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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 "헌재는 기본권 최후 보루… 억울한 사람 없어야"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서 강조

    이승윤 기자 leesy@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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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여상규)는 10일 이은애(52·사법연수원 19기)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본격적인 후보자 검증 작업에 착수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헌법재판소는 기본권 보장에 있어 최후의 보루"라며 "적어도 이곳에서만큼은 억울한 사람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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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오랜 재판경험을 통해 재판에서는 법리를 형식적·기계적으로만 적용해서는 안 되고 그 뒤에 숨어있는 갈등의 원인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만 억울해하는 당사자들이 없을 것이란 점을 깨달았다"며 "2002년부터 2년간 헌법재판소 연구관으로 근무하면서 헌법규범과 헌법현실에 대한 이해를 제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헌재는 항상 국민의 편에 서서 국가권력의 남용을 견제해야 하고, 소수자·약자의 목소리에도 귀기울여 헌법이 명시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며 "헌법재판관 소임이 주어진다면 법관으로서 견지해온 자세를 계속 유지해 헌재에서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그는 "여성으로서, 딸로서, 며느리로서, 세 자녀의 어머니로서 살아왔던 것처럼 사람들의 고민에 귀 기울이고 공감해주며 갈등 원인을 해소하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같이 탐구해나가도록 하겠다"면서 "다양한 가치가 극단적으로 표출돼 갈등을 일으키는 시대상황 가운데 서로 다른 정의에 대한 관념들 속에서 최대한의 교집합을 공정한 절차에 따라 찾아가겠다"고도 했다.

     

    광주 출신으로 살레시오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이 후보자는 1987년 제29회 사법시험 합격했다. 1990년 서울서부지법 판사로 임관한 이래 28년간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면서 민사와 형사, 가사 등 다양한 재판업무를 담당해 재판실무에 두루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년간 헌법연구관으로 파견 근무하는 등 헌법이론과 헌법소송 실무에 전문적인 식견을 갖췄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는 최근 판결을 통해 부부의 수정란을 대리모에 착상해 출산한 아이의 친모는 출산을 한 대리모임을 선언해, 임신기간과 출산과정에서 형성된 모성을 보호하고 여성이 상업적으로 출산에 이용되는 것을 막아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고 생명윤리와 안전 확보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재일교포 남편과 결혼한 한국인 아내가 부부싸움 후 자녀들을 데리고 한국에 입국하자 남편이 아동반환청구를 한 사건에서, 헤이그국제아동탈취협약에서 정한 반환예외사유와 관련해 아동에 대한 직접적 폭력이 없었더라도 결과적으로 아동의 실체적 복리에 악영향을 끼칠 위험이 있는 경우는 이에 포함된다고 해석해 아동반환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기도 했다.

     

    또 대법원 산하 젠더법연구회 창설 초기부터 연구회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등 후배 여성법관들과도 격의 없이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의 종중원 자격', '호주제 위헌 사건' 등을 주제로 한 논문을 비롯한 여러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김명수(59·15기) 대법원장은 오는 19일 임기가 끝나는 이진성(62·10기) 헌재소장과 김창종(61·12기) 헌법재판관의 후임으로 이 후보자와 이석태(65·14기) 후보자를 지명 내정한 뒤 27일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헌법재판소 재판부를 구성하는 9명의 재판관 중 3명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3명은 국회에서 선출,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한 사람을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다. 이석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전날 법사위에서 열렸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때로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해 김 대법원장에게 보내야 한다. 보고서가 이 기간 내에 채택되지 않으면 대법원장은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보고서 채택을 요청할 수 있으며, 그래도 국회가 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곧바로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할 수 있다. 대법원장 지명 몫의 헌법재판관의 경우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국회 임명 동의까지는 필요 없기 때문이다. 


    다음은 이 후보자 모두 발언 전문.

    존경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상규 위원장님과 위원님 여러분! 바쁘신 일정 가운데 오늘 저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위해 귀중한 시간을 내어주신 위원장님과 위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부족함이 많은 제가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로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만으로도 크나큰 영광입니다. 한편으로는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서 과연 그 막중한 책무의 무게를 잘 견딜 수 있을지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기도 합니다. 오늘 이 자리는 제가 그 책무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있는지 국민의 대표이신 위원님들께 검증받는 자리인 만큼 먼저 저의 삶과 재판에 대한 생각을 솔직히 말씀드리고 위원님들의 진심어린 충고와 가르침을 받고자 합니다.

