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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법원행정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싸고 대법원서 치열한 공방

    "법률 아닌 시행령으로 제한 불가" vs "시정요구 불이행 따라 법률·시행령 근거한 통보"

    손현수 기자 boysoo@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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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정부 당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처분이 정당했는지 여부를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벌어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0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대법정에서 공개변론을 열고 전교조가 고용노동부장관을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소송(2016두32992)의 공개변론을 진행했다. 1,2심에서 전교조 측을 대리했던 김선수 대법관은 이날 심리에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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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법원 제공

     

    고용노동부는 2013년 10월 해직 교사 9명을 노조에서 배제하라는 시정 요구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처분을 했다. 조합원 자격을 현직 교사로 제한하는 교원노조법에도 불구하고 전교조에 일부 해직교사가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합법적 노조로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교원노조법 제14조와 노동조합법 제2조는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교원노조법 시행령 제9조와 노조법 시행령 제9조는 '설립신고 이후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이 허용된 경우, 고용노동부장관은 시정요구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노동조합에 대하여 법외노조임을 통보하여야 한다’ 고 정하고 있다.

     

    이날 공개변론에서는 △법외노조 통보처분의 근거가 된 교원노조법 등 시행령 조항이 법률유보원칙(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은 국회 의결을 거친 법률로써 규정해야 한다는 원칙)이나 위임입법의 한계를 위배·일탈한 조항인지 △해직자가 노조에 가입돼 있긴 하지만 노조가 자주성을 유지하고 있다면 노동조합으로 볼 수 있는지 △법외노조 통보가 '지나치게 가혹한 조치'로서 노동부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은 아닌지 등을 논의했다.

     

    전교조 측은 설립된 노동조합의 권리를 법률이 아닌 시행령으로 제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외노조 통보는 전교조의 권리의무 변동을 일으키는 행정행위이고, 이에 대한 근거는 시행령이 아닌 법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교조 측은 "설립 단계의 노조에 대한 권리 제한은 법률에 근거하고 있지만, 설립 후 노조는 시행령에 근거해 법외노조로 통보하게 돼 있다”며 “(비유하면) 태아는 법률로, 성인의 권리능력은 시행령으로 제한한다는 것에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행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인 위임을 받아야 하는데 노조법에는 관련 내용이 없고, 행정주체가 행정권을 발동하려면 법률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근로자가 아닌 사람이 노조에 포함될 가능성은 언제든 있고, 단 한 명의 조합원이라도 노조법상 근로자가 아닐 경우 법외노조가 돼야 한다면 현존하는 상당수 노조가 법외노조로 전환돼야 할 것”이라며 "행정청의 시정요구에 따르지 않았다고 단결권을 제한하고 불이익한 처분·제재 조치를 취했으므로 자율적 시정기회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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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법원 제공

     

    반면 고용노동부 측은 전교조가 시정요구에 따르지 않아 법외노조 통보를 한 것이고, 법률에 따라 시정될 경우 법적 지위는 회복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고용노동부 측은 "기본적으로 최초 설립 당시 적법하게 설립된 노조의 실체를 존중하고 만일 위법이 발생하면 시정명령을 통해 적법절차를 이끌어내는 것이 기본적인 법체계"라며 "전교조가 시정을 통해 법률을 준수하고 재차 설립신고를 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법적지위 회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처분은 행정청의 준엄한 법집행 선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교육이라는 직무의 특수성을 갖고 국민 일반에 대한 봉사자로서 고도의 윤리적 책임이 요구되는 교원으로 구성된 노조는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는 교원노조법·노조법 규정은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법률 내용"이라며 "행정청은 (해직교원이 가입한) 전교조를 교원노조로 보지 않는다고 선언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날 공개변론을 위해 사단법인 노동문제연구소 해밀과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노동·사회보장법센터에 의견서 제출을 요청하기도 했다.

     

    해밀은 "교원노조의 법외노조통보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교원노조법 등 시행령은 법의 위임이 없어 무효로 보아야 한다"며 "그 결과 이 사건 법외노조통보는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행해진 처분"이라는 의견을 냈다.

     

    또 "교원노조에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이 허용되어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이 아니게 되더라도 법내노조의 법적 지위를 박탈하기 위한 법외노조통보 등 별도의 조치를 하기 위해서는 자주성 등에 대한 심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노동·사회보장법센터는 "노동조합법은 설립단계에서 수리를 요하는 신고제도와 설립 이후에는 법외노조통보 제도를 통해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단체에 대한 적격성 판단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노동조합법 시행령은 집행명령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교조는 규약에서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교원이 아닌 자가 가입하고 있으므로 형식적으로나 실질적으로 현행법상 결격사유 해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날 논의 내용을 토대로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이 적법한지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앞서 1,2심은 "전교조가 교원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면 노조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한 노조법에 따라 노동부 처분은 법률에 근거한 행정규제로 볼 수 있다"며 전교조에 패소 판결했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통보가 적법하다는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고, 대법원은 사건이 접수된 지 3년 10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서 심리하기로 했다.

     

    한편 이 사건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도 관련이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은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법원행정처 판사들에게 특정 재판 관련 검토 문건을 작성토록 지시하고 청와대와 재판거래를 시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 사건도 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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