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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체 바뀌면 성격도 바뀌어져… 결국은 인생이 달라져”

    11년 만에 신간 펴낸 ‘필적 전문가’ 구본진 변호사

    왕성민 기자 wangsm@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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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적은 '뇌의 흔적'이자 '몸짓의 결정체'입니다. 행동 습관인 필체를 의식적으로 바꾸면 성격도 바꿀수 있습니다. 성격이 바뀌면 다시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결국 인생이 달라집니다." 

     

    필적학(Graphology)의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필적 전문가로 유일무이하게 활약하고 있는 구본진(55·사법연수원 20기) 법무법인 로플렉스 대표변호사가 최근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쌤앤파커스 刊)'를 출간했다. 2009년 법무연수원 교수 시절 항일운동가와 친일파의 글씨 1000여점을 분석해 내놓은 '필적을 말한다(중앙북스 刊)'에 이어 11년 만에 집필한 책이다. 그는 책에서 "글씨에는 인품과 성격이 묻어있다"는 통념을 넘어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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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서울 삼성동 법무법인 로플렉스 사무실에서 만난 구본진 변호사가 김명수 대법원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의 필적 분석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조선시대 수많은 선비들이 왜 그토록 글씨 연습에 목숨을 걸었을까요? 훌륭한 글씨가 높은 인격의 발로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 믿음은 틀린 것이 아닙니다. 글씨는 원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면서, 동시에 인격을 수양하는 도구로 활용돼 왔습니다. 지금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청소년들에게 글씨를 가르쳐 효과를 거두었다는 임상 결과가 꽤 많습니다. 필적학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는 필적 교정이 정신의학과 심리학, 교정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논리적인 일하는 법조인 필체는

    글씨가 작고 규칙성이 두드러져

     

    17세기 이탈리아에서 태동한 필적학은 이후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전역으로 전파돼 발전을 거듭했다. 70년대 독일 심리학자 울쥬라(Ursura) 등에 의해 개발된 '별과 파도 검사(Star and Wave Test)'처럼 인성평가 지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또 필적 교정은 알콜중독자, 성격이상자 등 정신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치료법으로도 활용된다.

     

    구 대표는 자신도 필적을 교정해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했다고 한다. 그는 "가로선을 길게 쓰고 확실히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고쳐 인내심을 키울 수 있었다"며 "'ㅁ'자의 아랫부분을 꼼꼼하게 닫음으로서 절약하는 습관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가 건넨 명함에도 이름이 손글씨로 적혀 있었다. '구'자의 'ㄱ'은 둥글게 처리됐으나 '진'자의 'ㅈ'은 꺾임세가 강했다. '본'자의 'ㅂ' 오른쪽 획은 삐침과 함께 곧게 뻗어있다. 한 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은 필체다. 서명은 그가 직접 고안했다고 한다.

     

    "부드러움과 강함을 겸비하면서 강한 의지력을 드러내려고 했습니다. 가로획이 우상향으로 올라가면서 끝부분을 꺾었는데, 이는 성공한 사람들의 필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필적학 외에도 한국 고대사 관련 책을 집필하는 등 다방면에 정통(精通)하지만 그의 본업은 변호사다.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0여년 동안 검찰에 몸 담으면서 대검찰청 공판송무과장,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구 대표에게 '법조인의 글씨'가 따로 있는지 물었다. 

     

    "일반적으로 정밀하고 논리적인 일을 하는 법조인들은 글씨가 작고 규칙성이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다만, 같은 법조인이라도 맡은 역할에 따라 필적이 조금씩 다릅니다. 로펌 경영에 참여하는 변호사는 대범하고 주관이 강한 필체가 형성되고, 어쏘 변호사라면 아무래도 정제된 문체가 나올 수밖에 없지요." 

     

    金대법원장 ‘소탈한 성품’

    秋장관 ‘무대 기질’

    尹총장 ‘원칙주의’

     

    지금 법조계는 법원, 검찰, 변호사업계를 막론하고 바람 잘 날이 없다. 연일 법조계 관련 기사를 장식하고 있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의 필적 감정을 의뢰했다. 필체는 방명록에 쓴 글씨를 통해 확인했다. 그는 글씨를 분석할 때 생활문을 중시하는데, 특히 서명은 수천번 반복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글쓴이의 개성이 가장 잘 묻어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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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체를 통해 본 김 대법원장은 사물을 냉철하게 관찰하면서,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두드러집니다. 또 기교가 별로 없어 정직하고 꾸밈없는, 소탈한 성품임을 추측할 있습니다. 다만, 서명에서 '수'자의 세로획을 유난히 길게 늘어뜨린 점을 볼 때 과시욕이 아예 없다고는 볼 수 없겠네요. 글자의 불규칙성을 통해 충동적인 성향이 있음을 엿볼 수 있고, 전체적으로 필획이 단단하지 못하다는 점이 다소 아쉽습니다." 

     

    추 장관의 글씨에 대해서는 "세간의 이목을 끄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무대 기질이 있다는 점에서 정치인다운 면모가 강하다"며 "적극적인 성격에 자의식도 강하지만 의외로 부드럽고 유화적인 성향도 많을 수 있다"고 했다.

     

    윤 총장의 글씨에 대해서는 '원칙주의자의 필체'라고 평가했다.

     

    "정치적인 꾀가 별로 없고 자신의 신념대로, 배운대로 행동하는 사람의 글씨입니다. 세로획이 길고 각 획의 마무리가 깔끔한 데서 일처리가 야무지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가로획이 길게 뻗은 점도 눈에 띄는데, 이는 인내심이 크고 버티는 힘이 강하다는 점을 암시합니다. 또 필압이 센 편이라 내면의 에너지가 큰 사람으로 추측됩니다. 전체적으로 글씨가 비연명체이면서 네모 반듯한 모습을 가지는 점으로 보아 보수적인 성품이라는 점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구 대표의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책이 나온 지 한 달이 되지 않았지만 벌써 수천부가 팔려나가 3쇄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보기 좋은 글씨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삶에 적합한 글씨를 익히고 연습할 것을 권했다. 


    멋진 글씨가 꼭 좋은 필체 아냐

     내 삶에 걸맞는 서체 수련해야

     

    "예쁘고 멋진 글씨가 꼭 좋은 필체는 아닙니다. 흔히 매국노 이완용의 글씨가 명문으로 알려져 있지만 저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자세히 분석하면 기교는 많은데 필획이 지저분하고 난잡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마음이 깨끗하지 않으니 이런 필적이 나오는 거지요. 남들에게 보기 좋은 글씨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삶에 걸맞는 글씨체를 찾고 꾸준한 수련을 통해 이를 습득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인격을 수양하는 과정이라고 믿고 한번 해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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