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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료기록 감정에 최소 6개월… 소송 당사자 속 탄다

    감정한 의사 실명 안 밝혀 감정결과에 시비도 잦아

    왕성민 기자 wangsm@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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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을 상대로 의료과실 책임을 묻기 위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A씨는 지난해 5월 대한의사협회에 진료기록 감정보완촉탁을 신청했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도록 회신은 오지 않았다. 법원이 독촉장을 보냈지만, 7개월이 지난 올해 1월에야 겨우 감정결과를 받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감정서는 표지와 심의료 독촉장을 제외하면 4장에 불과했고, 이 중 답변 부분은 2장 남짓이었다. 이런 부실 감정 결과를 기다리느라 변론준비기일은 여러 차례 연기(추정)됐고, A씨는 10개월이 지나서야 간신히 두 번째 기일이 잡혔다는 통지를 받았다.


    의료사건의 핵심 증거

     신속성·공정성 싸고 논란도

     

    의료소송에서 핵심 증거로 활용되는 '진료기록감정'을 둘러싼 신속성·공정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의료사건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기 때문에 재판부가 진료기록 등에 대한 감정 결과에 의존하는 정도가 다른 사건에 비해 높다. 하지만 감정 결과를 회신 받기까지 최소 6개월 이상 걸리는 데다, 감정을 한 의사의 실명도 공개되지 않아 의료소송을 진행하는 당사자와 법률대리인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료감정의 전문성과 신속성 등을 높이겠다며 지난해 9월 산하에 의료감정원(원장 박정율)을 설립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인들이 지적하는 의료 감정의 가장 큰 문제는 '늑장 감정'이다. 신속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작년 9월 의료감정원 설립

     아직 뚜렷한 성과 없어

     

    현재 진료기록감정은 △대학병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촉탁감정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 등에서 수행한다. 하지만 대학병원 의료진은 바쁜 진료 일정 등을 이유로 감정 요청을 반송하는 사례가 잦아 중재원이나 의료감정원에 의뢰가 집중되고 있다. 두 기관에 감정 요청이 몰려들면서 사건 당사자들은 제때 감정 결과를 회신 받기 힘들어졌다. 의협의 의료감정 건수는 2014년 1733건에서 2015년 2040건, 2016년 2372건, 2017년 2510건, 2018년 2419건으로 매년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의협이 밝힌 감정결과 평균 회신 기간은 86일이지만, 실제로는 A씨 사례처럼 6개월 이상 지체되거나 소송 내용에 따라 수년씩 걸리는 경우도 많다.

     

    감정을 한 의사의 실명이 공개되지 않아 감정 결과를 둘러싼 시비가 끊이지 않는 점도 문제다. 현재 진료기록감정서는 의사 개인의 이름이 아닌 협회나 감정원장·중재원장 이름으로 작성된다. 그런데 감정의가 누구인지 모를 경우 소송 당사자와의 관계 등을 알 수 없어, 신청인은 민사소송법 제336조에서 보장하는 감정인 기피신청권을 행사하기 어렵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감정 의사의 실명이 공개되지 않아야 더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답변이 가능하다. 실명이 공개되면 기피신청 등이 남발돼 신속성이 더 저해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의료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대표인 이인재(47·사법연수원 31기) 변호사는 "바람직한 진료기록감정 절차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신속성과 경제성, 전문성, 공정성이라는 4가지 요소가 모두 필요하다"며 "현재는 감정의 전문성과 공정성은 둘째치고, 신속성과 경제성조차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재원 등의 인력을 보강해 감정회신기간을 단축하거나, 법원의 촉탁을 거부하지 않고 신속하게 회신하는 종합병원 등을 많이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성민 기자·홍지혜 객원기자(변호사)  wangsm·jh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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