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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청 사람 가슴은 따뜻하다고 믿습니다"

    '아름다운 퇴장' 정병하 대검 감찰본부장 사직 인사 잔잔한 감동

    서영상 기자 ysseo@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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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뜻한 사람들이 국가의 법 의지를 수호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있다는 믿음을 줄 때 검찰에 대한 신뢰는 회복될 것입니다."

    정병하(59·사법연수원 18기) 대검찰청 감찰본부장이 12일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인사에서 "어느 분이 '검사의 피는 차갑다'라고 했다지만, '검찰청 사람들의 가슴은 따뜻하다'고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밖에서라도 검찰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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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본부장은 '사랑하는 검찰 가족 여러분께 다시 작별을 고한다'는 제목의 사직인사에서 "여러 난제로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람의 새로운 응전이 필요할 때이기에 물러나기로 결심했다"며 "완성하지 못한 숙제를 남기고 떠나는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는 89년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로 임관해 약 24년간 검사로 근무한 뒤 검찰을 떠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외부기관에서 4년여를 보내고 2016년 6월 다시 검찰로 복귀, 대검 감찰본부장으로 3년간 근무하고 일반 시민으로 돌아간다.

    감찰본부장 재임 시절 고교동창 사업가로부터 뇌물을 받은 진경준 검사장에 대한 조사를 벌여 해임 권고를 하는 등 크고 작은 사건을 처리하느라 분주하게 보냈다. 감찰업무 성격상 좋은 일보다는 괴로운 일이, 박수받는 일보다는 비난 받는 일이 더 많았다. "부임할 때 검찰구성원들이 공정하고 청렴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밑거름 역할을 충실히 해 검찰의 신뢰도가 단 1%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단 한걸음이라도 앞으로 나가도록 기여하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친정인 검찰이 어려울 때 복귀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은 그에게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정 본부장은 자신의 꿈 이야기도 소개했다.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근무를 마친 후부터 고검과 형사정책연구원·국민권익위원회 등 외부 기관 파견을 전전하면서 검찰을 떠나야 하나 고민을 하던 시절에 꾸었던 꿈이다.

     

    "치매로 요양원에 입원 중이던 노모가 꿈에 예전 모습으로 찾아와 '얘야, 얼마나 힘드냐?' 물어 '아닙니다. 저보다 어머니가 힘드시잖아요?'라고 했더니, '나는 괜찮다. 살다보면 좋은 일, 안좋은 일 다 겪는단다. 너는 그동안 좋은 일이 더 많았단다. 힘내라'라고 웃으며 사라졌다"고 했다. 

     

    이어 "갖은 고생을 다 견디며 삶의 끝자락에 병마와 사투를 벌이는 어머니에 비하면 제 고민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미안한 마음으로 꿈에서 깼다"며 "그 뒤 공모를 거쳐 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으로 근무하며 새로운 일을 하면서 보통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생생하게 봤는데, 삶의 지평이 넓어지는 행운의 기회였다"고 전했다.

    정 본부장은 마지막으로 "세상이, 삶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좌절하거나 불평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서양 속담에 작별인사는 축복인사라는 말이 있다. 이제 여러분께 축복인사를 전한다.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인사를 마쳤다.

    검찰내에서 신망이 두터운 정 본부장의 사의표명이 올라오자 이프로스에는 후배 검사들의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오인서(53·23기) 대검 공안부장은 "선배님 옆방에서 근무한 것은 제게 큰 복이었습니다"라며 "넓은 안목과 관조로 정말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경남 산청 출신으로 진주고와 연세대 법대를 졸업한 정 본부장은 1989년 서울지검 남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대구지검 공안부장,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홍성지청장 등을 지냈다. 형사정책연구원과 국민권익위원회 파견 근무를 통해 기업범죄 연구와 반부패 제도 개선 사업에 앞장섰다. 2012년 7월 검찰을 떠난 뒤 3년간 한국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을 맡아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해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2016년 6월 임기제 개방직인 대검 감찰본부장에 임용됐다. 지식재산권 전문가인 전지원(52·24기) 대전고법 부장판사의 남편이다.

    정 본부장의 사의 표명으로 지난달 17일 윤석열(59·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사퇴 의사를 밝힌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는 봉욱(54·19기) 대검 차장검사, 송인택(56·21기) 울산지검장, 김호철(52·20기) 대구고검장, 박정식(58·20기) 서울고검장, 이금로(54·20기) 수원고검장, 권익환(52·22기) 서울남부지검장, 김기동(55·21기) 부산지검장 등 모두 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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