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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고 차량 수리 지연' 6년째 법정 공방

    삼성화재 vs 현대자동차 - 자동차·손보업계 대리전 양상··· 대법원 결론에 촉각

    강한 기자 strong@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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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해보험업계와 자동차업계 1위 주자인 삼성화재와 현대자동차가 '보험사고 차량 수리 지연에 따른 책임'을 놓고 대법원에서 3년째 소송전(戰)을 벌이고 있어 상고심 최종 판단에 법조계뿐만 아니라 손보업계와 자동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대법원 판례가 없기 때문에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관련 업계에 미칠 파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돼 이번 소송은 손해보험업계와 자동차업계의 대리전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보험사고 수리지연 책임' 싸고 사활 건 소송전= 교통사고 등으로 차량이 부서지면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통상 자동차보험 회사들은 차주 등 보험 가입자 측에 '동종(동급)' 차량을 대여해주거나 렌트 비용 일부를 교통비로 지원한다. 간접손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량 수리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보험사가 부담해야 할 관련 비용이 커지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리비보다 렌트비가 더 많이 드는 사례도 있다.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많아지면 보험사는 보험료를 올릴 수 밖에 없고 보험가입자도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지연수리는 소비자 보험료 상승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정비소가 늑장정비를 하더라도 차주나 보험사가 그 사실을 정확히 알기는 어려워 소비자 불만도 높다. 

     

    원고인 삼성화재는 수리 지연의 원인이 자동차업계의 해묵은 '늑장수리' 악습에 있다고 주장한다. 보험사고 차량인 걸 알면 업무과중이나 인력 부족 등을 핑계로 수리를 뒷전으로 미룬다는 것이다. 수리기간 지연이 자동차업체의 고의 또는 적어도 과실에 기인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피고인 현대자동차는 고의적인 수리지연은 없다며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인력부족이나 부품조달 문제 등 어쩔 수 없는 사정 때문에 발생하는 일부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특히 평일 야간과 주말 근무까지 도입하고 정비예약제 정착 등을 통해 직영서비스센터의 정비시스템도 꾸준히 개선해 나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고차량 수리기간 레트비 지급…기간 늘수록 보험사 부담 가중"
    "인력부족· 부품 조달에 문제 등 어쩔 수 없는 사정 겹쳐 불가피"
    대리인에 광장(삼성화재)· 율촌(현대차) 선임…양측, 사활 건 총력전

     

    대법원 최종 판단의 향배에 관련 업계가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험사고 차량 수리 지연에 따른 책임을 앞으로 누가 떠안아야 하는가에 대한 첫 최고법원의 판단이라는 점에서 손해보험업계와 자동차업계, 자동차정비업계는 물론 렌터카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대문이다.

     

    이에 따라 양측은 굴지의 대형로펌을 대리인으로 선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화재는 이규홍(74·사시 8회) 전 대법관을 주축으로 한 법무법인 광장(대표변호사 안용석)을 창으로 내세웠다. 현대자동차는 김능환(67·사법연수원 7기) 전 대법관이 이끌고 있는 법무법인 율촌(대표변호사 우창록)을 방패로 삼아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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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삼성화재가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낸 이 손해배상청구소송 사건(2016다203933)을 2016년 1월부터 3년째 심리중이다. 삼성화재가 2012년 3월 "현대차가 운영하는 청주 직영 정비소가 사고 차량 수리를 지연시켜 적절한 수리 기간이 초과됐고, 이에 따라 렌트비 추가 지급등 손해가 발생했다"며 "279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처음 낸 시점부터 따지면 6년 넘게 최종 결론이 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하급심 판단은 엇갈려= 보험사고 차량 수리 지연에 따른 책임에 대한 하급심 판단은 엇갈리고 있다. 

