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뉴스

  • 상시채용
  • 기사제보
  • 기타 단체

    미혼父 ‘자녀 출생신고’ 산 넘어 산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현황개선 포럼’서 지적

    홍수정 기자 soojung@lawtimes.co.kr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 미혼남인 A씨는 남편과 사실상 별거 중이던 여성 B씨를 만나 교제했다. 둘은 곧 사랑에 빠져 아이를 갖게 됐다. 그런데 B씨의 이혼소송이 지연돼 소송이 마무리되기 전 아이를 출산하게 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민법 제844조에 따라 아이는 B씨의 법률상 남편인 C씨의 친생추정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B씨는 A씨에게 아이의 출생 신고를 미루자고 했다. A씨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으면 아이가 각종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 다른 미혼 남성 D씨도 아이 출생 신고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귀던 여성 E씨가 D씨의 아이를 낳은 후 아이만 떠맡기고 행방을 감췄기 때문이다. 혼자 아이를 키워야겠다고 생각한 D씨는 출생신고를 하려다 난관에 부딪혔다. 미혼부인데다 아이 엄마인 E씨의 주민번호 등 인적사항을 알 길이 없어 주민센터에서 출생신고가 불가능해 가정법원에 친생자출생신고를 했지만, 법원은 '친모의 인적사항을 모르는 이유', '친모가 떠날 때 붙잡지 못한 이유' 등을 보충하라며 거듭 보정명령과 기각결정을 했다. 이러는 사이 아이는 어느덧 생후 20개월을 넘겼다. D씨는 모 복지기관의 도움을 받아 아직도 출생신고 관련 소송을 힘들게 하고 있다.

     

    157358_1.jpg

     

    2015년 친모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 친부가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자녀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간소화 한 이른바 '사랑이법(개정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지만, 미혼부가 자녀를 출생신고 하는 일은 이처럼 험난하기만 하다. 미혼부가 가정법원을 통해 자녀를 출생신고하려면 '모의 성명, 등록기준지 및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아이의 친모 이름을 모르는 경우는 많지 않아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하면 미혼부의 자녀 출생신고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아이 엄마가 다른 남성과 법률상 부부 관계에 있다면 자녀가 다른 사람의 친생자로 추정되기 때문에 풀어야 할 문제가 더 복잡하다.

     

    母가 아이 낳고 떠나 버리면

    혼자서 출생신고 어려워

     

    출생신고가 미뤄지면 그로 인한 불이익은 고스란히 어린 자녀에게 미친다. 출생신고를 해야 각종 사회보장급여 등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출생신고가 안 된 아동은 의무교육 대상에서도 배제되고 영유아범죄 대상으로도 쉽게 노출된다.

     

    최근 법조계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母가 법률상 혼인상태이면

    풀어야 할 문제 더 복잡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대표 오영나)는 19일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미혼부 자녀 출생신고의 현황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포럼을 열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오 대표는 이날 "출생기록이 부재한 아동은 유기, 불법입양, 매매의 위험에 노출될 위험이 있고 공적 지원을 받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며 "자녀의 법적지위 안정을 위해 만든 친생추정이 오히려 미혼부 자녀의 복리를 위협하는 현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친생추정이 오히려 자녀 복리 위협

     제도개선 절실”

     

    이날 포럼에서는 △출생신고 요건의 완화 △부(父) 미정 출생신고의 확대 △출생자를 위한 기관연계서비스 마련 △미혼부에 대한 법원의 유전자검사 절차 간소화 등이 개선책으로 제시됐다.

     

    전현정(53·사법연수원 22기) 법무법인 KCL 고문변호사는 포럼에서 출생신고를 용이하게 해 '보편적인 출생 등록제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혼인을 하지 않은 모가 출생신고에 협력하지 않는 경우에는 모의 인적사항 중 일부를 알더라도 미혼부의 출생신고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병원 측에 1차적인 출생신고 의무를 지게 하는) 보편적 출생등록제도의 도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건강보험·의무교육 등

    불이익은 고스란히 자녀의 몫

     

    송효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일단 부를 기재하지 않은 채 아동의 출생신고를 접수하고, 추후 친생확인이 이뤄지면 부를 보완해 기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생미신고 아동도 건강보험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이런 절차가 제대로 이용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주민센터가 출생미신고 아동 사례를 접하면 출생신고 절차와 여성가족부의 법률지원서비스를 안내하고 복지전산관리번호를 부여하는 등 기관연계 서비스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황정희 전국여성법무사회 법률구조위원회 위원장은 "미혼부가 자녀의 출생신고를 위해 부자관계를 입증하려고 가정법원의 특별대리인 선임을 허가 받고 유전자 검사를 신청하는 데에도 긴 시간이 소요된다"며 "이 같은 절차를 진행하지 않아도 친생자 출생확인 신청을 하면 법원에서 유전자검사 명령이나 보정명령을 해 곧바로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리걸북스

    더보기

    리걸에듀

    더보기

    리걸인사이트 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