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뉴스

  • 상시채용
  • 기사제보
  • 법조라운지

    [법조라운지 커버스토리] 실리주의 추구하는 리더 박종우 서울변호사회장

    “사시·변시 출신 간 최소한 서로 반목해서는 안돼”

    홍수정 기자 soojung@lawtimes.co.kr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청년변호사 시절에는 외롭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변호사로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도 있고 무엇이든 잘하고 싶은데, 모르는 것 투성이라 혼자 고민한 시간이 길었습니다. 그 시간의 아까움과 소중함을 잘 알기에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회장이 되고 싶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지방변호사회인 서울지방변호사회의 감사로 4년, 회장으로 6개월을 일했지만 박종우(45·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에게는 여전히 사건 수임을 고민하던 일선 변호사로서 보낸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다. 그래서 그는 거창한 포부 대신 회원들이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변호사단체의 수장으로서의 회원의 권익을 수호하겠다는 각오가 또렷하다. 그는 변호사단체의 한계를 분명히 직시하면서도 현실적인 대안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저는 하나마나한 이야기는 싫어합니다. 현실적으로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하고 그 말을 끝까지 수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95대 서울변회장에 취임한 지 6개월을 맞은 박 회장을 지난달 15일 서초동 변호사회관 집무실에서 만났다.

     

    154717.jpg

     

    박종우(45·사법연수원 33기·사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어린 시절 여러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성장했다. "초등학교 시절 반장도 자주하고 또래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법조인의 길에 들어선 것도 주변 사람들의 영향이 있었습니다. 법대 동기들을 따라 사법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으니까요. 봉사정신이나 투철한 사명감을 안고 법조인이 되신 분들도 많은데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시작이죠. 사법연수원에 입소한 2002년은 전국민이 월드컵의 열기에 빠져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 연수원 동기들과 가끔 수업도 빼먹고 놀면서 추억을 쌓았던 기억이 납니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미국회계사 시험 도전에 성공

    훗날 서울변회 감사가 되는 계기

     운명처럼 느껴져

     

    2004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박 회장은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어차피 공부를 시작하는 김에 시험을 목표로 하면 효율이 오를 것 같아 미국회계사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 선택은 박 회장의 인생에 일대 전환을 가져오는 트리거(trigger)가 됐다. 미국회계사 자격증은 서울변호사회 감사가 되는 데 도움이 됐고, 감사직은 그를 회장으로 이끌었다. 

     

    "법무관을 마치고 송무 변호사로서 첫 발을 내디딜 무렵 미국회계사 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어 공부도 하고 자격증도 하나 따두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공부하고 두 차례 괌에 가서 시험을 치러가며 2007년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미국 회계사 자격증을 가진 한국변호사가 별로 없었습니다. 회계에 안다는 점이 훗날 서울변회 감사가 되는 계기가 됐죠. 지금 돌이켜보면 하나의 운명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2007년부터 변호사 생활

     치열하게 고민했던 경험도

     

    그는 공익법무관을 마치고 2007년부터 법무법인 한결에서 변호사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청년변호사 시절에 대해 물으니 예상 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그 때에는 고민이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업무에 관한 사소한 질문부터 변호사로서 마주하는 현실까지 답을 알 수 없어서 홀로 마음앓이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무턱대로 누군가에게 대답을 구하기도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고민들도 많았죠. 하지만 그때 치열하게 고민했던 경험이 지금 청년변호사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서울변회에서는 사내변호사회나 여성변호사회와 협력해 '신입변호사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 10월에 신입변호사들을 위한 연수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연수를 통해 청년변호사들에게 각종 송무 업무를 할 때의 주의사항, 사무실 운영법, 법률상담기법 등 변호사로서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청년들에게 먼저 다가서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 회장은 2015년 서울변회 감사에 취임해 처음으로 회무를 경험하고 능력을 인정받아 2017년 감사직을 연임했다. 이 같은 이력은 서울회장 선거에서 그가 '변호사회 사정에 밝아 공백 없이 회무를 이끌어나갈 준비된 후보'라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 됐다. 역대 서울회장 가운데 감사로서 회무를 경험한 인물은 그가 유일하다. 


    회무 경험하며

    회원에게 혜택 줄 수 있는 방안 구상

     

    154717_1.jpg

    박 회장은 감사로 활동하는 기간 동안 회원과 변호사회 사이의 거리감을 줄이는 데도 한 몫 했다. "저 역시 매일 일과에 쫓기는 평범한 송무변호사로 살면서 변호사단체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도움도 주지 않으면서 의무만 요구하는 단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생각이 감사 시절을 거치며 많이 바꼈습니다. 내 손으로 직접 회무를 수행하며 변회의 일이 적지 않음을 알게 됐죠. 회무를 경험하면서 회원들의 피부에 닿는 서울변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는 감사 임기를 마치자 이번에는 서울변호사회 회장선거에 도전했다. 올해 1월 치뤄진 제95대 회장 선거는 전체 유권자수만 1만 5871명에 이르는 역대 선거 중 최대 규모였다. 그는 총 유효투표수 8583표의 가운데 46.76%인 4014표를 얻어 당선자의 자리를 거머쥐었다. 회장 당선에는 청년변호사들의 압도적인 지지가 도움이 됐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로 구성된 한국법조인협회(협회장 김정욱)는 공개적으로 그를 지지했다. 박 회장이 선거를 앞두고 로스쿨 변호사들의 최대 관심사인 서울변회 임원 피선거권 제한 전면 폐지, 의무연수 수강료 면제를 약속하는 등 청년변호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영향이 컸다. 또 사법시험 출신의 40대 후보로서 회무 경험을 갖춰 선배 변호사들로부터도 적지 않은 지지를 받았다.