     

    일단 삼성화재와 현대자동차가 벌이고 있는 이번 상고심 사건의 원심인 서울중앙지법은 2015년 12월 현대자동차의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2014나3695). 당시 재판부는 "국토교통부 공고의 표준작업시간표에 따라 (문제가 제기된 자동차 3대) 차량의 적정 수리기간은 5일로 봐야 한다"며 "정비소가 지연수리를 해 초과기간 동안 삼성화재가 렌트업체에 렌트비를 지급하게 하는 손해를 입혔으므로 지연수리로 인한 손해 306만여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현대차는 수리센터에 대기차량이 많고, 부품조달에 시간이 필요했으며, 고객과의 합의로 수리기간을 정했다고 주장하지만, 직접 운영하는 수리센터이므로 부품이 다수 확보돼 있었던 점, 수리기간이 길어질 경우 다른 협력업체나 수리업체에 수리를 권유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일부 차량에서 적정 수리기간을 넘는 수리가 진행된 점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울중앙지법 다른 재판부는 지난 2월 DB손해보험(구 동부화재)이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낸 비슷한 취지의 손해배상청구소송(2016나62520)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DB손해보험은 "(현대자동차가 운영하는 또 다른 정비소에서) 표준정비시간에 따르면 4일이 소요되는 사고 차량을 30일 동안 지연 수리하는 등 적정 기간을 초과해 대차료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표준정비시간은 적정 수리비 산출을 위한 공임 산정이 주 목적"이라며 "서비스센터의 수리대기 차량 정도 등을 고려하지 않고 표준정비시간만을 기준으로 차량의 적정 수리기간을 산정하는 것은 타당치 않고, 현대차가 해당 차량들에 대한 수리를 고의·과실로 지연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판결은 양측이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앞서 2016년 12월 같은 법원 1심 단독 재판부도 KB손해보험이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가단5388076)에서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표준정비시간은 정비요금 산정을 위한 기준일 뿐이어서 대외적 구속력이 없다"며 "수리소가 표준정비시간 내에 수리를 마쳐야 할 법률상 계약상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며 자동차업계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 재판부는 또 "부당하게 대차료를 증가시킬 의도로 고의로 수리를 지연했다는 증거가 없고, 지연시간에 대한 대차료를 지급했다 해도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우며 수리소가 보험사에 대해 수리를 신속하게 할 의무나, 원고의 대차료 지출을 방지하기 위해 예약정비 등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도 양측이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대법원은 '고심중'= 대법원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이 미칠 파급력이 큰 만큼 신중하게 관련 법리와 쟁점을 종합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엇갈리는 하급심 판결을 정리해 줄 통일적 법리 해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핵심쟁점은 '적정한 자동차 수리기간을 산정하는 기준이 존재하는지 여부' 등이다. 정비소에 적절한 기간 내 수리를 완료할 의무나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차주가 다른 정비소로 가도록 안내할 의무가 있는지 등도 관건이다. 

     

    보험업계는 직영 정비소의 지연수리로 추가 지급되는 보험금이 한해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간접손해배상금으로 분류되는 렌터카 대차 서비스 비용은 수리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매일(최장 30일) 추가 가산되기 때문이다. 또 수천 곳이 넘는 비직영 정비소나, 증가하고 있는 외제차 직영수리소를 고려하면 손해액은 더 크다는 입장이다.

     

    반면 직영정비소를 운영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패소 시 지연수리 문제가 생길 때마다 치러야 할 비용도 비용이지만, 기업 이미지가 걸려 있다는 점에서 물러서기 어렵다. 

     

    양측은 지난 3년간 상고이유서와 답변서를 10여차례 주고 받으며 공방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동안 주심은 김용덕(61·12기), 안철상(61·15기), 김소영(53·19기) 대법관으로 바뀌었다. 김소영 대법관은 오는 11월 2일 임기를 마치기 때문에 또다시 주심 대법관이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양측은 공식적으로는 "수년째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한 의견표명을 자제하고 향후 판결에 따르겠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한 보험 전문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국민 생활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 균형잡힌 심리도 필요하지만 가능한 신속하게 결론을 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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