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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관인사 이원화’ 따른 高法 사무분담 시스템 재편 신호탄

    최근 단행 '하반기 인사' 싸고 법원 안팎 설왕설레

    손현수 기자 boysoo@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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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이 최근 단행한 하반기 법관 인사를 놓고 법원 안팎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무리한 인사"라는 지적에서부터 "법관인사 이원화 정착에 따른 고등법원 사무분담 시스템 재편의 신호탄"이라는 평가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고법판사(법관인사규칙 제10조에 따른 판사라고 해서 이른바 '10조 판사'라고도 불린다) 인사다.

     

    대법원은 3일 유헌종(55·사법연수원 24기) 서울고법 고법판사를 광주고법 고법판사로 전보하면서 동시에 서울고법 부장판사 직무대리를 명하는 인사를 13일자로 단행했다. 유 고법판사의 소속이 형식적으로는 광주고법으로 이동하지만 실제로는 서울고법에 남아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맡는 서울고법 항소심 재판장 업무를 하게 되는 것이다. 유 고법판사의 소속 법원을 바꾼 것은 같은 고법 내에서는 판사가 직무대리를 맡을 수 없다는 규정을 피하기 위해서다.

     

    법원조직법 제27조는 고등법원에 '부(部)'를 두도록 하면서 부에는 부장판사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부장판사는 그 부의 재판에서 재판장이 되며, 고등법원장의 지휘에 따라 그 부의 사무를 감독한다'는 규정까지 둬 고법부장판사가 항소심 재판장이 되도록 법률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대법원이 이번 인사에서 차관급 예우를 받는 고법부장판사가 아닌 고법판사를 직무대리 형태로 발령내 고법 합의부 재판장 업무를 맡게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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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가 현행 법원조직법 하에서 법관 인사 이원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인사 이원화 제도란 고법부장판사 승진제를 폐지하는 한편 1심과 2심 법관을 분리해 1심 법관은 지법에서, 2심 법관은 고법에서만 근무하도록 하는 것으로 실질적인 3자 합의를 통한 내실있는 항소심 재판을 구현하고 능력있는 '베테랑' 법관들이 고법부장판사 승진에서 누락돼 법복을 벗는 관행을 없애 전관예우를 없애겠다며 도입한 제도이다. 고법판사로 불리는 '10조 판사'들이 이 인사제도의 핵심이다.

     

    김명수 코트는 인사 이원화 제도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데 이어 지난해 11월 '법관인사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공지글을 통해 사법연수원 25기부터 고법부장판사 승진제를 폐지한다고 구체적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서울고법 고법판사,

    소속만 바꾸고 같은 고법 '부장판사 직무대리'로 임명

     

    문제는 법원조직법 제27조가 그대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고법부장판사 공석 인사를 메우려다보니 이 같은 편법적인 방법이 동원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가 신규 고법부장판사 승진이 없다고 했는데, 최근 허부열(56·18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노정희(55·19기) 대법관이 맡던 법원도서관장 자리로 옮기면서 서울고법 재판장 자리가 하나 공석이 생겼다"며 "부를 폐부할 수도 없어 그 자리에 재판장을 보내야하긴 하는데 신규 고법부장판사는 없는 상황에서 고법판사 가운데 가장 선임인 24기인데다 동기 고법판사 가운데 가장 연장자인 유 고법판사를 서울고법 부장판사 직무대리로 발령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고법 사무분담 시스템 재편의 신호탄이라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다른 부장판사는 "앞으로도 고법 부장판사급 이상 고위법관 가운데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 발탁 또는 고위법관의 사퇴 등이 이어질텐데 그 때마다 고법 재판장 공석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며 "법원조직법 제27조가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대법원이나 법원행정처도 이 방법 외에는 다른 대안이 마땅치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직무대리 방식의 인사 패턴이 이어진다면 기수와 나이 순대로 인사 발령을 내는 것이 그나마 논란을 최소화하는 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원조직법 제27조 그대로 있는 한

    고법부장 공석 메우려면 묘책 없어

     

