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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 징계수위 오락가락… 구체적 적용기준 세워야

    “징계제도 전면 손질”… 목소리 높아진다

    이장호 기자 jangho@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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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 '영구제명' 제도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법조문 설계가 잘못돼 영구제명할 수 없는 대상을 영구제명 대상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구체적 징계기준이 없는 등 비위 변호사를 제재하는 징계 시스템 전반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관련 법규를 정비하는 한편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징계 양형기준을 만들어 예측가능성과 공정성, 투명성을 높이는 등 변호사 징계제도를 전면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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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취소된 변호사는 징계대상 아닌데 영구제명 대상으로 = 변호사법 제90조와 제91조는 비위 변호사에 대한 최고 수준의 징계로 '영구제명'을 규정하고 있다. △변호사의 직무와 관련하여 2회 이상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도 포함) 그 형이 확정된 경우(과실범 제외) △2회 이상 정직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후 다시 변호사법 위반 등의 징계 사유가 있는 자로서 변호사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현저히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대상이다. 

     

    영구제명 제도는 비위 변호사에 대한 징계를 강화해 법조비리를 척결함으로써 90년대 말 의정부와 대전 법조비리사건으로 추락한 법조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법률서비스 시장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2000년 1월 도입됐다.

     

    그런데 영구제명 대상 첫번째로 규정된 변호사 직무와 관련해 2회 이상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는 전체 변호사법의 체계상 아예 기능을 할 수 없는 조항이라는 지적이다. 이유는 이렇다.

     

    ‘선임계 미제출’ 과태료

    100만원서 500만원까지 5배 격차


    변호사법 제18조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나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이 지난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등 변호사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대한변호사협회가 곧바로 해당 변호사의 변호사 등록을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변호사 등록이 취소되면 변호사가 아니기 때문에 비위 행위를 하더라도 징계대상 자체가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대한변협도 등록이 취소된 전직 변호사와 관련한 징계처분에 대해서는 '변호사가 아닌 자는 징계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각하 처분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재야 법조계 사상 처음으로 대한변협 징계위원회가 비위 혐의가 중한 A변호사에 대해 영구제명 처분을 내린 경우가 있지만, 이전에 여러 차례 정직 등의 징계처분을 받아 영구제명에 이른 사례다. 

     

    손창완 연세대 로스쿨 교수는 법무부에 연구용역과제로 제출한 '각국의 변호사 징계제도와 징계유형에 관한 연구'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손 교수는 "직무와 관련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등록취소가 된 후 다시 등록한 변호사가 또 다시 직무와 관련해 금고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형이 확정된 경우에는 영구제명사유에 해당하나, 변호사 자격이 상실된 자에 해당해 논리상 영구제명 처분을 할 수 없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결과는 2회 이상의 정직처분을 받은 후 다시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사유가 있는 변호사가 영구제명 처분을 받을 수 있는 것에 비해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더욱이 2회 이상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아 2회의 등록 취소를 받은 변호사는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이 없어 또 다시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해도 영구제명 처분을 내릴 수 없는 문제도 발생한다"고 했다.

     

    정형근(62·사법연수원 24기) 경희대 로스쿨 교수도 "비리 변호사를 영구적으로 퇴출시키고자 도입한 영구제명 제도가 사문화되고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홍만표, 최유정 변호사처럼 언론과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에서는 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제명'을 했는데, 형이 확정돼 등록 취소가 된 변호사는 징계 대상 자체가 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더 큰 도둑은 놓치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록 취소가 된 경우라도 징계할 수 있도록 변호사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교수도 보고서에서 "변호사법에 징계 대상에 관한 규정을 신설해 징계 대상에 변호사 등록이 취소되는 자도 징계 대상이 됨을 명시하고, 등록 취소 사실을 징계처분 사실과 동일하게 취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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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 징계 수위도 '오락가락' = 변호사 징계 제도와 관련해서는 불분명한 징계기준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손 교수는 보고서에서 "현재 우리나라에는 변호사에 대한 징계에 적용되는 징계기준이 없고, 그에 따라 징계 대상 변호사에 따라 징계양정이 차이가 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2012년 법무부 변호사제도개선위원회(위원장 신희택)의 '2008~2011 변호사 징계사유 및 양정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징계사유가 비슷한 경우에도 징계양정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 교제비 명목으로 의뢰인에게 5000만원을 받은 변호사는 과태료 300만원을 내는 데 그친 반면, 판·검사 교제비 명목으로 8000만원을 받은 변호사는 정직 1년의 중징계를 받았다.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았다가 적발된 변호사들에게 부과한 과태료도 100만원부터 500만원까지 5배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고이상 형 두 번 이상 받아도

    영구징계 할 수도 없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법무부는 대한변협회장이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비위의 유형, 정도 등에 따른 구체적인 징계양정 기준을 마련해 법무부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변호사법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손 교수는 "형사절차에서 법관의 양형판단을 위해 양형기준을 제정해 피고인에 대한 공평하고 예측가능한 양형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데, 변호사 징계에서도 이에 준하는 징계기준이 필요하다"며 "변호사법에 징계기준에 대한 근거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창우(65·15기) 법조윤리협의회 위원장도 "변협 집행부마다 징계양정 기준이 조금씩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법원의 양형위원회처럼 변호사 징계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부 직무정지·조건부 직무수행 도입도 검토해야 = 독일처럼 제한된 범위에서 대리가 금지되는 '일부 직무정지'나, 미국처럼 특정한 조건 아래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게 하는 '조건부 직무수행' 등 다양한 징계유형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부 직무정지는 가령 형사전문변호사가 형사사건과 관련해 징계를 받을 경우 형사사건 수임만 금지시키는 방식이다. 조건부 직무수행은 형벌로 치면 일종의 보호관찰부 집행유예다. 일정한 조건의 충족을 전제로 정직 집행을 유예하는 처분이다.

     

    조건부 직무정지 등

    다양한 징계 유형 도입도 검토해야

     

    손 교수는 "일부 직무정지는 변호사의 직무에 대해 일부정지만으로도 충분히 징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경우에 활용될 수 있는데, 징계처분의 비례성 원칙에도 부합하는 면이 있다"며 "일부 직무정지 제도를 활용하면 징계를 통해 공익을 보호하려는 목적도 달성할 수 있고, 변호사에 대한 경제적 이익 박탈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입이 검토될 만한 징계유형"이라고 설명했다. 

     

    하 위원장은 "변호사가 정직을 당하면 전체 변호사 업무를 못하기 때문에 징계혐의자 본인에게는 커다란 부담이 된다"며 "일부 혐의가 있다고 해서 전체를 못 하게 하는 건 비례의 원칙에 맞지 않다. 외국의 입법례를 참고해 일부 직무정지 등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도 "징계유형을 구체화해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비리 변호사를 엄하게 규율해 국민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제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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