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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사위, 내년도 법조기관 예산안 예비심사 '칼바람'

    대법원 55억, 헌재 4억, 법제처 8억 '감액'… 법무부 475억 '증액'

    이승윤 기자 leesy@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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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의 내년도 예산 심사가 한창인 가운데 법무부를 제외한 법조기관들이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칼바람'을 맞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여상규)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2020년도 법사위 소관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예비심사 결과를 의결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재원)로 넘겼다.

     

    법사위는 올해보다 2881억원 늘어난 6조1577억원(총지출 기준) 규모로 편성된 전체 법조기관 예산 중 517억원을 늘린 반면 109억원을 감액했다. 결과적으로는 408억원 늘어난 셈이지만, 이는 교정시설 관련 예산 147억원 등 법무부 예산 475억원이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전체적으로는 '감액' 기조였다고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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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도 예산안은 예결특위 심사와 본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회법상 '예결특위는 소관 상임위의 예비심사 내용을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소관 상임위에서 삭감한 세출예산 내역을 예결특위가 다시 늘리려면 해당 상임위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만큼 대부분의 내용이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 법무부, 교정시설 예산 147억 증액 = 범죄피해자보호기금 1007억원을 포함해 4조479억원 규모로 편성된 내년도 법무부 예산은 법사위 예비심사 결과 475억원 늘어났다. 감액은 28억원에 그친 반면 503억원 증액됐기 때문이다.

     

    내년도 법무부 예산 중 가장 크게 늘어난 부분은 교정시설 관련 예산으로, 147억원가량 늘어났다. 법사위는 30년 이상 노후화된 청송 교정시설 비상대기소 리모델링 비용 95억원을 늘리는 한편, 장애수용자 전담교정시설 및 대형교정시설 8곳에 승강기 등 이동편의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예산 20억원도 증액했다. 또 수용자 처우 개선을 위해 정부 양곡비 인상률과 군 급식비 인상률 수준에 맞춰 교정시설 수용관리·공공요금 중 구호 및 교정비를 31억원 증액했고, 성장기 청소년인 소년원생들에게 부실한 급식이 제공되지 않도록 소년원 급식비도 9억원가량 늘렸다.

     

    303억원 규모였던 검찰업무정보화 예산도 128억원 늘어났다. 검찰청 내부 정보 유출 가능성과 정보 훼손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검찰청 업무망·인터넷망 분리' 사업이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당초 내년도 예산안에는 7개 지청에 대한 사업비만 편성돼 있었지만, 법사위는 2021년 사업이 예정된 나머지 23개 고검·지검·지청에 대한 사업 예산도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시켰다.

     

    출입국 관련 예산도 대폭 늘어났다. 법사위는 자동출입국심사대 이용자 급증에 따라 노후화된 자동출입국심사대 7대를 교체하는 한편 새로 33대를 늘리기 위한 예산 52억원을 늘렸다. 무사증 입국 외국인의 불법체류 증가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되는 '전자여행허가제(ETA) 운영' 사업 관련 시스템 구축비 21억원도 증액됐다.

     

    과학수사인프라 구축 예산도 기존 71억원에서 99억원으로 28억원 늘어났다. 우선 법사위는 도입된 이후 내구연한 10년이 지난 'DNA DB 분석장비'를 고도화하기 위한 예산 8억원을 늘렸다. 기존 장비가 오래되다보니 고장이 잦아 분석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수리비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새 장비가 도입되면 DNA 분석기간이 단축되는 동시에 유지보수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는 또 노후된 기존 감정장비를 최신형 장비로 교체하기 위한 비용도 20억원 늘렸다. 신속한 감정과 정밀한 분석을 위한 조치다.

     

    마약수사와 관련해 마약류사범 단속과 범죄정보 활동을 위한 특수활동비 20억원도 증액됐다. 최근 다크웹(전용 프로그램으로만 접속할 수 있고 사용자 정보는 철저히 가려진 웹사이트)이나 다크코인(거래 익명성 보장을 특징으로 한 암호화폐) 등을 이용한 신종 마약거래와 국제마약조직에 의한 마약류 밀수·유통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법사위는 전국 57개 보호관찰소에 청원경찰을 1명씩 배치하기 위한 예산 26억원도 늘렸다. 보호관찰 대상자가 난동을 부리는 등 보호관찰소 직원들에 대한 신변 위협 때문이다.

     

    '사회통합프로그램 이수제' 사업 예산도 18억원 증액됐다. 이 사업은 이민자들의 원활한 국내 정착을 위해 우리 말과 문화 등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가져야 할 소양 습득을 돕는 것으로, 법사위는 이민자 증가와 운영기관 확대 필요성, 전담인력 처우 개선 등을 고려해 예산을 늘렸다. 

