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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스트트랙에 국회 공전… 고유법안 무더기 폐기 우려

    임기 1년 남은 20대 법사위… 법안심사 어찌 돼 가나

    이승윤 기자 leesy@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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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 국회 임기 만료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심사하는 고유법안들이 무더기로 폐기될 것이라는 우려가 법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이나 검·경 수사권 조정 등에만 국회 논의가 집중돼 있을 뿐만 아니라 올해 하반기부터 각 정당이 21대 총선 준비 모드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 법안 심사를 위해 남은 시간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법원이나 검찰, 변호사 업계 등 법조계 주요 정책은 물론 국민 생활과 밀접한 민생법안 처리가 늦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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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대 법사위 고유법안70% 임기만료 폐기, 20대는? = 2000년 이후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되는 법사위 고유법안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16대 국회 때에는 216(전체 발의 법안 건수·이하 같음) 가운데 96건이 임기만료로 폐기돼 44% 수준이었지만, 17대 국회에서는 623건 중 333건으로 53.5%, 18대 국회 때는 988건 중 586건으로 59.3%로 늘어났다. 급기야 19대 국회 법사위의 경우 1300건 중 69.5%904건의 고유법안이 임기만료로 폐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해 '최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법사위 계류 고유법안 모두 1365

    사개특위에는 60

     

    28일 기준으로 법사위에 계류 중인 고유법안은 모두 1365건으로, 98.3%에 해당하는 1342건은 의원들이 발의한 반면 정부가 제출한 법안은 23(1.7%)에 불과하다. 법사위 고유법안 가운데 법안심사제1소위에 계류 중인 법안은 1128건이고, 아직 전체회의에도 오르지 못한 법안은 236, 전체회의에 계류 중인 법안은 1건이다. 1소위에 계류 중인 법안 중에는 형법 개정안이 103건으로 가장 많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82건으로 뒤를 잇는다.

     

    여기에 공수처 설치 법안과 수사권 조정안을 비롯해 기존에 법사위에서 논의하다가 사법개혁특별위원회로 이관된 법안도 있다. 사개특위가 심사 중인 법안 중 행정안전위원회 소관인 경찰 관련 법안을 제외한 법사위 고유법안은 모두 60건인데, 검찰청법 개정안이 18건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15,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13건 순이다. 사개특위가 정해진 기간 안에 법안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이 법안들은 법사위로 고스란히 이관된다. 사개특위 활동 시한은 다음달 말까지로 정해져 있다.

     

    법안 심사 시간 절대 부족 =이처럼 심사해야 할 법안은 쌓여있지만, 여야 간 정쟁에 따른 국회 공전으로 법안 논의를 위한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3월 임시국회 당시 1소위가 열린 것은 325일과 41일 두 차례였다. 그러나 3월 임시회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마지막으로 1소위가 열린 것은 지난해 정기국회 때인 1127일이다. 지난해 720대 국회 후반기 법사위가 구성된 이후 지금까지 10개월간 1소위는 단 7차례 열렸다.

     

    국회법상 연간 국회 운영 기본일정을 정할 때에는 2·4·61일과 816일부터 30일간 임시회를 열도록 기준을 정해놨지만, 지켜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여기에 각 상임위별로 2018회계연도 결산 심사와 함께 9월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는 국정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해야 하는데다, 정기국회가 끝나면 정치권은 곧바로 총선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게다가 법사위는 6~7월 임시회에서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도 열어야 한다. 다른 상임위를 통과해 넘어온 법안에 대한 체계·자구심사 역시 법사위의 몫이다.

     

    1소위 계류법안 1128

    형법 개정안 103건으로 가장 많아

     

    이 때문에 수많은 법안이 20대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폐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법사위 관계자는 "지난해 12~지난 1월까지 사개특위 소위가 집중적으로 열리면서 사법개혁 논의의 중심이 사개특위로 넘어가다보니, 상대적으로 1소위는 많이 열리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단 임시회가 열려야 회의 일정이라도 잡을 텐데, 국회 공전이 길어지다보니 많은 법안이 논의도 못한 채 그냥 묶여있는 실정"이라며 "이 추세대로라면 많은 법안이 임기만료로 폐기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사개특위 역시 공수처 신설과 수사권 조정 논의에만 매몰돼 있을 뿐, 아무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정식 가동된 후반기 사개특위는 지금까지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했다.

