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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 "사법부·법관에 대한 희망의 끈 놓지 말아달라"(종합)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서 "'법기술자'라는 냉소, 아프지만 경청해야"
    여야, 김 후보자 '다운계약서 작성·위장전입 전력' 두고 공방도

    이승윤 기자 leesy@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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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대법관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이춘석)는 4일 김상환(52·사법연수원 20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본격적인 후보자 검증에 나섰다. 지난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이후 무려 58일만이다.

     

    김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재판거래 의혹' 등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태를 의식한 듯 "법원을 향한 국민들의 실망과 불신이 매우 깊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사법부의 위기가 비롯된 근본적 원인이 무엇인지 절박한 심정으로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과거 국가권력에 의해 기본적 인권이 부당하게 침해되는 상황에서 이를 바로잡아 달라는 당사자의 절박한 호소를 법원이 외면했다는 역사적 기억을 국민들이 갖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최근 상황을 계기로 법원 구성원 모두 재판의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와 '권력에 대한 통제를 통한 국민의 기본권 보호'라는 사법의 본질적 사명을 다시 절실하게 인식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법원이 재판 근거로 삼았던 법리가 국민의 눈높이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겸허하게 점검하고 성찰하는 데 부족한 면은 없었는지 돌아보게 된다"며 "법관을 비롯한 실무 법률가들을 향한 '법기술자'라는 냉소는 아프지만 경청해야 할 국민의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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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김 후보자는 "법관들도 사건에 대한 정의롭고 공평·타당한 판단을 위해 불철주야 자신의 삶을 헌신하고 있다"며 "부디 사법부와 법관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동료법관들과 함께 더욱 힘을 모아 국민들에게 진정 믿음과 희망을 주는 사법부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계속 정진하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이와 함께 그는 "헌법재판소 파견 경험을 통해 다른 헌법기관에서 법원을 바라보는 비판적인 시각을 여과 없이 접하게 됐고, 결코 변할 것 같지 않던 기존 법리도 헌법해석을 통해 변경될 수 있음을 봤다"며 "법원 재판에서도 헌법적 관점에서의 조명이 절실하게 요구됨을 자각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대법관 직책을 맡게 된다면, 법원에 보내주시는 안타까움과 질책의 말씀을 항상 가슴에 새기는 한편 헌법이 담고 있는 귀중한 의미와 가치를 재판에 담아 굳건한 생활 규범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가 공평하고 진지하게 평가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정의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절실한 바람에 부응해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목소리를 정확하게 내어야 한다는 것을 한시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최근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된 판사들에 대한 탄핵소추를 촉구한 것에 대해 "동료 법관으로서 참여한 대표들의 고민을 이해하는 입장"이라며 "다수의견이든 소수의견이든 동료 법관들의 솔직한 마음이 드러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법원 내 개혁 성향 판사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에 대한 정치적 편향성 논란과 관련해서는 "국제인권법과 보편적 인권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재판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공식 연구모임으로 알고 있다"며 "제가 아는 범위에서는 우리법연구회든 국제인권법연구회든 열심히 재판을 잘하기 위한 법관의 연구모임"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또 '사법농단의 해악을 척결해야 사법부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깊이 동감한다"면서 "사법행정이 재판의 독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도록 제도를 변화시키는 것과 동시에 법원의 핵심 역할인 재판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여야는 김 후보자의 부동산 다운계약서 작성과 위장전입 전력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실정법을 위반하고 세금을 탈루한 만큼 대법관으로서 도덕성이 부족하다"며 공세를 퍼부었다. 한국당 인청특위 간사인 김도읍(54·25기)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서면 질의·답변 과정에서 2001년 12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A아파트를 4억원에 매수하면서 매매대금을 1억8500만원으로 기재하는 등 두 차례 다운계약서 작성과 세 차례 위장전입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같은 당 신보라 의원은 "법관이라면 다운계약서 작성이 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며 "대법관이 되기 위해서는 더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데, 이런 문제를 가진 대법관들이 대법원을 구성할 경우 논란의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인사에서 배제돼야 할 정도의 중대한 결격사유가 아니다"라며 김 후보자를 엄호했다.

