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뉴스

  • 상시채용
  • 기사제보
  • 로펌

    [법조라운지 커버스토리] 세계성년후견대회 성공 개최… 한국후견협회장 소순무 변호사

    "성년후견 조기 정착할 수 있게 법제 정비 서둘러야"

    강한 기자 strong@lawtimes.co.kr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올해로 성년후견제 시행 5년을 맞았지만 후견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도 많습니다. 누구나 의사결정능력(정신)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인식전환을 바탕으로 공동의 문제에 함께 대처하기 위한 논의를 활성화하고, 재원 마련도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후견제도에 대한 홍보와 법제정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개최된 이번 세계성년후견대회가 우리 성견후견 제도의 발전에 큰 전환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달 23~25일 서울에서 개최된 '제5회 세계성년후견대회(WCAG 2018)'의 조직위원장을 맡아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소순무(67·사법연수원 10기) 한국후견협회장의 말이다. 그는 조세분야 대가이면서, 법무법인 율촌이 설립한 공익사단법인 온율의 이사장으로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공익활동가이기도 하다. 대회가 막 끝난 지난달 26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타워에서 만난 그는 한국후견협회가 후견제도를 한국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민간영역의 축이 되겠다고 말했다.

     

    147920_1.jpg

     

    "예전에 장애인을 뭐라고 불렀는지 아십니까. '병신'입니다. 불과 얼마전까지 동네에서 치매환자는 '보호 받아야 할 이웃'이 아니라 '미친 늙은이'로 통했습니다. 정신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입니다. 하지만 고령사회에서는 누구나 예비 장애인과 다르지 않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기억력이 감퇴합니다. 거동이 불편해지면 휠체어도 타게 됩니다. 장애인은 나와 상관없는 타인이나, 우리에게서 동떨어져 있는 집단이 아닙니다. 이제는 장애의 개념이 바뀌어야 합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타워에서 만난 소순무(67·사법연수원 10기) 변호사에게는 세계성년대회의 열기가 그대로인 듯 했다. 23~25일 서울에서 개최된 제5회 세계성년후견대회에는 20개국 5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의사결정능력 장애인의 사회통합'을 주제로 성년후견 제도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 대회는 소 변호사가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후견협회가 대법원, 법무부와 함께 개최했다. 

     

    고령사회에서 누구나 장애인 될 수 있어

    종래 후견제도에 대한 커다란 인식전환 필요

    후견을 국선변호와 다름없는 지위로 올려야

     

    소 변호사는 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대회를 이끌었다.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깊이 있는 전문성과 함께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소 변호사가 아니었다면 이번 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되기 어려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2년 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4회 대회까지만 해도 세계성년후견대회가 이번 서울 대회 정도의 규모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 막 후견제도의 필요성에 눈을 떴을 뿐"이라며 공을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주변 사람들과 오랜기간 후견을 연구해온 전문가들에게 돌렸다. 우리나라 최고의 조세 전문 변호사 가운데 한 사람으로 명성을 떨친 소 변호사는 법무법인 율촌(대표변호사 우창록)이 설립한 공익사단법인 온율의 2대 이사장을 맡아 기초법학연구와 성년후견제 정착을 중심으로 공익활동에도 헌신하고 있다. 이번 세계성년후견대회를 한국이 유치한 것을 계기로 지난해 설립된 한국후견협회의 초대 협회장도 맡고 있다. 

     

