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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70주년

    [창간 70주년 특집] 법조 명사에게 듣는다 ④ 정성진 前법무장관 “현재 한국 법치주의는 유례없는 ‘변태적 상황’”

    검찰개혁은 국민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경수사권 조정은 검찰권한의 단순 축소에 불과

    한수현 기자 shhan@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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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자 주] 최근 '법치주의 위기'에 대한 법조계 안팎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간에 벌어지고 있는 사상 초유의 극한 대립 상황을 비롯해 판사와 재판에 대한 여론과 정치권의 도를 넘는 비난 등 사법부 독립 침해 우려는 물론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국회 등 난제들이 쌓여가고 있다. 현 정부가 검찰개혁을 국정과제로 내세우며 총체적인 사법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같은 우려가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법치주의 확립'과 '법률문화 발전'을 사시(社是)로 정론을 펼쳐온 본보는 창간 70주년을 맞아 법조계 명사들을 찾아 우리 사회가 직면한 법치주의 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모색해봤다.

    지난달 27일 본보와 만난 정성진(80·사시 2회) 전 법무부 장관은 "현재 한국의 법치주의는 위기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유례가 없는 일종의 '변태적 상황'에 놓여 있다"며 "헌법정신과 법에 의한 입법·사법·행정의 구현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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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법조계가 '법치주의의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법치주의는 '법에 의해 다스리는 사회'라고 개괄적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법치주의는 위기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유례가 없는 일종의 '변태적 상황'에 놓였다고 생각합니다. 법치주의를 이루고 있는 법치행정은 법에 의해 친절하고 정밀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법치행정의 유관기관'이라고 볼 수 있는 곳에서 책임을 가지고 국민을 안심시키고, 리드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그러한 기능이 잘 구현되지 않고 있어 우려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 문재인정부 출범 후 이뤄진 검찰개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검찰개혁은 '난제(難題)'입니다만, 헌법정신에 부합하고 국민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사법적 기구인 검찰이 서민을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검찰개혁의 올바른 길이지요. 그러나 현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은 검찰 권한의 단순 축소에 불과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인권의 파수꾼'이라 불리는 검찰의 역할 내에서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는 방향은 아니지요. 새롭게 설치되는 공수처의 기본 포부는 좋지만, 또 하나의 특권을 가진 권력기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소득보다는 잃는 것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법무부·검찰 갈등, 인사권자가 

    지혜롭게 결단해야


    -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이 부여되더라도 시정조치 요구와 유치장 감찰 등의 기회를 통해 여전히 검찰이 사법경찰권을 지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겁니다. 검사가 개별 사건을 모두 들여다 볼 수 없고, 상호협력 구조로 변화하기 때문에 검찰과 경찰의 관계는 점점 대등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한쪽의 권한을 강화하고 또 한쪽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보다 서로 견제하고 선의의 협조, 비판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해야 합니다. 지금의 제도보다 나아지지 않을 수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견제와 균형을 갖춰나가는 방향으로 수사권 제도를 운용해야 할 것입니다.

     

    -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유례 없는 갈등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우 부끄러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생각합니다. 본래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은 지위와 임무가 다릅니다. 법무부 장관은 법무행정 책임자이자 국무위원이고, 검찰총장은 검찰의 최고 책임자로서 행정보다는 검찰이라는 준사법기관의 업무를 총괄해야 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때문에 법률에 정해진 것처럼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인 개별 형사사건에 대해선 검찰총장을 통해 보고 받을 수 있고, 지휘·감독할 수 있지요. 이것이 한계라고 한다면 한계일 수 있고, 문제라고 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이러한 체제 아래에서 검찰 제도가 발전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제도를 거스르고, 지나치게 바꾸려 한다면 법치주의의 위험을 초래하게 되며 역작용이 발생할 겁니다. 법무부와 검찰이라는 각 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낮아지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모습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현재 상황에 대해 옳고 그름을 단정 짓기는 주저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각각 본래 해나가야 하는 헌법적 소명보다는 정치적 의도가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인사권자가 지혜롭게 양 논리를 전유하면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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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의 정치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검찰에서는 매우 위험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지적입니다. 검찰에서는 이러한 비판을 단순한 이론적 위험으로만 여기는 것보다 채찍과 앞으로 유념해야 할 교훈으로써 수용해야 합니다. 특히 검찰의 정치화를 막기 위해선 검찰과 정치권 모두 해수욕장의 '위험표시'와 같이 받아들여 깊은 바다 쪽으로 확대되는 일이 없도록 사려 깊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치권의 사려 깊은 노력이

     ‘검찰의 정치화’ 방지


    - 법치주의 확립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
    법치주의라는 개념의 밑바탕에는 국민이 위법하거나 부당한 권리침해를 당하지 않도록 법을 통해 보호해야 한다는 목적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이슈들에 대해 법에 규정된 경우에만 적용해야 하고, 예외 규정 역시 인정돼야 합니다. 국민권익 보호를 위해선 정치인의 허황된 공약보다 각자의 위치에서 법치주의의 정신을 제대로 살릴 수만 있어도 국민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지요. 앞으로 헌법정신과 법에 의한 입법·사법·행정이 구현돼야 하며 실체적 생활 공간에서의 국민의 권리를 옹호하는 법치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은>
    1940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1963년 제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공군법무관을 거쳐 1971년 대구지검 검사로 법조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의성지청장, 대검찰청 중수2과장, 서울지검 특수부장, 제주지검장, 법무부 기획관리실장·법무실장, 대구지검장, 대검 중수부장 등을 지냈다. 이후 한국형사정책학회장과 한국형사법학회장, 국민대 총장, 한국법학원장, 국가청렴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2007년 9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노무현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2017년 4월에는 제6기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2년 동안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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