     

    민주당 박범계(55·23기) 의원은 "2005년 7월 이전 위장전입은 고위공직자 인사에서 문제 삼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운계약서 작성도 실거래가 신고가 의무화된 2006년 이전"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신동근 의원도 "김 후보자의 위장전입은 부동산 투기나 자녀 학교 배정 등의 목적이 아니었다"며 "본인의 양심과 도덕적·윤리적 문제가 있지만, 인사에서 배제돼야 할 만큼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위장전입 사실에 대해 김 후보자는 "사려 깊지 못했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운계약서 작성에 대해서도 "안일하게 법관으로서 사려 깊지 못하게 대처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을 통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국민이 많을텐데, 이런 상황만으로도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대전 출신인 김 후보자는 보문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1988년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제주지법·수원지법·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헌법재판소 연구부장, 부산·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장을 맡아 원 전 원장의 대통령 선거 개입 혐의를 인정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판결을 내려 주목을 받았다. 정통 법관으로 법리와 실무에 두루 능통하다는 평가와 함께 헌법재판소 연구부장 등 두 차례에 걸친 헌재 파견 근무 경험을 갖고 있어 헌법적 마인드와 식견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인사청문회 이후 인사청문특위가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하면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로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게 된다. 앞서 지난달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이번 정기국회 안에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키로 합의한 바 있다. 정기국회 회기는 오는 9일까지로, 6일과 7일에 각각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 


    다음은 김 후보자 모두 발언 전문.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모두발언>

    존경하는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이춘석 위원장님, 그리고 위원님 여러분! 다양한 의정활동으로 바쁘신 가운데에도 저에 대한 청문회를 준비해주신 위원님들의 노고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부족함이 많은 제가 민의의 전당인 이곳 국회에 대법관 후보자로 서게 된 것만으로도 최고의 영예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법관의 막중한 사명을 생각할 때, 강한 책임감과 함께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이번 청문회의 취지와 중요성을 명심하고 위원님들의 질의에 솔직하고 성실하게 답변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존경하는 위원장님, 위원님 여러분. 청문회를 준비하는 기간은 법관으로서 제 삶을 겸허히 돌아보고 법원이 처한 현실에 대하여 깊이 성찰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대전에서 2남 중 둘째로 태어나 성장하였습니다. 집안 형편상 저의 어머니는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국군병원에서 기능직 군무원으로 오랜 세월 고단한 일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제가 법관으로 일하면서 법정에서 만나게 된 힘들고 지쳐 있는 많은 당사자들을 따뜻한 시선과 목소리로 대하고자 일관되게 애써왔던 것은 어머니의 평소 모습을 따라 배운 것임을 늘 가슴에 담고 있습니다.

    저는 1994년 3월 부산지방법원 판사로 부임하였습니다. 초임판사 시절, 미숙함이 많던 저에게 법관이 선언하는 정의는 법정에서 마주한 당사자를 향한 구체적인 정의가 되어야 하고, 법관의 양심은 개인적인 고집과는 구별되어야 함을 깨우쳐주셨던 선배 법관님들의 가르침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훌륭한 선배들과 동료들은 법관 생활을 하는 내내 제게 큰 힘과 용기를 주었습니다.

    포천군 판사를 시작으로 3년간 민사소액재판을 담당하였습니다. 당사자들과의 소통에 노력하였지만, 그들의 진정한 아픔을 읽어내기에는 역량과 경륜이 많이 부족하였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 법이 어디 있어요?"라고 절박하게 물어오던 어느 시골 할머니에게 그저 법조문과 판례의 의미만을 장황하게 설명하던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법관은 법에 따라 사안을 처리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당사자가 제기하는 법의 정당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 제대로 대답하여야 합니다. 그러지 못한다면 불편한 마음으로 난생 처음 법정을 찾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법관은 영영 세상과 동떨어진 사람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돌이켜 보면 보람과 함께 아쉬움도 많았지만, 그때의 경험을 통해 법관의 역할과 겸손의 미덕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참 다행한 일이었습니다.

