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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법원행정처

    임종헌 재판부 기피신청 7개월째… “판단 기피”

    작년 6월 기피신청1·심서 기각… 대법원에 재항고

    손현수 기자 boysoo@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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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연루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임종헌(61·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심 재판 진행이 불공정하다"며 낸 기피신청에 대한 최종 결론이 7개월째 나지 않으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기피신청 대상인 1심 재판장이 오는 2월로 예정된 법관 정기인사에서 교체될 가능성이 커 대법원이 최종 판단을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재판부 기피신청으로 재판이 중단되면 그 기간은 구속기간에 산입되지 않기 때문에 대법원의 결정 지연은 임 전 차장의 신체적 자유를 침해하는 가혹한 처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임 전 차장은 지난해 6월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 재판장 윤종섭(50·26기) 부장판사에 대한 기피신청을 냈다. 임 전 차장 측은 "재판장인 윤 부장판사가 소송지휘권을 부당하게 남용하고 피고인의 방어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면서, 어떻게든 피고인에게 유죄 판결을 선고하고야 말겠다는, 굳은 신념 내지 투철한 사명감에 가까운 강한 예단을 가지고 극히 부당하게 재판 진행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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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 전 차장이 낸 기피신청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손동환 부장판사)는 같은 해 7월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불복한 임 전 차장은 곧바로 항고했고,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배준현 부장판사)는 9월 2일 항고를 기각했다. 

     

    기피신청으로 재판중단은

    구속기간에 산입 안 돼

     

    임 전 차장은 같은 달 11일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당초 이 사건은 대법원 형사1부에 배당돼 이기택 대법관이 주심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이 대법관이 임 전 차장과 대학 동기라는 점 등을 이유로 회피해 사건이 재배당됐고, 현재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가 심리 중이다. 

     

    하지만 기피 신청을 한 지 7개월째, 대법원에 재항고된 지 4개월이 지나도록 결론이 나지 않으면서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이 일부러 사건을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피 대상인 윤 부장판사가 2월 법관 정기인사 때 이동이 유력하기 때문에 대법원이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자연스레 재판부가 변경되길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판사들은 보통 2~3년 단위로 전국 법원을 옮겨 다니는데, 윤 부장판사는 오는 2월로 서울중앙지법 근무연수가 만 4년이 된다. 윤 부장판사가 다른 법원으로 전보돼 재판부에서 빠지면 임 전 차장이 낸 기피신청은 각하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법원 3부에는 조희대·김재형·이동원 대법관이 근무하고 있는데, 조 대법관은 3월 4일 임기만료로 퇴임을 앞두고 있다.

     

    한 부장판사는 "대법원 입장에서는 법원 내·외부의 관심이 큰 사건인데다 여론도 크게 나뉘는 사건인 만큼 결론을 내리기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한 달 뒤면 기피대상인 윤 부장판사가 해당 재판부를 떠날 가능성이 높으니 대법원이 나서서 판단하지 않고 자연스레 재판부가 교체되는 상황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피고인의 신체적 자유 침해

     가혹한 처사” 비판

     

    하지만 대법원 심리가 장기화되면서 임 전 차장의 구속기간이 지나치게 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형사소송법 제22조와 제92조 등은 '기피신청이 있는 경우 소송 진행을 정지해야 한다. 소송이 정지된 기간은 구속기간에 산입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임 전 차장은 2018년 10월 구속돼 15개월여 동안 구치소에 갇혀 있지만, 정식재판을 받은 기간은 7개월여에 불과하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구속된 피고인은 인권보호 차원에서 기피 신청을 내면 통상 1주일, 길게는 한달이면 결론이 난다"면서 "법원이 구속기간에 산입되지 않는 7개월의 시간 동안 그를 붙잡고 어떠한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것은 너무 잔인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다른 변호사도 "기피신청기간이 구속기간에 산입되지 않더라도 본형에는 산입되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된다는 반론도 있지만, 이는 피고인이 이미 유죄임을 예단하는 것과 다름 없다"며 "기피신청을 검토하는 재판부가 피고인의 유·무죄 여부와 형량까지 판단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말했다.

     

    “재판부 정기인사로

    교체까지 의도적 지연” 지적도

     

    대법원이 기피신청에 대한 판단을 미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법원은 지난해 1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소송 중이던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이 낸 기피신청을 9개월여 만에 받아들였다.

     

    당시 대법원 특별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법관에게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때'를 재판을 받는 당사자의 입장에서 폭넓게 인정했다. 

     

    재판부는 "'법관에게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때'라 함은 우리 사회의 평균적인 일반인의 관점에서 볼 때, 법관과 사건과의 관계, 즉 법관과 당사자 사이의 특수한 사적 관계 또는 법관과 해당 사건 사이의 특별한 이해관계 등으로 인하여 그 법관이 불공정한 재판을 할 수 있다는 의심을 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고, 그러한 의심이 단순한 주관적 우려나 추측을 넘어 합리적인 것이라고 인정될 만한 때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는 임 전 고문 사건은 가사사건인 반면, 임 전 차장 사건은 피고인이 구속된 상태인 형사사건이므로 두 사건의 심리기간을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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