     

    557억원 규모의 법률구조 예산은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신규 변호사 20명을 추가 배치하기 위한 비용 11억원이 늘어났다. 신규 공익법무관 급감에 따른 법률구조 업무의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특히 대한변호사협회가 주관하는 변호사시험 합격자 실무연수 보조금도 3억5000만원 늘어났다. 6개월 동안 의무적으로 실무연수를 해야 하는 새내기 변호사들 가운데 로펌 등 실무연수기관(법률사무종사기관)을 구하지 못한 변호사들은 대한변협이 주관하는 실무연수를 거쳐야 하지만, 내년에는 예산일몰제 적용으로 실무연수를 위한 국고보조금이 끊길 판이었다<본보 2019년 11월 4일자 1면 참고>. 이번 법사위의 보조금 증액 의견에 따라 일단 한숨돌리게 됐다.

     

    다만 법무부도 일부 사업에서는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법사위는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 수사단계에서부터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관련 예산 17억94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제도 도입을 위한 법적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도입을 위한 형사소송법, 법률구조법 개정안은 입법예고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지난 12일에야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 제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검사장급 이상 고위 검사에 대한 전용차량 예산도 줄었다. 법무부는 앞서 지난달 법무부 훈령인 '검찰 수사차량 운영규정'을 통해 검사장에 대해 전용차량을 배정하던 관행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41대의 전용차량 중 고검장 이상 직급의 전용차량을 제외한 29대의 차량이 폐지되는 반면, 지검별로 1대씩 모두 18대의 공용차량이 새로 배정된다. 실제로 줄어드는 차량은 11대인 셈이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이 법무부 훈령 제정·시행 전에 편성돼 이미 차량 임차료와 유류비 예산이 반영돼 있다보니 '차량 11대 분의 예산을 감액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차량 11대 분의 임차료(1억5312만원)와 유류비(330만원) 등 1억5642만원이 감액됐다.

     

    법무부 인권국의 인권교육 사업 예산 2억1900만원도 감액됐다. 자유한국당이 과거 언행 등을 이유로 민변 출신인 황희석(53·사법연수원 31기) 법무부 인권국장의 자질을 문제삼았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지난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 정국에서 황 국장이 "(조 전 장관 딸의 고교 영어성적을 유출한) 검사 '상판대기'를 날려버리겠다"는 발언을 사석에서 했다고 비난하는 등 문제를 제기해왔다. 특히 한국당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인권국장 품위 관련 문제 등에 따라 황 국장이 주도하는 인권교육은 적정하지 않다"며 관련 사업 예산 감액을 요구했고, 결국 관철시켰다.

     

    이와 관련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52·29기) 의원은 전체회의 의결에 앞서 "사람을 보고 예산을 책정하는 것이 타당하냐. 법무부 장관에게 문제가 있다면 법무부 예산을 다 깎아야 하냐"면서 "인권국장에게 문제가 있다고 인권국 사업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인사권이 없는 국회에서 예산 심의는 국회가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인사가 만사다. 인권국장으로 제대로 된 사람이 오면 인권교육 활성화를 위해 지원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 '차세대 전자소송시스템 구축사업' 7억원 감액 = 사법서비스진흥기금 631억원을 포함해 모두 2조156억원으로 편성된 내년도 대법원 예산은 법사위에서 55억원 줄었다. 증액은 14억원에 그친 반면 69억원 감액됐다. 

     

    법사위는 우선 지난 2017년 대법원장 공관 리모델링 사업 과정에서 대법원이 '4억7000만원에 달하는 예산을 무단으로 이·전용했다'는 이유로 내년도 대법원 예산 가운데 △기관운영기본경비 10억원을 비롯해 △재판일반경비지원 예산 3억4700만원 △전문재판운영 예산 6억3700만원 △법원예비금 2억8000만원 △법원시설관리 예산 1억9600만원 등 총 24억6000만원을 감액했다. 또 "대법원장 공관 리모델링 사업 불법 이·전용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책임이 있는 경우 관련자 문책방안을 마련해 내년 3월 31일까지 법사위에 보고하라"는 부대의견도 달았다.

     

    재판사무와 사법정보 공개 혁신을 목표로 내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질 예정인 '차세대 전자소송시스템' 구축사업 예산도 7억5500만원 감액됐다.

     