    6년간의 재판연구관 경험은 법관으로서 가져야 할 헌법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해 주었습니다. 특히, 헌법재판소에 파견되어 헌법연구관 및 부장연구관으로 일한 경험은 세상과 법을 바라보는 제 눈을 보다 넓고 깊이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다른 헌법기관에서 법원을 바라보는 비판적인 시각을 여과 없이 접하게 되었고, 결코 변할 것 같지 않던 기존의 법리도 헌법해석을 통하여 변경될 수 있음을 보았습니다. 법원의 재판에서도 헌법적 관점에서의 조명이 절실하게 요구됨을 깊이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법관이 내세우는 법리가 변화하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의심하여야 하고, 소수의 목소리가 미약하다 하여 그에 담긴 기본권의 가치를 결코 과소평가하여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명확히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저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전담판사 및 형사합의부 재판장으로, 2013년 이후에는 고등법원의 민·형사 재판장으로 재직하였습니다. 사회의 주목을 받고 당사자들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사안을 재판하였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는 법정에 선 모든 사람은 법관이 부당한 외부 사정에 전혀 흔들림 없이 오로지 사안의 구체적 경위와 내용을 잘 헤아려 판단해주리라 믿고 있음을 늘 의식하였습니다. 경계하는 마음으로 긴장된 삶을 살아야 했지만, 오직 공평무사한 자세로 사안의 무게에 맞는 구체적이면서도 보편타당한 결론에 이르기 위하여 묵묵히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존경하는 위원장님, 위원님 여러분! 저는 법원을 향한 주권자인 국민들의 실망과 불신이 매우 깊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 이러한 엄중한 상황에서 사법부의 위기가 비롯된 근본적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절박한 심정으로 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먼저, 과거 국가권력에 의하여 기본적 인권이 부당하게 침해되는 상황에서 이를 바로잡아 달라는 당사자의 절박한 호소를 법원이 외면하였다는 역사적 기억을 국민들이 갖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법원이 이를 반성하고 새롭게 나아가려고 나름 노력하였지만 최근의 사태가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다시 무너뜨렸다는 것을 참담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최근 상황을 계기로 저를 비롯한 법원 구성원 모두는 재판의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와 '권력에 대한 통제를 통한 국민의 기본권 보호'라는 사법의 본질적 사명을 다시 절실하게 인식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법원이 재판의 근거로 삼았던 법리가 국민의 눈높이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겸허하게 점검하고 성찰하는 데 부족한 면은 없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법관을 비롯한 실무 법률가들을 향한 법기술자라는 냉소는 아프지만 경청해야 할 국민의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법관의 판단에, 완고하고 공허한 형식논리만 느껴질 뿐 자기 성찰이나 사회적 정의감 혹은 인간애 등 공감할만한 고민이 전해지지 않는다는 지적은 분명 받아들일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위원장님과 위원님, 그리고 국민 여러분! 만일, 제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법관의 직책을 맡게 된다면, 주권자인 국민과 위원 여러분이 법원에 보내주시는 안타까움과 질책의 말씀을 항상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헌법이 담고 있는 귀중한 의미와 가치를 재판에 담아 오랜 세월이 흘러도 대한민국의 굳건한 생활 규범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법관이 들고 있는 저울의 균형추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늘 점검하고 기울어짐을 경계하여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가 공평하고 진지하게 평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법원이 국민의 믿음과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또 법원이 법원답기 위해서는, 정의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절실한 바람에 부응하여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목소리를 정확하게 내어야 한다는 것을 한시도 잊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제가 이 자리에서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은 부디 사법부와 법관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는 말아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각계각층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애쓰고 계신 국민들의 노고와 헌신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 법관들 또한 오늘도 마주한 사건에 대한 정의롭고 공평, 타당한 판단을 위하여 불철주야 자신의 삶을 헌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 여성 법관이 과로에 쓰러져 어린 자녀들을 남겨두고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동료법관들과 함께 더욱 힘을 모아 국민들에게 진정 믿음과 희망을 주는 사법부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계속 정진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도 성심을 다하여 임하겠습니다. 청문회 과정에서 위원님들이 주시는 조언과 충고를 국민의 뜻으로 귀담아 듣고 늘 유념하겠습니다. 저에 대한 청문회를 위하여 귀중한 시간을 내어 주신 위원장님과 위원님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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