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뉴스

    국회,법제처,감사원

    ‘코로나’ 불길타고 4·15 총선 연기론 ‘솔솔’

    정당·예비후보자 선거운동 사실상 중단 상태

    이승윤 기자 leesy@lawtimes.co.kr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4월 15일로 예정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5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총선 연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어 정상적으로 선거를 치르기 어렵고 사태 진정이 우선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선거 연기 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섣부른 총선 연기 결정은 오히려 국민적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며 지역사회 감염 조짐이 본격화하면서 총선 출사표를 밝힌 각 정당과 예비후보자 등은 전통적인 유권자 대면 접촉 방식의 선거운동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감염 확산 우려 때문이다.

     

    159877.jpg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범여권으로 불리는 호남계 신당에서 총선 연기론을 먼저 꺼내들었다. 

     

    지난달 27일 열린 민생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정부와 국회가 총선 연기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나왔다. 민생당은 기존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출신 호남계 인사들이 뭉친 원내 제3당이다.

     

    박주현(57·사법연수원 17기) 민생당 공동대표는 "질병, 재난, 전쟁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게 정치의 목적임에도 목전의 선거가 문제 해결을 방해하고 있다"며 "20대 국회 임기(5월 29일) 내에서 가능한 한 선거를 뒤로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여당은 책임론을 이유로, 제1야당은 공격 호재를 놓치기 싫어 선거 연기에 주저하거나 반대하고 있다"며 "국민이 아우성치는데, 선거 유불리 계산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범여권 신당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때”

    부채질

     

    유성엽 공동대표도 코로나19 사태 악화에 우려를 표하면서 "3월까지 상황이 정리되지 않으면 총선을 연기해야 한다"며 총선 연기를 거듭 주장했다.

     

    반면 원내 제1·2당인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총선 연기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 간의 국회 회동에서 '총선 연기 여부를 판단해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에 "아직은 총선 연기 문제를 판단하기 이른 시점으로, 그 전에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것을 중요하게 논의할 때"라며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도 총선 연기 필요성 주장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을 어떻게 줄이는지가 중요하다"며 신천지 교인들에 대한 코로나19 전수조사 결과를 기다리자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설훈 최고위원은 "총선 연기는 지금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도 "3월 중순쯤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그때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여지를 남겨뒀다.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총선 연기 여부를 논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총선 연기 결정은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내리게 돼 있다.

     

    여권 중진도

    “3월 중순까지 지켜본 뒤 논의”

    여운

     

    공직선거법 제196조 1항은 '천재·지변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국회의원 선거를 실시할 수 없거나 실시하지 못한 때에는 대통령이 선거를 연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총선을 연기하는 경우 대통령은 새로운 선거일과 연기사유 등을 공고한 뒤 지체없이 관할선거구선거관리위원장에게 통보해야 한다. 선거절차도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한다. 다만 선거일만 다시 정한 경우에는 이미 진행된 선거절차가 이어지게 된다.

     

    헌정사상 선거가 연기된 전례는 없다. 이른바 '발췌 개헌'이라는 비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진행되긴 했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직선제 대통령선거였던 제2대 대선은 6·25 전쟁 중인 1952년 8월에 치러졌다. 당시 전쟁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 825만9428명 중 727만5883명이 선거에 참여해 88.1%라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159887_1.jpg

     

    법조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4·15 총선 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한 변호사는 "정당별 공천이 끝나가는 상황에서 선거운동 기간이 늘어나 정치 신인들에게는 유리한 측면도 있을 수 있겠지만, 총선을 연기한다면 국민들의 불안도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변호사도 "4월에 정상적으로 총선이 치러진 경우에도 원 구성 협상이 어려웠는데, 총선이 연기되면 입법부 마비로 일대 혼란이 우려된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대중들이 모인 장소에서의 유세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선거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질 뿐만 아니라 선거공보도 있어 유세의 의미가 예전보다 크지 않은 만큼 선거운동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

    “현 상황 연기사유 안돼

     국민 불안만 가중”

     

    선거법 전문가인 황정근(59·15기) 법무법인 소백 변호사는 "현 시점에서 코로나19 확산은 선거 연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 연기 규정은 '천재·지변 등이 일어난 지역의 주민들이 도저히 투표소에 갈 수 없어 국민들의 투표권이 제한되는 극단적인 상황에 선거를 연기하라'는 뜻으로, 현 시점은 선거를 못할 상황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황 변호사는 "대통령의 선거 연기 결정에 대한 불복 방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공직선거법 제196조 1항 조문 자체가 '할 수 있다'가 아닌 '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은 '도저히 선거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선거를 연기하라'는 의미에서 대통령에게 선거를 연기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에게 선거 연기 사유에 대한 판단 권한이 있는 게 아니라 천재지변이나 그에 준하는 부득이한 이유로 도저히 선거를 할 수 없다면 선거를 강행하지 말라는 의미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그는 "총선을 치르지 않으면 국회 공백이 발생한다"며 "국회의원 임기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연장할 방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21대 국회 개원을 위해서는 국회의장단 구성이나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위한 여야 간의 원 구성 협상이 필요한데, 물리적인 시간도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예컨대 중국 우한처럼 지역이 봉쇄되더라도 선거 연기 사유가 생긴 선거구만 연기하면 되지, 전국적으로 선거를 연기해서는 안 된다"며 "현 상황에서 총선 연기를 논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연기 결단 내리면

    불복할 방법은 없어

     

    이종우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은 "코로나19 확산이라는 현 상황은 안타깝지만, 아직 선거가 40일 넘게 남아있는 만큼 총선 연기는 쉽게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선거일 공고주의'를 채택했던 과거에는 대통령이 선거일을 언제로 정하는지에 따라 여야의 유불리가 달라지는 등 논란이 있었지만, '통합선거법'이라 불리는 1994년 공직선거법 제정 이후에는 '법정주의'가 채택돼 선거일이 법정화돼 있다"면서 "특히 다른 법률과 달리 법률 제·개정에 여야 합의가 필요한 선거법 등 정치관계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선거 연기는 한 사람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의사에 따라 여야 합의 속에 신중하게 결정돼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선거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중앙선관위는 총선 연기론에 관계없이 현재 예정대로 4월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선거 연기는 공직선거법에 의해 대통령이 결정하게 돼 있다"며 "중앙선관위에는 선거 연기를 검토할 권한 자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아직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선거가 연기될 경우를 가정해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리걸북스

    더보기

    리걸에듀

    더보기

    리걸인사이트 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