    147920_3.jpg

    "2년 전 제4회 세계성년대회에서 제철웅, 박인환 교수님 등 후견법 전문교수님들의 노력 덕분에 제5회 대회를 우리나라가 유치할 수 있었습니다. 대회 유치는 기쁜 일이었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었죠. 대회를 주최할 마땅한 기관이 필요했고, 후견업무에 종사하는 다양한 개인 및 단체를 아우르는 조직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후견제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갓 출범해 재정적 기초가 약한 후견협회 등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성년후견대회를 준비하다보니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공동주최를 흔쾌히 수락해 준 대법원과 법무부의 도움, 그리고 어려움 속에서도 후원을 아끼지 않은 여러 기관과 전문가 덕분에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공동체 전체를 아우르는 제도 설계와 이를 위한 범정부적 입법추진기구 수립이 시급합니다. 정부가 세금과 후원에 기반을 둔 공동의 재원으로 후견을 충분히 지원하고 관련 부서의 업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법제와 지역 커뮤니티 마련이 이어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인식과 이에 따른 사회 전체의 패러다임 전환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나이가 들고 건강이 나빠지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살기가 어렵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특히 아시아에서는 급속한 사회·경제 구조의 변화에 따라 전통적 가족관계가 해체되고 가족 기능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의사결정능력 장애인에 대한 인권의식의 확대는 종래 후견제도에 커다란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선 후견을 국선변호와 다름 없는 지위로 올려야 합니다. 특히 후견제도 활성화를 위해 우선 후견인의 보수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면세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는 후견제도의 발전방안과 세계 각국의 현황을 다루는 세부주제만 140여개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인터뷰 당일에도 한양대에서 '동아시아(East Asia) 지역에서의 후견과제'를 주제로 별도 워크숍이 한창이었다. 대회에서는 후견제도 정착을 위한 노력을 한국 정부에 촉구하는 내용의 '서울선언'도 발표됐다. 소 변호사는 무엇보다 "제도가 사회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에서 면밀한 제도설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령화가 본격화되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노인들의 생활자금을 일정부분 부담해야 하고, 법률복지 기반인 후견에도 국가와 공동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국민 누구나 자신의 신체적·정신적 불편함에 대해 공동체로부터 도움을 받으며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거부터 지속되어온 노인과 치매에 대한 인식부족 탓인지 관련 부서와 전문 인력은 여기저기로 분산된 실정입니다. 이러면 비용이 분산돼 불필요한 재원을 과다지출하게 될 우려가 있습니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성년후견제도와 공공후견제도만 해도 발달장애인, 정신장애인, 치매 등 세 축으로 나눠 시행되고 있어 관련 법과 소관 부서가 제각각입니다. 통합되지 않은 제도에는 힘이 모이지 않습니다. 중요한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손도 못 대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후견전문가 등 민간의 역할과 네트워크 형성도 중요합니다. 이번 대회가 이러한 우리의 문제를 푸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사회는 국민을 충분히 지원하고, 국민은 힘이 있을 때는 스스로 봉사하되 힘이 없어지면 도움을 받는 '복지품앗이' 문화가 정착되어야 국민 누구나 걱정 없는 노후의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율촌에서 정년… 이제는 '세금 지키기' 운동에 관심

    '사법농단' 이름으로 진행되는 일련의 수사에 당혹

    변호사 양성에 치중하는 법학 교육 보면 안타까워

     

    전북 남원에서 태어난 소 변호사는 4남 1녀 중 맏이로 부모님의 기대 속에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며 자랐다. 그는 6·25 전쟁이 터져 서울대 법대를 중퇴해야 했던 아버지를 대신해 법조인을 꿈꿨다. 동네에서는 온순하고 착실한 아이로 통했다. 하지만 마을 뒷산에 있는 나무 이름을 줄줄 꿰고, 외국 소설을 읽은 뒤에는 지도책을 펴놓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나라를 하나하나 짚어보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다. 궁금증이 생기면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골몰해야 직성이 풀리는 학생이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호기심과 끈기·뚝심을 바탕으로 국내 최고의 조세 분야 전문가로 자리잡았다. 

     

    소 변호사는 1992년 서울고법 판사 시절 세법을 접한 뒤 4년간 대법원 조세전담 재판연구관 및 팀장으로 근무했다. 그러면서 뒤늦게 시작한 세법공부가 결실을 거둬 1999년 법학박사 학위도 받았다. 2000년 변호사로 개업해 율촌에 합류한 뒤에는 조세그룹을 이끌며 납세자 권익보호와 불합리한 세법 체계를 정비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자의적 세무조사의 위법성'을 처음으로 인정한 판결을 이끌어내는 등 세무조사권의 남용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또 소득금액변동통지의 처분성을 인정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이끌어내 권리구제 범위를 확대하고, 이중과세 인정 판결로 세법 개정을 이끌기도 했다.