    저는 1966년 전남 나주시에서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났습니다. 자상하신 아버지와 헌신적이신 어머니의 배려로 비교적 순탄한 유년시절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인근 도시인 광주광역시로 이사하여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졸업하였고, 1984년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어 그 이후 지방 근무와 해외 연수 기간을 제외하고는 서울에서 생활하였습니다. 저는 학창시절부터 자신을 온전히 가족에 헌신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가정과 사회 곳곳에서 희생하는 여성들을 위로해줄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한국가정법률상담소를 세우고 가족법 개정에 앞장서서 여성권익 신장에 힘쓰신 故 이태영 박사님의 이야기를 듣고는, 저 역시 여성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법조인이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면서부터는 법정에서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는 데 작은 보탬이라도 되어야겠다는 생각에 법관의 길을 가야겠다고 결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대학교 4학년 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대학 졸업 후 2년간의 사법연수원 과정을 수료하고, 1990년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판사로 임관된 이래 28년간 법관으로 재직하여 왔습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법관으로 임관하여 부족한 경험을 보완하고자 더 열심히 재판기록을 읽고 선배 법관들의 경험을 들었으며 법정에서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습니다. 대학시절부터 같은 반이었던 현재의 남편을 만나 서로의 생각과 가치를 존중하고 지지하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고, 2남 1녀의 자녀들을 키우면서 워킹맘으로 숨 돌릴 틈조차 없이 바쁘게 살았지만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자세로 더 많이 읽고 듣고 연구하는 법관으로서의 자세를 지켜왔습니다.

    저는 법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해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도 못해서 억울해하는 당사자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법정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지 못 하는 것만큼 억울한 일은 없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사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재판'을 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였습니다. 목장에서 연막소독을 하는 바람에 키우던 꿀벌이 폐사하였다고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피해자에게 1시간 동안 말할 기회를 주는 등 피해자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 피해자에게 적정한 배상이 이루어지도록 하였고, 대소변장애가 있는 피고인의 하소연을 잘 귀담아 들어 의료품인 도뇨장비를 수수하지 못하도록 한 경찰관의 행위는 적법한 공무집행이 아니므로 이에 항거한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선고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오랜 재판경험을 통해, 재판에서는 법리를 형식적·기계적으로만 적용해서는 안 되고, 그 뒤에 숨어있는 갈등의 원인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만 억울해하는 당사자들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법에 명백한 규정이 없더라도 외할머니에게 손자 면접교섭권을 인정한 결정, 자녀를 직접 때리지 않았더라도 아내를 때린 남편은 결국 자녀에게도 견디기 힘든 상황에 처하게 할 중대한 위험이 있다고 보아 남편의 아동반환청구를 기각한 결정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2002년부터 2년간 헌법재판소 연구관으로 근무하면서 헌법규범과 헌법현실에 대한 이해를 제고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안마사를 시각장애인으로 한정하는 의료법과 관련하여 시각장애인의 생존권과 비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충돌한 사건에서 헌법재판을 통해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고, 소수자·약자를 보호하는 모습을 보면서 헌법재판의 힘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직전에는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으로서 일하면서, 치매 등으로 의사능력이 제한되거나 상실된 이들을 위한 성년후견제도 정착을 위해 후견센터를 개소하여 성년후견개시 및 감독 사건의 업무절차를 마련하고, 후견인 보수를 지급할 능력이 부족한 이들을 위한 국선후견인 제도를 시범실시 하였습니다. 또한 학교 폭력과 청소년 비행 예방을 위하여 서울가정법원과 서울시교육청이 업무협약을 체결하였고, 보호소년들에게 문화체험을 제공하고 희망캠프를 여는 등 청소년 개도를 위하여도 노력하였습니다. 나아가 국내 거주 외국인을 위한 통역지원과 전담변호사 제도를 내실화하도록 노력하는 등 사회 각층의 약자들의 권리 보장에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대법원 양형위원회 제6기 양형위원으로서 양형기준의 설정 및 수정 보완 작업을 통하여 형사 재판에서 양형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높이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존경하는 여상규 위원장님과 위원님 여러분! 잘 아시다시피 헌법재판소는 기본권 보장에 있어 최후의 보루입니다. 적어도 이곳에서만큼은 억울한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헌법재판소는 항상 국민의 편에 서서 국가권력의 남용을 견제해야 합니다. 소수자와 약자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임으로써 헌법이 명시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용기를 바탕으로 입헌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막중한 책무를 떠안은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소임이 저에게 주어진다면, 지금까지 법관으로서 견지해온 자세를 계속 유지하여 헌법재판소에서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성으로서, 딸로서, 며느리로서, 그리고 세 자녀의 어머니로서 살아왔던 것처럼, 사람들의 고민에 귀 기울이고 공감해주며 갈등의 원인을 해소하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같이 탐구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다양한 가치가 극단적으로 표출되어 갈등을 일으키는 시대상황 가운데 서로 다른 정의에 대한 관념들 속에서 최대한의 교집합을 공정한 절차에 따라 찾아가겠습니다. 그 길이 지난할 것이나, 저는 국민 여러분과 미래 세대를 위하여 혼신의 힘을 다해 이 길을 따라 기본권의 충실한 보장과 헌정질서의 정립에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고,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서 지녀야 할 지혜와 용기를 갖추고 있는지, 국민에게 믿음과 희망을 줄 수 있는지를 국민의 대표이신 위원님들로부터 엄정히 평가받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위원님들의 말씀을 주권자인 국민의 준엄한 가르침이라 생각하고 가슴 깊이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오늘 저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위해 귀중한 시간을 할애하여 주신 존경하는 여상규 위원장님과 위원님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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