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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계 “검찰 수사기록 전자화 해야”

    적폐 관련 수사기록 10만쪽 넘어 잇따라 ‘트럭기소’

    손현수 기자 boysoo@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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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계에서 형사기록 특히 검·경 수사기록을 하루빨리 전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전자소송이 정착된 민사·가사·행정 등 다른 사건들과 달리 형사사건은 아직까지 종이 기록을 이용하고 있다. 종이로 된 기록이 하나밖에 없는 탓에 피고인과 변호인들은 형사사건 기록을 열람·복사하는 데도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최근 적폐수사와 관련해 검찰 수사기록만 10만쪽이 넘어가는 이른바 '트럭기소'가 이어지면서 종이기록 문제는 피고인과 변호인의 방어권을 제약하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때문에 수사기록 등 형사기록을 전자화해 언제 어디서든 접근 가능토록 함으로써 무기대등의 원칙과 방어권 보장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종구(56·사법연수원 21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16일 서울고법 판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수사기록의 전자화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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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부장판사는 "국가는 가장 강력한 권한(힘)을 가진 단체로 1인이 만들 수 없는 기록을 단기간 내에 만들 수 있고 수사기관도 마찬가지"라며 "수사기관은 1인이 만들 수 없는 기록을 단기간 내에 만들 수 있고, 1인이 정해진 기간 내에 숙독하기 불가능한 기록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기 위해서는 변호인이 수사서류를 숙독할 수 있어야 하고, 검사가 만든 증거서류를 재판부가 읽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수사서류를) 변호인 시각에서 숙독할 수 있어야 국민의 기본권이 완전하게 보장될 수 있고, 형사소송법은 당연히 변호인 시각에서 검사가 작성한 증거서류를 숙독할 수 있는 기회 제공도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접히는 부분은 공백…

    법원·검찰 복사기 예약도 밀려


    검찰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에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해 20만쪽,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해 17만쪽에 달하는 방대한 수사기록을 만들었다. 임 전 차장 사건은 변호인들이 기록을 복사하는 데에만 2주 이상의 시간이 걸렸고 1000만원이 넘는 돈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기록도 12만쪽에 이른다.

     

    윤 부장판사는 "만약 변호인이 검사나 수사기관이 만든 증거서류 전부를 숙독하지 못한다면 공개된 법정에서 증거서류 전부가 '낭독'되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다른 방법 중 하나는 (수사서류) 종이 원본을 그대로 두면서 전자적 이미지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방대한 수사기록을 전자적 이미지로 전환한 후 모든 이해관계인에 전자적 이미지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거나, 전자적 이미지를 저장한 매체를 재판부에 송부하고 변호인에게 교부하는 것이 왜 실현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수사와 재판은 단계별로 종국되는데, 단계별로 종국돼 확정된 기록 원본은 그대로 두면서 이와 함께 전자정보화를 시행할 수 있고 그 대표적인 사례가 미연방 항소법원"이라고 설명했다.

     

    칼라사진은 흑백으로…

    증거 확인·분석하기도 어려워

     

    변호인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수사기록 등을 복사하기 위해 법원·검찰 복사기를 예약하는데, 예약이 밀려 2~3주가량 기다려야 하는 일이 빈번하다. 특히 편철된 수사기록은 해체하는 것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방대한 분량을 한장한장 넘겨가며 복사해야 할 뿐만 아니라 편철돼 접히는 부분은 제대로 복사되지도 않는다. 또 원본 기록에 컬러로 된 사진 증거 등은 복사하면 모두 흑백이 되기 때문에 이들 증거를 확인·분석하는 데도 어려운 점이 많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수사기록조차 제때, 제대로 보기 힘든 피고인과 변호인이 무슨 수로 막강한 공권력과 수사인력을 등에 업은 수사기관에 대응해 맞설 수 있겠느냐"며 "기록만이라도 제때, 아무 제약없이 볼 수 있어도 피고인과 변호인의 방어권 보장을 강화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고인·변호인의 방어권 실질보장

    가장 큰 걸림돌로

     

    김윤호(41·변호사시험 4회) 법무법인 라온 변호사는 "검찰 수사종결과 동시에 증거개시가 되면 변호인 선임신고서를 들고 증거(기록)열람실로 가지만 복사기 예약이 다 찼다며 2~3주 뒤에 다시오라는 말을 들은 것이 여러번"이라며 "특히 (기록이) 까만 줄로 묶여 편철돼 있는데 풀지도 못하게 한다. 기록 분량이 적으면 전화번호부 1권, 많으면 10권쯤 되는데 한장한장 넘겨가며 복사를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고, 특히 접히는 부분은 복사가 잘 되지 않아 내용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통사고 관련 사건에서는 사진증거가 중요한데 변호사들은 복사한 흑백사진을 보는 반면 판·검사들은 컬러사진을 본다"며 "(흑백으로 복사한) 증거사진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어 변호인으로서 방어권을 적절히 행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형로펌에 비해) 작은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는 변호사들은 기록 열람·복사때문에 더 큰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며 "형사소송 전자기록화가 진행중인 것은 알지만 조금만 더 서둘러줬으면 한다"고 했다.

     

    이상원(59·21기)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우리 사회가 이미 전자화된 지 오래됐고 전자문서도 문서로 봐야하므로 형사사건도 전자소송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나아갈 방향이다"라며 "다만 전자소송을 도입함에 있어 공판중심주의나 삼권분립이 해하지 않도록 기술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건기록이 법원에서 증거로 채택되면 변호사, 피고인, 검찰, 법원 등 당사자가 모두 시스템에 들어가서 기록을 볼 수 있도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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