속되고, 피고인이 그중 교환하지 못한 수표와 이미 교환한 현금을 임의로 소비하였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장재형 교수(인하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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