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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임 법원장에 듣는다] 김주현 초대 수원고법원장

    사법접근센터를 ‘한국의 멀티도어 코트 하우스’로

    왕성민 기자 des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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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42만 경기남부 주민들께서 고등법원 설치를 염원해 주신 덕분에 지난달 수원고법이 무사히 개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뜻을 무겁게 여기고 주어진 소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선 전국 법원에서 처음 설치된 '사법접근센터'의 안착에 역점을 둬 한국의 '멀티도어 코트 하우스(Multi-Door Court house)'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취임 한 달째를 맞은 김주현(58·사법연수원 14기·사진) 초대 수원고법원장은 본보와 인터뷰에서 수원고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통합적 사법지원이 가능한 사법접근센터를 내실있게 운영해 법원이 종합적인 분쟁해결의 '허브(Hub)'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법접근센터가 초첨을 맞추고 있는 대상은 장애인·이주민·북한이탈주민·외국인 등 사회적 약자들입니다. 이 밖에도 법원 이용 시 불편이 예상되는 사람들은 누구나 지원 대상이 됩니다. 물론 법원이 이들의 소송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민원인들의 수요에 맞춰 알맞은 서비스를 안내하는 것은 가능하지요. 처음 소송을 겪는 사람이라면 자기 사건이 민사사건인지 아니면 행정사건인지부터 헷갈리지 않겠습니까? 그러한 분들에게 적합한 분쟁해결의 방향을 알려주는 것이 센터의 본질입니다. 가장 합리적이고 신속한 분쟁해결의 지표를 안내하는 일종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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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원장은 1994년 예일대 로스쿨에서 장기연수를 받는 동안, 미국 법원의 멀티도어 코트 하우스(Multi-Door Court house) 제도를 접한 경험을 말해줬다. 멀티도어 코트 하우스는 1976년 하버드 로스쿨 교수인 프랭크 샌더(Frank E.A Sander)가 창안한 개념으로 법원이 소송(suit case)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다양한 분쟁해결 방안을 안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미국에서는 여러 주(州)에서 이 개념을 차용해 제도화에 성공했다. 


    지역 내

    변호사회·법무사회·법률구조공단 등과 협력

     

    "멀티도어란 법원이 민원인들에게 여러 개의 '문(door)'을 제시해 준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수원법원은 경기중앙변호사회, 법무사회, 법률구조공단, 가정법률상담소, 신용회복위원회 등과 손잡고 민원인들에게 다양한 '문'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대한상사중재원 등 법원 이외의 분쟁해결기관 목록도 센터에 비치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법원과 지역사회가 연계된 원스탑 사법서비스의 혁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외부 전문가들에 의한 회생·신용회복 상담, 가정문제 상담, 심리상담이 폭넓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4월 중으로는 법원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상담예약 서비스를 실시해 이용 편의성을 극대화할 계획입니다."

     

    그는 수원고법 개원으로 지역사회가 누리게 된 다양한 이점을 강조했다. 

     

    "기초지방자치단체 단위에 고등법원이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만큼 지역균형 발전에도 좋은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판단합니다. 직·간접적인 고용 창출과 함께 항소심 사건의 권역내 처리로 인한 긍정적인 외부효과(External effect)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서울까지 가야했던 사건 당사자들이 수원에서 재판을 받게 되면서, 자신들의 시간과 비용을 보다 생산적인 업무에 투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역 법조시장의 확대도 기대됩니다. 전국 2위 규모의 고등법원 위상에 걸맞게 경기남부지역 로펌과 법률사무소들도 양적·질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통합적인 사법지원으로

    신속한 분쟁해결 방향 등 제시

     

    김 원장은 수원고법의 재판부 규모도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서울고법이 처리해 온 사건의 19%가량을 수원고법에서 처리하게 된다. 

     

    "현재는 민사부 2.5개, 형사부 1.5개, 행정부 1개로 모두 5개의 재판부를 운영하고 있는데, 2021년까지 12개 재판부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공단지역이 산재한 경기남부의 특성상 행정부도 1.5개에서 2개 재판부 정도가 요구됩니다. 또 민생수사를 확대하는 기조가 유지된다면 형사부도 2.5개에서 3개까지 증설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관할 내 사건 수요 등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았으므로,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정확한 재판부 규모와 구성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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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법원 부장판사로만 구성된 '완전한 형태의 대등재판부'는 아니지만 수원고법은 민사2부(재판장 손지호 부장판사)와 형사1부(재판장 노경필 부장판사)를 고법 부장판사 1인과 고법 판사 2인으로 구성된 대등재판부로 운영하고 있다. 김 원장은 "(법원 내) 대등재판부의 구성 비율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될 것"이라며 "운영 취지를 잘 살린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기초지자체서 高法은 처음

    지역발전에도 긍정적 영향

     

    "퇴직하는 판사들의 숫자는 줄어들고, 신규 영입되는 판사들의 연차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앞으로는 법원 내 대등재판부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대등재판부에 대해 '사실상 단독화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저는 대등재판부의 성공이 운용의 묘(妙)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기존의 배석 시스템에서도 재판장이나 다른 배석판사가 주심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면 단독재판이나 다름 없었겠지요. 반대로 3명의 판사가 치열하게 자기 의견을 내고 토론하면 (형식적인 구성과 상관없이) 사실상 대등재판부로 볼 수 있는 겁니다. 이 모든 것이 결국 시스템의 차이가 아닌, 운영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또 경륜이 많고 재판 경험이 풍부하신 판사들이 다른 주심 사건도 검토하면서 함께 판단을 하면 재판이 더욱 충실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 원장은 수원법원의 법관·직원들과 광교 법조타운 법조인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주차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현재 수원법원 종합청사와 수원고·지검에 마련된 주차면수는 총 1341면으로 이 가운데 민원인 등 외부인이 사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은 고작 300면에 불과하다. 따라서 오전 10시 이후에는 사실상 법원 청사 내 주차가 불가능하다. 광교 법조타운 인근에는 공영주차장이 따로 없기 때문에 재판 등의 일정으로 법원을 찾는 변호사들과 민원인들은 부득이하게 불법 주차를 하고 있는 형편이다. 

     

    민원인들 불편 없도록

    최선의 사법서비스 제공 노력

     

    "신청사 주변의 주차난과 이로 인한 교통 불편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법원도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지자체 차원에서 대중교통 체계를 확대·개선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수원법원을 찾을 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이 마땅치 않습니다. 지하철은 신분당선 상현역이 가장 가깝지만 서울 강남에서 광교를 잇는 신분당선은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기 까다롭습니다. 법원의 서·남쪽에 거주하는 수원 등 대다수의 경기남부 주민들은 분당선을 타고 미금역으로 올라가서 다시 신분당선으로 갈아타고 상현역까지 내려오는 등 번거로움을 겪고 있어요. 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원시에서는 7번 버스 노선을 확충했지만 이 정도로는 교통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민원인들이 자동차를 가지고 올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일단 시·도에서 주변 도로망을 정비하고 버스노선을 확보하는 등 대대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김 원장은 마지막으로 민원인들이 이용하기 편한, 낮은 문턱의 법원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경기 남부지역의 인구와 경제규모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수원고법은 이런 지역 사회의 수요와 기대에 부응해 최선의 사법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법원을 찾는 민원인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법원 문턱을 낮추고, 국민을 위한 '좋은 재판'을 실현해 '국민 중심의 법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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