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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법제처,감사원

    부실 의원입법 폭증… “입법 영향평가” 목소리 커진다

    20대 국회 의원 입법 2만3047건 발의… 가결률 12.5%

    왕성민 기자 wangsm@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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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 국회마다 의원 입법안 발의가 급증하고 있지만 가결률은 곤두박질 치고 있어 '부실입법'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전·사후적 입법영향평가를 제도화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객관적인 분석을 확대해 입법안의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일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은 "법률안이 경제·사회 각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입법영향평가제를 도입해달라"고 제21대 국회에 공식 요청했다. 김계홍 한국법제연구원장은 21일 국회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공동학술대회에서 "입법평가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은 확장되고 있으며, 21대 국회에서도 입법평가의 제도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주목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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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묻지마 발의' 넘쳐 =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무려 2만3047건의 법안이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됐지만, 가결률은 고작 12.5%(대안반영 제외)에 머물러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의원 입법안 가결률은 제15대 국회(40%)부터 16대(26.9%), 17대(21.1%), 18대(13.6%), 19대(14.4%) 국회 등 매번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의원 입법안의 가결률이 떨어지는 배경에는 무분별한 실적 경쟁이 자리잡고 있다. 여러 시민단체나 기관이 수행하는 의정평가에서 법안발의 실적이 의원에 대한 주요 평가요소로 활용되다 보니 의원들이 품질보다는 양적 확대에 더 집중한다는 것이다. 

     

    선거 의식한 의원들 품질보다 

    양적 확대에 더 집중

     

    한 로스쿨 교수는 "선거를 의식한 의원들이 단기적인 실적 쌓기에 치중하다 보니, 법안 내용을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고 '쪼개기 입법','졸속 입법','청부 입법','중복 입법' 등 양 부풀리기에만 급급한 측면이 있다"며 "얼마나 많은 법안을 냈느냐 보다는 사회 후생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유의미한 법안을 발의했는지 여부를 제대로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제출 법안에 비해 발의 과정이 간소해 절차적 '허들'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산·기금 활용이 예상되는 경우 정부 제출 법안은 입법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부패영향평가 △관계기관 협의 △당정협의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및 국무회의심의 등 까다로운 단계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의원 입법안은 의원 10인 이상의 동의와 비용추계서 첨부 요건만 충족하면 발의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차이가 내실있는 법안 검토를 저해할 뿐 아니라 의원 입법을 일종의 '우회로'로 인식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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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법권 침해 소지' 때문에 도입 미뤄져 = 19대 국회부터 입법영향평가를 법제화하려는 시도는 계속됐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사전입법영향평가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국회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많은 의원들이 아직 입법영향평가를 '입법권 침해'로 여겨 제도 도입에 미온적이다. 입법영향평가가 도입될 경우 대부분 법안의 '경제적 효과'에 초점을 맞출 것이고, 그렇다면 기업 활동을 견제하는 규제입법 등의 발의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의원 입법은 정부 입법과 달리 다양한 이해관계와 다원적인 가치를 품을 수 있어야 한다"며 "입법영향평가는 다면적으로 진행되므로 본래 법안의 취지·목적과 달리 '경제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올 수 있는데 이 경우 반대 세력의 공격 빌미로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제출 법안에 비해 

    발의 과정도 지나치게 ‘간소’

     

    하지만 독일, 스위스, 프랑스 등은 이미 입법영향평가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입법영향평가제도는 평가 시기에 따라 세분화 되는데, 독일은 사전입법평가(Prospektive), 병행입법평가(Belegitende), 사후입법평가(Retrospektive) 등 3단계로, 스위스 등은 사전·사후 평가 2단계로 나누어 실시한다. 프랑스도 2008년 개정 헌법을 통해 입법영향평가 제도의 기틀을 마련했다.

     

    국회 입법조사처장을 역임한 임종훈 홍익대 법대 교수는 "의원 입법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입법영향평가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입법영향평가 내용을 강제로 반영하게 만들면 입법권 침해 소지는 물론 대의민주주의의 수정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법안 검토시 참고사항 정도의 효력을 갖게 하는 것이 맞는다"고 설명했다.


    의원 다수 ‘입법권 침해’로 인식

     제도 도입 미온적

     

    ◇ '데이터 기반 분석' 평가 품질 높여야 = 국회입법조사처와 한국법제연구원 등 입법영향분석 기관들은 평가 제도의 도입과 함께 광범위한 빅데이터 접근성도 함께 보장해야 실효적인 분석이 이뤄질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데이터 기반 입법평가의 방법과 사례' 학술대회에서 정준화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입법영향분석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입법영향 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공공기관 등과의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법률 시행 시 그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데이터도 함께 생성·축적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재국 입법조사처 법무담당관도 "인간 활동의 대부분은 예측을 바탕으로 이뤄지는데, 폭넒은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야 사전입법영향 분석의 품질을 높일 수 있고 신뢰도 있는 평가를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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