    10월부터 신입변호사들 위한

    연수프로그램도 기획

    각 구청에 변호사 직접채용·고문변호사단

    확대요청

     

    박 회장은 법조계의 '허리'로서 화합의 구심점이 되겠다고 강조한다. "법조인선발제도가 사법시험에서 로스쿨제도로 바뀌는 과정에서 출신을 놓고 변호사 사회에서 많은 갈등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서울변회의 회원수가 이제 곧 2만명을 앞두고 있고, 변호사업계는 직역수호 등 중요한 이슈들을 무수히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완전한 통합은 어려워도 최소한 서로 반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성숙한 성인인 변호사들의 생각을 제가 무슨 수로 모두 바꾸겠습니까. 하지만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이슈를 제시하고 해결에 앞장서서 화합의 단초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일선에서 평범한 변호사로 일하면서 얻은 경험들은 박 회장이 실리를 추구하는 리더로 만들었다. 그는 회원들에게 정치적인 수사 대신 실질적인 혜택을 주어야 된다고 항상 말한다. "생각해보면 변호사단체는 그동안 회원들에게 도움은 주지 않으면서 등록비, 입회비, 의무연수 같은 부담만 안겨준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회원들의 의무연수 수강료를 면제했습니다. 변회 입장에서 연간 1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이지만 회원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서 과감하게 시행했습니다. 또 서울에 있는 구청들을 방문해 구청장에게 변호사 직접 채용과 고문변호사단 확대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변호사 입장 국회에 전달

     입법 통해 권익보호 노력

     

    박 회장은 지난 6개월 동안 서울변호사회장으로 근무하며 변호사의 권익을 지키는 데 노력했지만 한계도 경험했다. 회원들을 위한 정책이나 이슈 가운데 적지 않은 것들이 입법 과정을 통해야 비로소 추진 또는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국회에 변호사 입장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며, 사법과 입법 사이에서 가교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비밀유지권, 변호사시험 합격자들의 6개월 실무수습제도, 형사사건 성공보수약정의 유효화, 변호사의 의무연수제도 개선 등 변호사들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제도들이 입법사항입니다. 변호사단체의 노력만으로는 회원들의 권익을 지키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회원들의 목소리를 국회에 전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공수처 및 수사권 조정 태스크포스(TF)팀'도 이 같은 노력으로 탄생됐습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논의는 많지만 정작 사안의 당사자인 변호사의 목소리는 배제되고 있으니,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유권자로서 변호사의 존재를 끊임없이 국회에 상기시키겠습니다. 또 앞으로 국회에도 더 많은 변호사들이 진출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서울회가 계속 지원할 것입니다."

     

    전자경유제도 도입,

    내년부터 시행할 수 있게 준비

     

    박 회장은 앞으로도 회원의 권익보호를 위한 사업을 뚝심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공기관의 변호사 채용 확대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 전자경유제도를 도입해 내년부터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울변회 차원에서 형사성공보수 약정을 유효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고, 형사사건 및 행정사건에서의 부가가치세 면제도 추진할 생각입니다."

     

    박 회장은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변호사의 '현실'과 공익을 수호해야 하는 '이상' 사이의 틈을 메우는 데도 앞장서겠다는 각오다. "변호사는 다른 직업과 다름없이 이윤을 추구하지만, 사회는 변호사에게 공익을 수호할 것을 기대합니다. 변호사 개인이 이런 이중적 역할을 모두 수행하기에는 버거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본업이 바쁜 변호사들을 대신해 변호사단체가 공익수호 활동을 해나가겠습니다. 앞으로 변호사업계가 부닥치게 될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지지가 필수적입니다. 서울회가 앞장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해 변호사의 위상을 높이고 국민들의 지지도 이끌어내겠습니다."

     

    초등 때부터 법률교육 실시

     법의 중요성 가르쳐야

     

    박 회장에게 전임 회장들처럼 임기를 마치고 곧바로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냐고 물었으나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확답을 하지 않았다. "임기가 1년 반이나 남아있는 시점이라 앞으로의 계획보다는 현재의 매일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하루하루가 서울변호사회장 임기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회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살다보면 내년 즈음에는 앞으로의 향방에 대해서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박 회장은 마지막으로 보편적 법률교육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법률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법조인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교육이 학교에서 이뤄져야 됩니다. 집을 사고팔거나 노동을 할 때 적용되는 간단한 법리도 가르쳐야 하죠. 그렇게 교육받은 아이들은 자신의 기본적 권익을 더욱 잘 보호할 수 있고, 좀 더 분명한 비전을 가지고 법조계에 들어올 수 있을 것입니다. 보편적 법률교육이 법조계와 국민들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리걸북스

    더보기

    리걸에듀

    더보기

    리걸인사이트 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