     

    그가 학위논문을 계기로 낸 저서 '조세소송'은 조세법 이론과 관련 소송 실무의 바이블로 법조계 스테디셀러에 올랐다. 2011년에는 세정협조자로서 동탑산업훈장을, 지난해에는 제48회 한국법률문화상을 받았다. 한국법률문화상은 대한변협이 법조실무나 법률연구를 통해 인권옹호와 법률문화의 향상, 법률문화교류에 공로가 있는 사람에게 주는 법조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하지만 소 변호사는 이 모든 것이 '우연과 행운의 결과'라며 머리를 숙였다.

     

    147920_2.jpg

     

    "대법원 재판연구관 시절 덜컥 조세팀장이 되면서 책임감과 중압감을 느끼고 본격적으로 연구에 매진했습니다. 경희대 박사과정에 진학해 학위를 받으며 연구에도 힘썼습니다. 조세는 일종의 국민회비여서, 국가 구성원으로서 담세력에 따라 형평에 맞게 골고루 부담해야 합니다. 특히 복지국가로 전환되면서 조세부담이 점점 커지고, 납세자의 역할이 커지는 지금에는 조세입법부터 조세징수·조세집행에 이르는 전 과정이 일관되게 지켜지는 조세정의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조세입법에서부터 합헌적 접근이 부족하고 조세가 자의적으로 집행되는 일이 여전한 실정입니다. 개인적으로 2017년 제48회 한국법률문화상 수상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상금 3000만원을 한국세법학회에 논문공모상금으로 전액기부하고, 조세정의의 입법 등 확산방안과 납세자 세금감시의 효율적 방안을 요청했습니다."

     

    그는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실무상 혼란을 겪던 소득금액변동통지의 처분성 인정 등 다수의 새로운 판례를 이끌어 낸 일을 꼽았다. 특히 최근 대학 장학금을 출연했다가 거액의 증여세를 물게 된 기부자를 무료 변론해 승소로 이끈 '수원 교차로 사건'을 보람 있었던 사건으로 꼽았다. 이 사건으로 그가 속한 율촌은 아시안 로(Asian Law)에서 선정한 최고송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발달장애·정신장애·치매, 

    관련법·소관부처 각각 통합되지 않은 제도에는

    힘이 모일 수 없어

    세계성년후견대회 개최는 제도 발전의 전환점

     

    그는 지난해 율촌에서 최초로 정년을 맞아 파트너에서 물러났다. 소 변호사는 "이제 활발한 소득활동는 마무리 되었다(웃음)"며 "이제 사회 공공의 이익, 남을 위한 활동이 주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 활동, 세금지키기 운동에 관심을 두려 한다"고 말했다. 소 변호사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태 등 법조계 상황에 대해 "법조계 전체에 대한 신뢰와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며 "우리 사회 시스템의 기반과 신뢰를 뒷받침하는 법조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법농단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일련의 수사를 비롯한 조치는 당혹스럽습니다. 관련 당국은 물론 국민들도 사법의 미래를 좀더 고민해야 합니다. 한 번 일어난 사법불신은 씻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법학의 토대가 고사상태에 처한 점이 안타깝습니다. 법을 공부하고 법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법치주의는 탄탄해집니다. 하지만 법학 교육기관이 로스쿨 중심으로 운영되고, 변호사 양성에 치중하면서 법학교육이 위기에 처했습니다. 후견제도든, 조세제도든 시스템이 잘못 짜여지면 그 피해는 국민과 우리 모두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법다운 법 제도 다운 제도를 만들어가는 데는 전문성을 갖춘 법학도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더 많은 법 전문가와 충실한 법학교육이 필요한 때입니다."


    최근 많이 본 기사

    리걸북스

    더보기

    리걸에듀

    더보기

    리걸인사이트 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