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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의날 특집] 민생사건 챙기며 고군분투… 소액재판 판사들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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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는 대한민국이 사법주권을 회복한 지 70주년 되는 해이다. 대법원은 13일 기념식을 열어 국민이 사법부에 부여한 헌법적 사명을 되새기고, 재판과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계기로 삼을 방침이다.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거래 의혹 사태로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위기 상황을 맞고 있지만, 지난 70년과 마찬가지로 오늘도 묵묵히 국민의 권리 보호를 위해 소임을 다하는 판사들이 있기에 사법부는 여전히 국민이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보루다. 본보는 사법부 70주년을 맞아 가장 낮은 곳에서 민생사건을 챙기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민사 소액사건 판사들을 조명하고 그들의 어려움과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소가 3000만원 이하인 민사 소액사건은 세간의 주목을 받는 재판은 아니지만 서민의 숨결이 가장 생생하게 느껴지는 재판이다. 소액사건 담당 판사들은 많게는 한 기일에 무려 200여건에 달하는 사건을 심리한다. 한달에 800여건의 사건을 처리해야 하니 일상처럼 야근이 이어지고 주말 출근도 필수다. 그렇게 숨가쁘게 달려도 항상 일에 쫓긴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의 변론기일이 1회에 그치거나 이른바 '3분 재판'으로 불리며 속전속결식으로 진행되는 모습에 "왜 내 사건을 대충 재판하느냐"고 불만을 터뜨린다.

     

    소액사건 담당 판사들은 보통 1주일에 1번 법정에서 재판을 한다. 재판 전에는 판결문을 작성하고 추가 문건이 들어오는 것을 검토한다. 재판 다음날에는 재판 내용을 정리하고 이튿날부터는 지난 재판의 판결문을 등록하고 조서를 정리하며 곧바로 다음주 재판 기록을 검토한다. 눈코뜰 새 없이 쏟아지는 업무에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이 숨가쁘게 이어진다. 그러나 일은 쌓여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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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6년 1심 법원 민사 본안사건 중 소액사건의 비율은 70.5%에 달한다. 사건 수로 보면 무려 68만6400여건에 이른다. 소가는 3000만원 이하이지만 △손해배상 △건물명도·철거 △대여금 △매매대금 △부동산소유권 △구상금 △임대차보증금 △신용카드이용대금 △어음·수표금 등 국민의 삶과 밀접한 민생사건들이 다양하게 들어온다.

     

    한 기일에 200여건 심리

    한달 평균 800여건 처리

    늘 일에 쫓겨 야근은 일상처럼, 주말 출근도 다반사

     

    한 소액사건 담당 판사는 "사건 수가 워낙 많다보니까 현실적으로 한 건당 많은 시간을 내어드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그래도 사건에 따라서 당사자가 모두 출석한 경우에는 웬만하면 이야기를 듣고 발언 기회를 많이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절대적인 사건 수가 많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나홀로 소송이 많다는 점도 문제다. 법률전문가인 변호사 대리인이 선임돼 있지 않아 필요한 증거 서류 등이 제대로 구비돼 있지 않거나 법률적 쟁점에 대한 주장이 미비한 경우도 많아 재판을 진행하는데 애를 먹기 일쑤다. 실제로 2016년 법원이 처리한 소액사건 가운데 변호사 대리인이 선임된 비율을 보면 쌍방이 모두 선임한 경우는 0.8%에 불과했다. 원고만 선임한 경우가 14%, 피고만 선임한 경우는 1.2% 수준이었다. 

     

    속전속결 '3분재판' 불가피

    당사자는 "대충 재판" 불만

     

    다른 소액사건 담당 판사는 "변호사를 선임할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으면 소송구조제도 등을 이용해 지원을 받아 미리 답변서나 준비서면을 내고 재판에 출석하면 그나마 효율적인 재판 진행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사건 관계인이 이런 부분을 잘 몰라 재판 당일 출석을 해서야 말씀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재판부 입장에서도 시간 관리에 여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액사건 단독판사도 "소액사건의 경우 재판 당일 당사자가 출석해 '법원에서 변론기일 통지서를 받고 나왔다'고 말씀하시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자료를 내야 하는지 전혀 모르시는 경우가 많다"면서 "당사자가 스스로 법정에서 자신이 주장하거나 본인을 방어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해와야 하는데 '판사님이 다 알아서 해주세요. 저는 억울합니다'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 이 분들이 전문가들의 도움을 손쉽게 받을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이 더 많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했다. 

     

    2016년 소액사건 69만건 육박

    민사본안사건의 70.5%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소액사건 당사자 가운데 상당수는 판사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풀리는 경우가 많다"며 "판사들도 이 같은 점을 잘 알고 가급적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겠지만, 사건 폭주로 과도한 업무량 탓에 이른바 3분 재판을 할 수밖에 없는 현 실정을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판사 수를 늘리거나 조정이나 화해 등 당사자간 합의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대체적 분쟁해결제도(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ADR)를 더욱더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건폭주 원인은 '재판 만능주의'

    사소한 사안도 제소

    조정·화해 등 대체적 분쟁해결 제도 더 활성화 돼야

     

    한 판사는 "'재판 만능주의'에 따라 사소한 사안까지 모두 소송을 제기하는 바람에 사건 수가 폭주하는 것이 문제"라며 "재판 이전에 조정 등 적절한 절차를 통해 사건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다른 판사는 "절대적으로 사건 수가 많은 만큼 담당 판사 수를 늘려 배당되는 사건 수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판사는 "소액사건은 판결문에 주문만 적고 이유를 생략할 수 있기 때문에 답답해하는 당사자들이 많은데, 조정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간다면 이러한 문제점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정이 법관 입장에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기도 하지만, 당사자가 소송이 아닌 절차로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는 장점이 큰 만큼 이를 활성화할 수 있는 법원 내부의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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