    법사위는 △소송절차별 업무지원 전면개편 사업 중 원격영상재판 확대 사업과 △지능형 법관업무지원 사업을 문제삼았다. 당초 대법원은 차세대 전자소송시스템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법정 출석이 어려운 소송관계인을 위해 영상재판을 확대하는 한편, 법관들의 업무 부담과 사건처리 기간을 줄이기 위해 빅데이터 기반 AI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각종 업무처리를 지능화·자동화하기로 했다. 예컨대 AI가 소송기록을 분석한 뒤 쟁점을 추출해 주고, 판결문 작성 단계에서는 비슷한 사건 판결 추천부터 판결문 형식 초고까지 제공하는 방식으로 법관이 사건심리와 판결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법사위는 원격영상재판과 관련해 "도입 여부에 견해 대립이 있고, 관련 법률 개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지능형 법관업무지원시스템에 대해서도 "기술적 구현 가능성에 의문이 있고, 쟁점 자동추출이나 판결 초고작성 등의 기능은 법관의 재판작용에 개입할 여지가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반면 대법원은 "원격영상재판은 현재 증인이나 감정인 등에 대해 도입돼 있는 제도를 필요한 절차에 확대하는 물적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지, 전면적인 도입 취지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지능형 법관업무지원시스템에 대해서도 "쟁점 자동추출 등은 상용화된 기계학습을 기반으로 법관 업무를 보조하는 것이지, 판단작용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법사위는 내년도 차세대 전자소송시스템 구축사업 예산 131억원 중 원격영상재판 사업 관련 예산 2억6000만원과 지능형 법관업무지원 사업 예산 4억9500만원을 감액하기로 결론내렸다. 특히 차세대 전자소송시스템 구축사업 관련 총사업비 2753억원(시스템구축비 1562억원+유지보수비+재투자비) 가운데 원격영상재판 사업과 지능형 법관업무지원 사업은 제외하고 사업을 추진하라는 부대의견을 달아 일부 사업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법사위는 '국민참여재판 운영 실적이 부진하다'는 등의 이유로 370억원 규모의 법정중심재판운영 사업 예산 가운데 2억5000만원을 줄였다. 국선변호료지원 예산 624억원 중 '올해의 국선변호인' 포상금 1억원도 감액했다. 

     

    법사위는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전용차량 운영 폐지·축소 등 개선방안을 마련해 내년 3월 31일까지 법사위에 보고하라"는 의견 등 다수의 부대의견도 채택했다.

     

    ◇ 법제처 '행정기본법 제정' 사업 놓고 여야 충돌 = 411억원 규모로 편성된 내년도 법제처 예산은 진통 끝에 7억8700만원 감액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날 법사위는 법제처가 새로 추진 중인 6억4600만원 규모의 '행정기본법제 개선' 사업을 둘러싼 여야 간의 충돌로 한때 파행을 겪었다. 이 사업은 행정법 집행의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는 동시에 인·허가나 제재처분 등 개별법상의 공통 제도를 체계화하는 등 국가의 행정작용을 전반적·종합적으로 규율하는 '행정기본법'을 제정하기 위한 것이지만, 야당이 '사업 필요성에 대해 전반적으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내년도 신규 사업인 행정기본법제 개선 사업 예산은 △관련 법제정비 연구용역비 3억5000만원(총 7회, 건당 5000만원)을 비롯해 △전문가 회의·세미나·공청회 예산 1억1000만원 △회의장소 임차료 4500만원 △홍보예산 6800만원 △전문가 자문수당 3100만원 등 모두 6억4600만원 규모로 편성됐다. 법제처는 지난 7월초 국무회의에서 행정기본법 제정 계획을 보고한 뒤 대통령훈령에 근거해 '행정법제 혁신 추진단'을 구성하는 한편 자문위원회도 출범시켰다.

     

    그러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기본법 제정의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행정기본법의 제정 필요성과 타당성에 대한 공론화부터 추진한 뒤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조직법상 법적 근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법제처가 특정 법률 제정을 직접 주관하는 것은 이례적이고, 사업 성격상 법제처에서 추진하기 부적절하다"며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국무조정실이나 행정안전부 등 다른 부처로 사업을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전체회의에 앞서 열린 법사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소위원장 송기헌)에서도 여야 논의는 평행선을 달렸다. 결국 민주당 소속인 송 위원장이 "법제처 예산안 심사는 여야 합의가 어렵다"며 소위 회의 산회를 선언하자 야당은 "일방적인 산회 선언"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문닫힌 소위 회의실 밖으로 고성까지 터져나왔다. 법제처 예산을 둘러싼 여야 충돌로 이날 전체회의는 6시간 이상 지연됐다.

     

    결국 행정기본법제 개선 사업 예산은 연구용역비 2억5000만원과 홍보비 3400만원 등 3억3300만원이 줄었다. 특히 법사위는 내실 있는 행정기본법 제정을 위해 연구용역 추진 시기와 행정기본법안 국회 제출시기 등 사업계획 조정을 검토하라는 부대의견까지 달았다.

     

    531억원 규모인 내년도 헌법재판소 예산은 법사위 예비심사 결과 3억5500만원 줄었다. 

     

    법사위는 기존 집행실적 등을 고려해 헌재 본부기본경비 2억원과 헌법재판연구원 기본경비 3900만원 등을 감액했고, 홍보활동 예산도 과도하다는 이유로 5000만원 줄였다. 아울러 "헌법재판연구원 청사의 공간 사용이 과다하다"며 "2020년에는 임차공간을 축소해 임차료를 절감하는 예산을 편성하라"는 부대의견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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