     

    최근 김영식(52·사법연수원 30) 신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나 김형연(53·29) 전 법무비서관 임명 당시 일었던 '판사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막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현직 판사의 청와대행을 제한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법사위에 1, 사개특위에 5건 계류돼 있다. 그러나 사개특위 법원·법조개혁소위에서는 지난해 12월 단 한 차례만 논의됐을 뿐 후속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급기야 지난 3월 법사위 1소위에서 야당 의원들은 "시급성이 있기 때문에 이 법만큼은 이번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여당 의원들이 "일부 법안이 사개특위에 넘어가 있기 때문에 법사위 논의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고 하면서 계속 심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고, 후속 논의는 없는 상태다.

     

    국회를 통과한 법률의 정밀도도 문제다. 시간에 쫓겨 수많은 법안을 심사하다보면 위헌적인 '누더기' 법률이 만들어질 우려도 높기 때문이다. 국회 관계자는 "위헌적인 법률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법사위가 잘 다듬어주고 걸러주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초등학생 방학 숙제하듯' 수많은 법안을 심사하다보면 놓치는 부분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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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법안 논의 시급한가 = 법사위에서 논의가 지연되고 있는 법안 가운데 대표적인 민생법안은 위험수위를 넘고 있는 '데이트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스토킹 방지법' 제정안이다. 현재 6건이나 발의돼 있지만 1소위에 넘어간 이후 단 한 번도 논의되지 않았다. 공권력에 의한 불법행위 피해자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소멸시효 적용을 배제하기 위한 국가배상법 개정안(3)이나 범죄피해자 지원 강화를 위한 범죄피해자 보호법 개정안(7)1소위에 계류돼 있지만, 논의는 감감무소식이다.

     

    사법제도 개혁 법안도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대법원은 고등법원 부장판사 제도를 폐지하기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 처리에 힘을 모으고 있다. 이 법안은 전용차량이 지급되는 등 사실상 차관급 대우를 받는 '직급 개념'으로 운영되고 있는 고법 부장판사 승진 제도를 완전히 폐지해 법관들 간의 계층구조 형성을 막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9월 김명수 대법원장은 법원 내부전산망인 코트넷에 올린 '법원 제도개혁 추진에 관하여 국민과 법원 가족 여러분께 올리는 말씀'이란 글을 통해 "법관 및 직원의 정기인사나 다른 개혁 작업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입법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법안심사를 시작한 법사위 1소위나 논의를 이어받은 사개특위 소위에서 모두 야당이 반발하면서 법안 처리는 난항에 빠졌다. 고법 부장판사 승진 제도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판사들이 열심히 일하게 할 수 있는 동력도 된다는 점에서 효율적으로 인사제도를 운영하기 위한 보완책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법원조직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올해 인사 때에는 지방의 고법 재판장 공석을 충원하기 위해 서울고법에 근무하던 일부 고법판사를 한시적인 직무대리 형식으로 전보했지만, 근본적으로 법관 인사 이원화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내년 인사 전에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시간에 쫓겨 법안 통과할 경우

    위헌적 누더기 입법도 문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태의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은 법원행정처를 폐지하는 대신 새로운 사법행정기구로 법원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사법행정회의와 법원사무처를 신설하기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 작업도 대법원의 관심사다. 다른 판사는 "공수처 설치나 수사권 조정 논의에 비해 법원개혁 논의는 지지부진한 감이 있다""하루 빨리 개혁이 마무리돼 재판에만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법원 판결문 공개 확대를 위한 민사소송법·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국민참여재판 대상사건을 고의에 의한 살인범죄까지 대폭 확대하기 위한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논의가 필요한 법안으로 꼽힌다.

     

    법무부의 경우 공수처 설치와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방안 외에도 다중대표 소송 도입 전자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야당의 반대에 막혀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가습기 살균제, 배출가스 조작 사건 등에서 문제가 된 다수 피해자의 효율적 구제를 위해 '집단소송제'를 확대하기 위한 법 개정 작업도 올해 상반기 내 국회 통과를 목표로 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진척이 없다.

     

    고등군사법원을 폐지하는 대신 평시 군사재판 항소심 관할을 민간법원으로 이관하는 한편 일반장교를 군사법원 재판관으로 임명하는 심판관 제도와 군사법원이 내린 형량을 지휘관이 임의로 깎아주는 관할관 확인조치권(지휘관 감경권) 제도를 평시에 한해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군 사법개혁 작업도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심판관 제도와 관할관 확인조치권 제도는 그동안 군 사법제도의 문제점이 지적될 때마다 군사재판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해치는 근본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군에서 폭행·사망 사건이 터지면 일부 지휘관들이 엄정한 수사와 처벌보다는 심판관 제도를 이용해 재판에 개입하거나 지휘관 감경권으로 형을 깎아줘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줄이는 데 급급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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