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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 前대통령 서거 계기로 만든 ‘수사공보 준칙’보다 더 제한

    법무부 추진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안)’ 분석

    서영상 기자 ysseo@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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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무부가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안)'은 검찰 수사과정에서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을 계기로 2010년 마련된 '인권 보호를 위한 수사공보 준칙'을 대체하는 새로운 법무부 훈령이다.

     

    두 훈령 모두 검찰 수사상황이나 피의자에게 불리한 일방적 혐의사실 등이 언론을 통해 무분별하게 유포돼 기정사실화되면서 피의자가 재판도 받기 전에 수사과정에서 이미 범죄자로 확정되고마는 폐해를 근절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다만 새로운 훈령은 기존 수사공보 준칙에 비해 훨씬 엄격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수사공보 준칙이 검찰 수사공보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적절한 수사공보의 범위와 방식을 규정하는 것이었다면, 새 훈령은 국민의 알권리보다 무죄추정의 원칙 등에 기반해 공소제기 전 수사상황이나 혐의사실 등 피의사실공표를 최대한 금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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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본보가 입수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안)'에 따르면 훈령의 제정 목적에서부터 이 같은 점은 확연히 드러난다.

     

    기존 수사공보 준칙 제1조에 따르면 '이 준칙은 형사사건에 대한 공보와 관련하여 검사 등 검찰공무원 및 법무부 소속 공무원이 준수해야 할 사항과 인권보호조치 등을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피의자 등의 인권, 수사의 공정성 및 무죄추정의 원칙과 국민의 알권리가 조화되는 선진적인 수사공보 제도의 확립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다. 반면 새 훈령안인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 제1조를 보면 '피의자 등의 인권을 보호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국민의 알권리와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해, 형사사건의 공개금지 및 예외적 공개, 사건관계인의 촬영금지 및 예외적 촬영 허용 등에 관해 검사를 비롯한 검찰공무원 및 법무부 소속 공무원이 준수해야 할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다.


    수사공보의 범위아닌

    피의사실공표 금지에 초점

     

    두 훈령 모두 '공소제기 전'의 수사사건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혐의사실 및 수사상황을 비롯해 그 내용 일체를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새 훈령안이 기존 수사공보 준칙에 비해 엄격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 예컨대 기존 수사공보 준칙은 '사건관계인의 명예 또는 사생활 등 인권을 침해하거나 수사에 지장을 초래하는 중대한 오보 또는 추측성 보도를 방지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공소제기 전이라도 예외적으로 수사사건의 내용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새 훈령안은 '사건관계인 또는 수사관계자의 명예와 인권을 침해하는 등의 중대한 오보가 실재해 신속하게 그 진상을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그 진위 여부를 밝히는 범위 내에서만 형사사건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새 훈령안은 '공소제기 후'에도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인정돼 필요최소한의 정보를 공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내용을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신설했다. 기존 수사공보 준칙에는 이런 제한이 없다.

     

    공소제기 후도

    최소한 정보공개 외에는 일체 금지

     

    새 훈령안은 이 같은 기소 전 공개금지(제5조), 기소 후 공개 제한 규정(제6조) 외에도 제4조에 '형사사건에 관하여는 법령에 의해 공개가 허용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그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는 내용도 신설해 형사사건은 공개금지가 원칙임을 거듭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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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밖에도 새 훈령안은 사건관계인의 초상권 보호를 위해 소환, 조사 등 일체의 수사과정에 대해 원칙적으로 촬영이 불가하도록 했다. 다만 차관급 이상 공무원, 국회의원,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의 법관, 검사장 이상의 검사 등은 피의자가 명시적으로 동의하는 내용의 서면을 제출하는 경우에 한해 검찰청사 이외의 구역에서 소환 장면 등을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수사공보 준칙은 고위 공직자들에 고법 부장판사급 이상의 법관과 검사장 이상의 검사 등을 넣지 않았는데 새 훈령안은 이들을 추가했다.

     

    특히 눈에 띄는 조항은 법무부 장관의 감찰권 발동 규정이다. 기존 수사공보 준칙은 준칙에 위반해 수사사건의 내용을 공개한 검사 등에 대해서는 각급 검찰청의 장(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사건은 대검찰청 감찰본부장)이 즉시 검찰총장에게 보고한 후 감찰을 실시해 공개 경위, 내용, 이유 등을 조사하도록 하고 있는데, 새 훈령안은 법무부 장관이 개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있다. 검찰공무원이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직근 상급검찰청의 장이 즉시 검찰총장의 승인을 받아 감찰을 실시해 공개 경위, 내용, 이유 등을 조사하도록 하는 한편 검찰총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대검찰청 감찰본부장으로 하여금 위반행위에 대한 감찰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면서, 여기에 법무부 소속 공무원이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법무부 장관이 감찰관 등으로 하여금 감찰을 실시해 공개 경위, 내용, 이유 등을 조사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한 것이다.


    수사과정 사건관계인 사진촬영은

    원칙적으로 불가

     

    또한 새 훈령안은 지검장이나 고검장 등이 인권감독관이나 감찰담당 검사를 통해 분기별로 훈령 준수 여부를 점검해 상급기관(고검장이나 검찰총장)에 보고하도록 하는 한편 검찰총장 및 각급 검찰청의 장이 매년 1회 이상 검사와 검찰수사관 등 전원을 대상으로 피의사실공표 금지와 관련한 교육을 실시하도록 의무화했다.

     

    피의사실공표 금지를 강화한 내용이지만 법조계에서는 차가운 반응이 많다.

     

    “어기는 검사 감찰지시”

     장관의 개입 길도 열어

     

    한 부장검사는 "수사를 맡고 있는 검사가 장관 지시로 갑작스럽게 감찰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떠안는다면 많은 검사들이 살아있는 정권을 겨누는 중요사건을 안 맡으려 할 것"이라며 "이런 감찰 조항이야말로 검찰 독립을 방해하는 독소조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현직 법무부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피의사실공표 문제로 감찰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면 수사를 하지 말라는 말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지난 국정농단 사건이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수사과정에선 검찰이 흘린 피의사실을 받아 오히려 확대 재생산하던 정부와 여당이 조 장관 일가 등 검찰 수사의 칼날이 자신들을 향하자 검찰의 수사공보를 원천 차단하는 훈령을 만들겠다고 나서니 내로남불도 이런 내로남불이 없다"며 "피의사실공표 문제까지 인권 측면에서 접근하기보다 자신들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따지는 진영 논리로만 접근하는 것 같아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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