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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법학원 재정 갈수록 악화

    법조인 무관심 속 정부 예산은 해마다 축소 편성

    이승윤 기자 leesy@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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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사·검사와 변호사, 법학교수 등 모든 법률가를 아우르는 유일한 법정단체인 한국법학원의 재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회원들의 무관심 속에 정부가 지원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3일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한 '2019년 국고보조사업 연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보조사업평가단은 대법원의 한국법학원 운영지원 사업과 관련해 내년부터 4000만원을 줄여야 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은 3년 이내 주기마다 기재부가 국고보조사업을 평가해 사업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내년도 대법원 예산안 가운데 법학원 운영지원 예산은 올해보다 4000만원 줄어든 2억6000만원(한국법률가대회 지원 보조금은 제외)으로 편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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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법학원 육성법 제2조 '국가는 법학원의 운영에 소요되는 경비에 충당하기 위해 보조금을 교부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정부는 2016년 국고 지원을 시작했다. 2016년 법무부 '변호사 제도의 선진화' 사업 가운데 법학원의 민·상사법학연구 지원사업 예산으로 5억원이 신설된 것이다. 2017년부터는 역할 분담 차원에서 법무부와 대법원 예산에 각각 3억원씩 총 6억원의 법학원 운영지원 예산이 반영됐지만, 올해 법무부 예산에서 5000만원이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대법원 예산을 통한 국고보조 역시 줄어들 판이다.

     

    올해 5000만원 감축 이어

    내년은 4000만원 줄여 

     

    기재부는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법학원의 업무·기능이 법조분야 종사자에게 전달되는 직접적인 혜택은 명확하나, 그 범위를 넘어 국민 전체에 전달되는 혜택은 상당부분 간접적이고 불명확해 수혜자의 범위가 광범위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학원 업무가) 한국법률가대회 개최, 학술지 발간, 법학논문상 시상 등 통상적인 민간 학술단체의 업무 내용·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해당 업무를 통해 근거 법령에서 정한 한국법학원 육성 목적이 효과적으로 달성될 수 있다는 연계성도 미약하다"며 예산지원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정부의 지원 축소에 대해 법조계와 법학계는 "정부가 법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며 법학 발전에 대한 정부 인식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박균성 한국법학교수회장은 "법학 발전을 위해 한국법학원 지원 필요성을 정부가 높이 평가해야 하는데 아쉽다"면서 "정부가 법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기술·산업 발전에 비해 법이나 행정은 후진적인 측면이 많은데, 정부가 국민의 이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만 생각하는 반면, 법 질서가 경제나 국민 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인식이 부족해보인다"고 꼬집었다.

     

    법조 발전은

    결국 국민의 인권·권리보호와 직결 

     

    헌법재판관을 지낸 한 변호사도 "법학원은 역사적으로 한국 법조 발전에 기여해왔을 뿐만 아니라, 법조 발전은 결국 국민의 인권과 권리 보호와 직결된다"며 "'국민에게는 큰 영향이 없다'는 정부의 판단은 오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법학의 발전, 법률문화의 발전은 결국 국민의 이익"이라며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지만, 직접적인 이익만을 따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법조계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학원이 그동안 법률문화 창달이나 법학계와 법조실무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왔는데, 현 시점에서 정부가 뜬금없이 국고보조를 감축하려고 하는 이유는 보수적인 법조계와 진보성향의 수뇌부가 들어선 대법원·법무부와의 트러블 때문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법학원에 대한 국고보조는 국가 전체 예산규모를 볼 때 그리 큰 돈도 아니다"라며 "오랜 전통을 갖고 대한민국 법학 발전을 위해 힘써온 기관을 궁지로 모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법조계

    “법학 발전에 대한 정부 인식 부족”

    비판 

     

    63년이라는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법학원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을 이번 기회에 높여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2013년부터 일부 회원들의 반대로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법학원 회비(월 4000원)를 거두지 않기로 한 것을 기점으로 2011년 4억6000만원에 달했던 법학원 자체 수입은 1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연회비 3만원을 내는 회원은 현재 7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법학원은 회비 납부율을 높이기 위해 지로용지 발부 등 여러 방안을 고민했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법원이나 검찰, 변호사회 등 법조기관·단체에 회비 납부 안내메일을 돌려달라고 부탁하거나 법학원 홈페이지에 회비 납부 방법을 알리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박일환(68·사법연수원 5기) 전 대법관은 "법조인 수가 늘어났지만 법학원의 위상이나 영향력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면서 "변호사와 판·검사들만 합쳐도 3만명 가까이 되는데, 회원이 늘어나다보니 오히려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이 회비를 내겠지' 하는 식으로 관심이 줄어든 것 같다"며 법조인들이 십시일반으로 법학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법학원은= 1956년 '법조실무계와 법학계의 교류 확대를 통한 한국법률문화의 창달'을 목표로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우리나라 법률체계의 초석을 다져온 최대 법률가단체다. 6·25전쟁 직후인 1954년 국제연합한국부흥단(UNCRA)과 KCAC(한국민사원조처), 미국대사관, 미8군의 원조 하에 실시된 영미법강의를 시발점으로 미국변호사재단과 미국 국무성, 한미재단 등이 한국법학원 설립을 위한 협의를 가졌는데, 이 소식을 들은 이승만 당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법학원 설립 지시를 내린 것이 토대가 됐다.

    한국법학원은 우리나라 최초로 대법원판결록과 영문 법전을 출간했을 뿐만 아니라 학술잡지인 '저스티스'를 발간하고 다양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법학 발전과 법률가들의 국내외 교류에 힘써왔다. 2007년에는 법학원의 재정과 시설 등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법학원 육성법'이 제정·시행됐고, 2008년부터는 국가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아 2년마다 '한국법률가대회'도 열고 있다. 법학원 정관에 따르면, 판·검사와 변호사, 헌법연구관, 법학교수, 법제관, 법무관 등이 되면 자동으로 회원 자격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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