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뉴스

    국회,법제처,감사원

    행정심판 기능 '법제처 이관' 빨간 불 켜지나

    국회 정무위, 권익위법·행정심판법 개정안 반 년만에 상정
    야당 반대 거세… 법안 검토보고서도 '공론화 필요' 의견 담아

    이승윤 기자 desk@lawtimes.co.kr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반부패 총괄기관'을 목표로 조직 재편에 나선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가 행정심판 기능을 분리해 법제처로 이관하기 위한 과정에서 암초를 만났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관련 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검토보고서에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이 담겨 향후 법안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


    ◇野 "행정심판 이관과 반부패 기능 향상이 무슨 상관?"= 24일 열린 제20대 국회 후반기 첫 정무위원회(위원장 민병두) 전체회의에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행정심판법 개정안이 처음으로 상정됐다. 지난 1월말 정부가 두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한 이후 반 년 만에 국회 논의 테이블에 오르게 된 셈이다.

    부패방지권익위법 개정안은 권익위의 명칭을 '국가청렴위원회'로 바꾸는 동시에 위원회 기능을 부패방지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행정심판위원회 운영 기능은 삭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행정심판법 개정안은 권익위 산하 중앙행심위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변경하는 한편 현재 권익위 부위원장이 맡고 있는 중앙행심위원장을 법제처장이 맡도록 바꾸는 내용이다. 2008년 이명박정부 출범 당시 기존 국가청렴위와 국민고충처리위, 국무총리 산하 행정심판위를 통합해 권익위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법제처가 국무총리 산하 행정심판위 업무를 맡고 있었는데,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10년 만에 행정심판 기능이 권익위에서 분리돼 다시 법제처로 돌아가게 된다.

     

    이건리(55·사법연수원 16기) 권익위 부패방지 담당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날 법안 제안설명에서 "2008년 권익위 신설 이후 반부패·청렴 정책을 총괄하면서 행정심판과 고충민원을 해결하는 기관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해왔지만, 그간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패 인식지수와 국가 신인도는 답보 상태"라며 "부패 해결에 대한 국민 열망이 높을 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반부패·청렴 총괄기구로서 권익위 조직과 기능을 정비하기 위해 법안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부패·청렴 총괄기구로서 위원회의 정체성이 잘 드러나도록 권익위 명칭을 국가청렴위로 변경하는 한편 반부패 업무와 연관성이 낮고 쟁송에 의한 권리구제라는 특수성이 있는 행정심판 기능은 권익위에서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145223.jpg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이날 대체토론에서 "법령을 입안하는 기능과 심판하는 기능을 동시에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행정심판 기능의 법제처 이관 방안에 대해 거세게 반대했다.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은 "법제처에 행정심판 기능을 떼어주는 것 이외에는 법의 목적이 없지 않냐"면서 "법제처는 법령을 입안하고 조정하는 곳인데, 행정심판은 그에 대한 판단을 하게 된다. 법을 만드는 기능과 심판하는 기능을 동시에 하는 것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행정심판 제도는 위법·부당한 행정처분에 대해 소송을 통하지 않고 신속하게 구제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용도 들지 않아 국민 반응이 무척 좋다"며 "국민의 고충을 처리하는 수단으로서 권익위의 고충처리 기능과 행정심판 기능의 상관관계가 훨씬 높다. 오히려 고충처리와 행정심판을 한 기능으로 묶는게 맞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성일종 의원도 "국민들이 위법·부당한 행정처분에 대해 행정심판을 제기하게 되는데, 법령을 검토하고 해석하는 기관인 법제처가 심판까지 하게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행정심판 기능의 법제처 이관이 어떤 국가적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명확해야 한다. 단순히 법제처가 이전에 행정심판 기능을 담당했으니 다시 보낸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위원회 이름만 바꾼다고 반부패·청렴 기능이 강화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비판도 쏟아냈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은 "단순히 행정심판 기능을 권익위에서 분리하고 위원회 이름을 국가청렴위로 바꾸는 내용 이외에 법안이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우리나라 부패문제가 심각하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개선 요구가 크다면 그에 맞는 법안이 나왔어야 한다. 정부입법치고는 굉장히 부실하다"고 질타했다.

     

    한국당 김선동 의원 역시 "권익위로서는 국민권익을 보호한다는 대의명제가 훨씬 더 큰 임무"라며 "특히 소관 업무를 다른 기관으로 넘기는 법안을 낸 것에 대해 권익위가 스스로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권익위 조직 재편은 청와대 방침이나 흐름에 따라 개별 법안을 통해 기관의 이해관계와 배치되는 정부조직 개편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취지 등 많은 부분이 잘못된 법안으로, 상정된 자체가 유감"이라고도 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권익위 기능 중 반부패·청렴 기능과 행정심판 기능의 상호 연관성이 낮다보니 위원회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법안 취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과거 3개 기관이 합쳐졌던 조직을 정리하고 반부패 기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권익위 조직 정비가 필요하다"며 "중앙행심위의 이질적인 업무 특성 때문에 권익위 조직 역량을 약화시켰다는 측면에서 행정심판 기능 분리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도 "세 가지 기능을 합치다보니 국민들로서도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 조직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이라며 권익위 조직 재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무위는 부패방지권익위법, 행정심판법 개정안을 법안심사소위로 넘겨 심도있는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야당의 거센 반대에 따라 권익위가 바라는대로 법안이 빨리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중앙행심위, 국무총리 소속 독립위원회 설치 검토 필요"= 한편 정무위 전문위원들이 내놓은 법률안 검토보고서는 행정심판 기능 분리와 관련해 긍정적·부정적 의견을 모두 담아냈다.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전문위원들은 행정심판 기능 분리와 관련해 "권익위의 반부패·청렴 기능과 행정심판 기능은 상호 업무연관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분리해 반부패·청렴 정책 중심으로 권익위 조직을 재설계하려는 취지는 긍정적"이라면서도 "권익위의 고충민원 기능과 행정심판 기능은 업무연관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행정심판 기능만 별도로 분리하는 것은 고충처리 업무 수행의 효율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008년 부패방지위와 국민고충처리위, 국무총리 산하 행정심판위를 통합한 가장 큰 이유가 창구 단일화를 통한 신속·충실한 권리구제 서비스 제공에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행정심판 기능의 법제처 이관과 관련해 검토보고서는 "법령에 대한 정부 견해의 통일성을 도모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행정심판은 국민의 권리구제를 위해 '위법'을 넘어 '부당'까지 심사할 수 있는 적극적 준사법절차"라며 "사실인정·법령 적용에 있어 사법절차보다 좀 더 높은 수준의 구체적 타당성을 기할 필요가 있는데도 법제처가 기존 심사·해석결과에 종속돼 행정심판 제도를 소극적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있어 부적합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검토보고서는 "법제처가 일반행정심판 총괄기능을 수행하는 경우 별도의 사무처나 조직 등을 신설하지 않아도 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법제처의 주된 업무는 행정심판 기능과 다소 이질적인 법령·조약안 등의 입안·심사와 법령해석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업무 이관 시 행정심판 조직·기능의 축소가 우려된다"며 "조세심판원처럼 국무총리 소속의 독립위원회 설치 등의 방안이 함께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검토보고서는 "현재 권익위 부위원장 중 1명이 중앙행심위원장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법제처장이 이를 겸임하면 과중한 업무로 인해 법령심사·해석 기능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정절차법상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40일 이상 입법예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법안 제출 당시에는 입법예고 기간이 5일로 현저하게 단축됐다"며 "심사 과정에서 공론화와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리걸북스

    더보기

    리걸에듀

    더보기

    리걸인사이트 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