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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소열전] 법무법인 율촌, '특허권 범위는 기술사상 핵심과 기술원리 기반으로 판단'

    ‘구이김 자동절단 및 수납장치’ 개발… 2003년 특허

    강한 기자 strong@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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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무법인 율촌(대표변호사 윤용섭)이 특허권 권리범위확인소송과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에서 "특허권 범위는 반드시 기술사상 핵심에 기반해야 하며 제품의 핵심 아이디어는 그대로 가져가면서 주변부를 바꾸는 것은 안 된다"는 균등침해 성립요건과 범위를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한 일련의 판결을 잇따라 끌어냈다. 이 판결들로 제품 생산과 영업활동에 차질을 겪어온 강소기업이 9년에 걸친 특허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여러가지 장치가 복합적으로 결합해 작용하는 기계제품 등에 대한 특허침해여부를 가릴 때는 겉모습이 아닌 내재된 기술사상의 핵심을 기준으로 과제해결 원리의 동일성 여부를 판단해야 하며, 기술사상의 핵심을 따질 때는 선행기술과 대비한 특유한 과제 해결방법 등 기술원리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기준을 장기간에 걸쳐 명확히 굳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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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부착장치 등 구성요소를 일부 변경하는 방식으로 특허를 침해하는 경우 등에 대한 법원의 균등성 판단기준이 보다 정교해질 전망이어서 제조·산업 현장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구이김 자동절단 및 수납장치'를 개발해 2003년 특허를 받은 A회사는 한류 열풍이 일기 시작하던 당시 김 수출이 함께 늘어나면서 업계에서 히든챔피언(전문 분야에 특화된 경쟁력을 보유한 우량 강소기업)으로 떠올랐다.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이동하는 김을 기계 바닥에 부착된 칼날로 신속하게 자르는 동시에 일정하게 간격을 벌려 포장까지 편리하게 이뤄지는 자동화 기기인데, 선행기술이 없어 식품·제조 업계에서는 획기적인 발명으로 평가됐다. 세계 100여국에 수출되는 효자상품인 김은 '식품업계의 반도체'라 불리며, 내수시장을 뺀 수출규모만 약 5억달러(5400억원)다.

     

    앞서 A회사는 유사한 기기를 생산하면서 칼날을 바닥 대신 상하로 이동하는 실린더에 부착한 B회사를 상대로 권리범위확인 소송 및 특허침해 금지청구소송 등을 내고 지난 2014년 7월 최종승소했다. 하지만 B회사 제품을 변형한 C회사와 특허분쟁이 벌어지면서 또다시 소송전이 시작됐다. 

     

    유사품 개발 회사와 소송 중

    또 다른 회사와 분쟁

     

    9년간 총 17심, 상고심만 7번(본안 4번)을 거친 이 사건에서 율촌은 "B·C 회사의 제품이 동일·균등한 기술 구성을 모두 포함하고 있고, 변형된 요소 역시 일반적인 기술자라면 (원 기술을 바탕으로) 쉽게 모방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실질적 침해"라고 주장했다. 상대편은 "특허침해가 성립하려면 구성요소완비의 원칙에 따라 모든 구성요소가 침해제품에 존재해야 한다"고 맞섰다. 법원은 '절단된 각각의 적층 김들이 하강하면서 가이드케이스의 하부에 고정 배치되는 격자형 틀의 외측 경사면을 따라 서로 사이가 벌어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특허의 본질이라고 보고 A회사의 손을 연거푸 들어줬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C회사가 A회사(소송대리인 김철환·임형주)를 상대로 낸 권리범위확인 소송에서 최근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2017후424). 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C회사가 특허권 침해를 멈추고 1억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2015다65080).

     

    대법원,

    “핵심 기술은 그대로

     주변만 바꾸면 안 돼”


    재판부는 "특허법이 보호하는 특허발명의 실질적 가치는 선행기술에서 해결되지 않던 기술과제의 해결여부"라며 "과제 해결원리가 동일한지를 가릴 때는 특유한 해결수단이 기초하고 있는 기술사상의 핵심을 탐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선행기술을 참작해 발명이 기술발전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특허발명의 과제해결원리를 얼마나 넓게·좁게 파악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발명의 상세한 설명을 신뢰한 제3자가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서 파악되는 기술사상의 핵심을 이용하지 않았음에도 대체된 기술사상의 핵심을 이용하였다는 이유로 과제 해결원리가 같다고 판단하면 제3자에게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기재되지 않은 공지기술을 근거로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서 파악되는 기술사상의 핵심을 제외한 채 다른 기술사상을 (본래) 기술사상의 핵심으로 대체해서는 안 된다"며 "C회사 제품이 동일·균등한 구성요소 및 구성요소 간 유기적 결합관계를 포함하고 있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대법원 특별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014년 7월 A회사(소송대리인 김철환·임형주 변호사)가 B회사를 상대로 낸 권리범위확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파기환송(2012후1132)하면서 '과제해결원리의 동일성' 개념의 판단기준을 처음으로 넓고 선명하게 밝혀 주목받았다. 

     

    재판부는 "두 발명의 과제 해결원리가 동일한지 여부를 가릴 때에는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의 일부를 형식적으로 추출해서는 안 된다"며 "명세서에 기재된 발명의 상세한 설명과 출원 당시 공지기술 등을 참작해야 한다. 선행기술과 대비해 특허발명에 특유한 해결수단이 기초하고 있는 기술사상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실질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강소기업의 9년에 걸친

    특허소송 최종 승소 이끌어

     

    이번 소송에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로펌과 특허전문 로펌들이 각축전을 벌여 화제가 됐다. 1차 침해제품에서는 특허법인 다래 등이, 2차 침해제품에서는 법무법인 광장이 상대측을 대리했다. 

     

    특허법원 판사 출신인 김철환(50·사법연수원 22기) 변호사는 "한국에서는 지식과 기술에 대한 보호의식이 상대적으로 낮고, 이번처럼 많은 비용이 소모되지만 손해전보는 어려운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며 "현재 특허제도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다. 정당한 특허권을 가진 사람에게는 정당하고 신속한 보호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신설된 율촌 신산업IP팀에서 공동팀장을 맡고 있는 임형주(42·35기) 변호사는 "500킬로그램이 넘는 기계를 법원에 싣고가 구조를 상세히 설명하면서 재판부를 설득했다"며 "옳다고 믿는 신념을 끝까지 밀어붙인 의뢰인을 열심히 도왔을 뿐이다. 상대 측 대리인이 끊임없이 바뀌는 와중에도 끝까지 믿어준 의뢰인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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