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뉴스

  • 상시채용
  • 기사제보
  • 기타 단체

    “불법 해외사이트 접속 차단”에 인터넷 검열·감청 논란

    방송통신위원회, 고강도 기술 적용 결정 파장

    이장호 기자 jangho@lawtimes.co.kr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150882.jpg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해외 성인·도박 사이트 접속 자체를 차단하는 고강도 조치를 내린 것을 둘러싸고 인터넷 검열·감청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리벤지 포르노 유포 등 불법행위를 막고 유해 사이트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이지만 국민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조치라는 것이다. 특히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야동 차단은 명분일 뿐 사실상의 인터넷 사전 검열로 국민을 감시하려는 '빅 브러더' 정책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사이트 게시물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판단 없이 국가가 임의적으로 그것도 사전에 사이트 접속 자체를 차단하는 것은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위법 소지마저 농후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방통위

    “SNI 필드 영역은 통신비밀에 해당 안돼

    … 감청과도 무관”

     

    ◇ 방통위, 불법음란물·도박 사이트 접속 차단 = 방통위는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음란물과 도박 등 불법정보를 보안접속(https) 및 우회접속하는 방식으로 유통하는 해외 인터넷 사이트 895곳에 대해 기존보다 강력한 차단 기술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새로 도입된 차단 기술은 '서버네임인디케이션(SNI) 필드 차단' 방식으로 'https 차단'이라고도 불린다. 이 방식은 https 접속 때에도 서버 이름이 암호화되지 않고 전송되는 SNI 필드에서 차단 대상 서버를 확인해 접속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불법 사이트로 판단되면 접속 자체를 차단하는 기술이다. 접속이 차단되면 암전(black out) 상태로 표시된다.

     

    사전 접속차단은 위법소지

     

    기존 'URL(인터넷 주소) 차단' 방식은 인터넷 이용자가 미리 등록된 불법 사이트에 접속하면 자동으로 '불법·유해정보 차단 안내(warning.or.kr)' 페이지로 이동하면서 차단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URL 차단 방식은 주소창에 'https'라는 보안접속 프로토콜을 쓰면 간단히 뚫리는 문제점이 있었다. 지난해 10월 도입된 'DNS(도메인네임서버) 차단' 방식도 쉽게 우회가 가능해 불법 사이트 접속을 원천 차단하기에는 무리였다. 

     

    방통위의 발표 이후 KT와 LGU+, SK브로드밴드 등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 7곳이 SNI 필드 차단 방식을 바로 적용해 12일부터 불법유해정보사이트 895곳의 접속이 봉쇄됐다. 

     

    누리꾼

    “https 차단은 사실상 정부가

    인터넷 사전 검열 조치” 비난

     

    ◇ 누리꾼, "인터넷 사전 검열" 비판 = 누리꾼들은 방통위의 이 같은 조치는 사실상 정부가 인터넷을 사전 검열하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1일 'https 차단 정책에 대한 반대 의견'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에는 23만명이 넘는 누리꾼이 동참해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청원글 작성자는 "해외사이트에 퍼져 있는 리벤지 포르노의 유포 저지, 저작권이 있는 웹툰 등의 보호 목적을 위해서라는 명목에는 동의하지만, https를 차단하는 것은 초가삼간을 다 태워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https를 차단하기 시작할 경우에 지도자나 정부에 따라서 자기의 입맞에 맞지 않거나 비판적인 사람들을 감시하거나 감청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3만여 명 "https 차단 반대"

    '표현의 자유' 벗어난 영역

     

    이에 대해 방통위는 14일 설명자료를 내 "정보통신망법 등 근거 법령에 따라 불법인 해외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것은 인터넷을 검열하거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방통위는 "합법적인 성인영상물이 아닌 아동음란물 등 불법영상물에 대한 접속 차단이고, 이 같은 불법정보 유통은 표현의 자유를 벗어난 영역"이라며 "독립기구인 방통위가 불법정보로 심의·의결한 내용에 대해 삭제 또는 접속 차단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또 SNI 필드 차단 방식은 감청과도 무관하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통신비밀보호법상 '감청'이란 '암호화'돼 송수신되는 전기통신 내용을 '열람 가능한 상태로 전환'해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라며 "암호화되지 않고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SNI 필드 영역은 통신비밀보호법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통신비밀에 해당하지 않고, 통신사업자가 스팸 차단과 같이 기계적으로 접속을 차단하는 것으로 통신내용을 확인하는 '감청'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례와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8월 수사기관이 인터넷 회선에서 오가는 전자신호에 개입해 이를 감청하는 이른바 '패킷 감청'이 통신의 비밀과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며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 2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전문가

    “누가, 어디로 접속했다는 내용

    모두 수집할 수 있어 문제”

     

    ◇ 전문가 "위법 소지" = 전문가들은 이처럼 방통위의 조치가 감청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논란이 심할 뿐만 아니라, 설사 감청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사후적인 규제 조치가 아니라 사전에 사이트 접속 자체를 막는 것은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국내 최초 IT 전문로펌인 법무법인 민후의 김경환(50·사법연수원 36기) 대표변호사는 "패킷감청에는 'Deep Packet Inspection(DPI)'과 'Shallow Packet Inspection(SPI)'이 있는데, 편지로 비유하자면 DPI는 편지 안 내용을 보는 것이고, SPI는 편지봉투의 내용을 보는 것"이라며 "방통위의 이번 조치는 SPI에 해당하는데, 지금까지 문제가 됐던 부분은 주로 DPI로 이는 위헌임이 명백하지만 SPI는 아직까지 다툼이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방통위의 조치는 누가, 어디로 접속했다는 내용을 모두 수집할 수 있는 조치라는 측면에서 문제점이 있다"며 "누가, 어디로 접속했는지는 개인정보성을 띠기 때문에 국민 정서에 반할 뿐더러 위법 여부도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접속 국민자유 침해"

    접속자체 차단에 검열논란

     

    이근우(46·35기)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리벤지 포르노와 같은 불법촬영물을 해외 사이트에 올려놓은 경우 도저히 통제가 안 돼 그런 부분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는 방통위의 입장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접속 자체를 차단하도록 해 검열 논란이 생기는 것"이라며 "국가가 보기에 불건전한 콘텐츠가 있더라도 그걸 포괄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자유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리걸북스

    더보기

    리걸에듀

    더보기

    리걸인사이트 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