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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관 구성 다양화… 전원합의체 회부 사건 늘어날 듯

    최근 전합 판결로 본 대법관 성향 분석

    이세현 기자 shlee@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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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과 병역거부 사건 등 최근 잇따라 선고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사건에서처럼 대법관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엇갈리는 것은 문재인정부와 김명수 코트(Court) 출범 이후 대법관 구성이 이전보다 다양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보수적 색채가 큰 흐름을 이뤘던 이전 대법원과 달리 대법관들이 자신의 소신에 따라 의견을 다양하게 펼칠 가능성이 커 소부에서 의견 합치를 이루지 못해 그만큼 전원합의체에 회부되는 사건도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최근 선고된 주요 사건에서도 대법원 전원합의체 최종 판단으로 정해진 다수의견 외에도 다양한 별개의견과 반대의견 등 소수의견이 표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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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형·조재연·이동원 대법관, 진영 이동 가능성 높아 = 대법관들은 최근 전원합의체 사건에서 보였던 것과 달리 후보자 시절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는 대체로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대표적인 이슈인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에 대해 김명수 코트의 구성원 가운데 김선수(57·사법연수원 17기) 대법관 단 1명만 폐지 입장을 나타냈을 정도다. 이때문에 인사청문회에서의 후보자의 답변은 소신이라기 보다 그저 무난한 '통과용'에 불과해 인사청문회에서 보다 심도있는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동원(55·17기) 대법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사형제와 낙태죄는 모두 존속돼야 하고, 동성애는 국가안전보장이나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제한될 수 있다는 비교적 강경한 보수적인 입장을 밝혔다. 인사청문회 당시 '보수성향'이라는 평가에 대해 "보수든 진보든 치우치지 않으려고 노력해왔지만, 그런 평가가 있다는 건 알고 있다. 크게 기분 나쁜 평가는 아니다"라고 답변할 정도였다. 

     

    다수의견 외에도

    다양한 별개의견·소수의견 많이 표출

     

    그러나 이 대법관은 이번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에서 피해자들의 개별 청구권을 인정했다.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에서도 국방의 의무가 양심의 자유에 우선한다고 밝혔지만 국가의 안전보장에 우려가 없다면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에 대한 변희재씨의 주사파 발언 사건에서는 표현의 자유에도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표현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냈다.

     

    반면 판사 시절 시국사건에 대한 소신 판결로 '반골판사'로 불렸던 조재연(62·12기) 대법관은 진보 성향을 보일 것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깨고 일제 강제징용 사건에서 피해자들의 개별 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청구권협정이 헌법이나 국제법에 위반해 무효라고 볼 것이 아니면 내용이 좋든 싫든 따라야 하며,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나 배상문제는 우리 정부가 해결하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 패소 취지의 반대의견을 낸 대법관은 조 대법관 외에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권순일(59·14기) 대법관 단 한명이었다.

     

    김재형·조재연·이동원 대법관 진영 이동 가능성 높고

    '법리중시' 여성대법관도 사안별 '진영의 벽' 넘을 수도

     

    한편 조 대법관은 대법관이 된 이후 대법원 소부 판결에서 주심을 맡은 사건 가운데 간첩누명을 쓴 피해자의 아들과 사위도 국가를 상대로 일실수입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판결하고, 채권추심원도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하므로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등 사회적 약자나 근로자의 권리를 넓게 보호하는 진보적 성향의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학자 출신인 김재형(53·18기) 대법관은 통상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돼왔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과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에 대한 변희재씨의 주사파 발언 사건에서는 김 대법원장과 같이 가장 진보적인 입장을 나타내긴 했지만, 최근 선고된 장기계속공사계약에서의 총공사기간 연장으로 발생한 간접공사비 청구를 제한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는 총괄계약의 구속력을 인정해야 한다며 반대의견에 서는 등 법리적 부분에서 자신만의 소신을 나타내 이동원, 조재연 대법관과 함께 중요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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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리중시' 여성 대법관 = 한편 여성 대법관도 법리를 중시하며 사안별 진영 이동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민유숙(53·18기) 대법관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개별 청구권을 인정하고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며 진보적 판결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민 대법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에는 사형제에 대해 "종국적으로는 폐지돼야 하지만 그 전제로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 제도가 명확히 입법화 돼야 한다"는 입장을,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에 필요한 법"이라며 "북한은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이며 이에 기초해 재판해야 한다"는 보수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특히 대법관이 되기 전 일선 법원에서 형사재판을 담당하며 합의나 공탁, 반성 등을 이유로 선처를 받았던 피고인에 대해 진정한 반성 여부와 피해자의 진심어린 용서 여부 등을 살펴 죄질에 합당한 양형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판결을 수차례 선고해 엄정한 양형으로 유명했다.

     

    정치적 이슈 적은 사건에는

    뚜렷한 성향 나타나지 않아

     

    ◇ 정치·이념색 짙은 사건 아니면 특정 방향 예측 어려워 = 김명수 코트는 이전에 비해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의 대립이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고는 있지만, 정치적 또는 이념적 이슈가 두드러지지 않는 법리위주의 사건에서는 뚜렷한 성향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18일 채권 소멸시효의 중단만을 목적으로 하는 확인소송도 가능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대표적이다. 이 사건에서 대법관들은 7대 5대 1로 의견이 갈렸는데, 김 대법원장과 김소영(53·19기)·조희대(61·13기)·박상옥(62·11기)·이기택(59·14기)·조재연·민유숙 대법관이 다수의견에 함께 섰다. 이에 대해 권순일·박정화(53·20기)·김선수·이동원·노정희(54·19기) 대법관이 반대의견을, 김재형 대법관이 별개의견을 내는 등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등에서 보였던 성향 분포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정치적·이념적 이슈와 별 상관이 없는 사건에서는 대법관들이 법리적인 소신에 따라 의견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1일 김소영 대법관이 퇴임함에 따라 법원행정처 출신은 기획조정실장과 차장을 지낸 권 대법관과 평판사 시절 사법정책연구심의관을 지낸 이기택 대법관 두 명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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