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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아라 청변] ‘언어학 전공’ 백상현 변호사

    “언어학 배우며 측면포착 힘 길러 계약분쟁에서 유리”

    왕성민 기자 wangsm@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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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의 계약 분쟁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언어학'이라는 독특한 전공을 가진 백상현(43·변호사시험 7회·사진) 법무법인 해율 변호사의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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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꿈꿨던 그는 코딩(Coding) 등 프로그래밍의 기반이 되는 이론 언어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언어학은 인문학으로 분류되지만, 자연과학적 방법론을 사용하기도 하며, 뇌과학, 전산학 등 많은 인접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백 변호사는 전공 실력을 살려 대학생 때 벤처기업에서 견습 프로그래머로 일하기도 했다. 그런데 창업을 선택했던 대학 선배의 억울한 사연을 목격하고 법조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2000년대 초반 학과 선배가 윈도우 화면에서 증권시황을 엄지 손톱만하게 줄여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당시만해도 획기적인 아이디어였습니다. 특허 출원을 냈지만 프로그램의 버그를 수정하기 위해 일반인에게 일정 기간 미리 공개한 점이 문제가 돼 거절당했습니다. 이런 광경을 지켜보며 '아무리 기술력이 좋아도 법을 모르면 당할 수밖에 없구나'라고 생각해 진로를 바꾸었어요." 


    기술력 좋아도 법 모르면 실패 

    선배보고 진로 바꿔

     

    이후 그는 여러차레 사법시험에 도전했지만 2차 시험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한때는 법조인의 길을 포기하려고도 했다. 하지만 로스쿨 도입을 계기로 다시 승부수를 띄웠고, 경북대 로스쿨에 입학해 차석으로 졸업했다.

     

    백 변호사는 계약서 관련 분쟁에서 잇따라 좋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의사표시의 해석' 부문에 관심을 갖고 여러 조항으로 구성된 계약을 다면적으로 분석하면서 조항 사이의 관계나 숨겨진 함의를 포착하는 데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백 변호사는 "언어학을 배우며 '시니피앙(기표)'과 '시니피에(기의)'의 간극을 조리있게 연결하는 능력을 습득했다"며 "이것이 남들이 보지 못하는 측면을 포착하는 힘을 길러줬고, 계약 관련 분쟁에서 강점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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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은 자동차 소유자가 정비센터의 과잉정비를 문제삼아 소송을 낸 적이 있습니다. 정비센터 측은 매뉴얼대로 수리했으니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어요. 계약 내용대로라면 정비센터가 유리한 입장이었는데, 저는 수리 견적서에서 '적정수리의무'를 전제하고 있는 문구를 발견했습니다. 이어 매뉴얼의 문언에만 얽매일 것이 아니라 적정수리의무를 토대로 수리 프로세스의 변경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해냈고, 손해배상액에 근접한 액수를 배상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쪽 당사자에게만 유리하게 작성된 계약서의 법적 성질을 재규정해 승소한 사건도 있다.

     

    "채권자들이 기업에 돈을 빌려주면서 회사지분을 담보로 동업(조합)계약을 맺었습니다. 나중에는 이를 근거로 경영권을 뺏으려고 했는데, 계약서에 따를 경우 채권자 지분이 80%에 달했습니다. 저는 채권자들이 자신들에게만 유리하게 계약을 작성했다는 점에 착안해 계약의 실질이 조합계약이 아닌 익명조합 내지 그와 유사한 무명계약이라고 주장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적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직업병 피해자인 A씨가 10년간 써온 가명(假名)을 무단으로 인용한 출판사와 저자를 상대로 성명권 등 침해를 주장해 승소하기도 했다. 그는 현상 너머의 본질을 파악하는 날카로운 시각을 갖추고 있다.


     

    계약법 전문가로

     바람직한 계약문화 확립에 기여

     

    백 변호사는 수백년에 걸쳐 계약서 작성 문화를 확립한 서구와 달리 우리나라는 '어떻게 계약문구를 적어야 하는지', '어떤 구조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지' 등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그는 계약법 전문가로 활동하며 바람직한 계약 문화 확립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계약서를 유리하게만 작성해 이익을 얻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은 당사자 쌍방의 법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공정하게 작성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불공정한 계약은 결국 분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사회적 손실을 야기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소모적인 분쟁에서 벗어나 올바른 계약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는 법률가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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