    하지만 사실상 탈법 행위라는 지적도 있다. 법원조직법 제27조의 해석상 고법부장판사가 아닌 판사는 고법 재판장이 될 수 없는데 무리한 인사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지방의 한 부장판사는 "사실상 법률에 위배되는 인사를 단행한 셈"이라며 "법원조직법 제27조를 폐지하는 등 법률 개정부터 추진한 다음 인사를 내는 것이 순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규 승진이 없으니 앞으로도 고법부장판사 자리는 계속 공석이 생길텐데 그때마다 소속 법원은 옮기고 직무대리 형태로 일은 원 소속 법원에서 하는 복잡하고 비정상적인 인사를 계속 낼 것인가"라며 "고법부장판사 승진제 폐지가 거론되던 시점부터 이미 예상되던 문제인데 지금까지 법원행정처가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법원행정처도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본보가 입수한 법원 '인사제도 개선 논의 관련 자료집-고법부장 직위 폐지 논의 기초자료'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2019년 정기인사부터 지방권 고법 일부 항소심 재판장 공백이 있을 것으로 보고 △고법 부장 직무대리 △비부장 재판장 승인 △변형된 의미의 고법부장 보임 △고법부장 2차 경향교류 등 4가지 방안을 검토해왔다.

     

    "사실상 법률 위배…

    법원조직법 개정 후 인사 단행이 순리" 지적도

     

    첫번째 방안인 '고법 부장 직무대리'는 이번 인사와 같이 고법판사를 고법부장판사 직무대리로 발령내는 것이다. '대법원장은 판사로 하여금 다른 고등법원·특허법원·지방법원·가정법원·행정법원 또는 회생법원의 판사의 직무를 대리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한 법원조직법 제6조에 따라 대법원장의 인사명령으로 고법판사를 고법부장판사의 직무대리 형식으로 인사 발령하는 방안이다. 법원행정처는 이 자료에서 "대법원장이 고법판사를 고법부장판사 직무대리로 지정하는 권한에 제한이 없어 가능하다고 보인다"면서도 "다만 그 적정성에 의문이 있을 수 있다"고 적시했다.

     

    두번째 방안은 법관인사규칙 제26조에 따라 대법원장이 고법판사를 '비부장 재판장'으로 승인하는 방안이다. 법관인사규칙은 '각 법원의 인력 수급사정 등에 의해 부장판사가 아닌 판사가 합의부의 재판장이 되는 경우 대법원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행정처는 자료에서 이 방안에 대해 "법원조직법에 어긋난다 볼 소지가 있고 법원조직법에 규정된 제도를 활용하는 첫번째 방안(직무대리 형태)이 비부장 재판장 승인보다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또 "이 두 방안은 임시적 조치로 입법이 추진되지 않을 경우 언제까지 계속 시행할지 난처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입법 추진이 되지 않는 이상 불가피한 방안"이라고 했다.

     

    세 번째 방안은 승진 개념이 아닌 재판장 자격자 확보를 위해 고법부장판사 인사발령을 내는 방안이고, 네 번째 방안은 고법부장판사 중 지방권 근무 희망자를 다시 지방권으로 전보하는 2차 경향 교류하는 방안이다.

     

    김영훈(44·30기)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은 이번 인사 직후 법원 내부 전산망인 코트넷에 공지글을 올려 "고법부장판사 직무대리 인사는 법관인사 이원화를 확고히 추진한다는 기존의 방침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법관인사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될 것이지만 범위와 방법에 있어서는 폭넓은 의견수렴 결과와 법원조직법 개정 등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법관인사제도와 관련된 의견수렴 절차에 많은 법관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편 이번 인사 이후 유 고법판사가 어느 부로 배속되는지도 관심거리다. 경우에 따라 고법판사들로만 이뤄진 완전한 대등재판부가 사상 처음으로 탄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 고법판사에게 '전용차량'이 제공될 것인지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한 고법부장판사는 "직무대리는 말그대로 고법부장판사 일을 대신한다는 것이지 직급이 고법부장판사라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전용차량은 법원과 기획재정부가 협의해 차관급인 고법부장판사들에게 (예산을 편성해) 지급하는 것인데, 차관급이 아닌 고법판사에게 이를 지원하도록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월이 흘러 고법부장판사가 점차 사라지고 고법판사로만 구성된 완전한 의미의 대등재판부가 완성되면 재판부 당 전용차량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도 "유 고법판사는 현 규정상 전용차량 지급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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