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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70주년

    [창간 70주년 특집] 해사법원 설치 어디에

    인천·부산 치열한 유치전… 지역 법조계도 기대감

    남가언 기자 ganiii@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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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 사법행정자문회의(위원장 김명수 대법원장)가 9월 24일 제8차 회의에서 해사법원 등 전문법원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유치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부산과 인천이다. 21대 국회에 발의된 해사법원 신설 법안(법원조직법 개정안)들을 발의한 의원들도 이들 두 곳을 해사법원 설치 후보군으로 주장하고 있다. 해사법원은 선박 충돌 사고나 해상보험 관련 사건, 선원법 관련 사건 등 해사사건을 전담해 처리하는 전문법원이다. 우리나라는 서울고법 등 4곳에 해사사건 전담재판부를 두고 있지만, 전문성 부족 등의 이유로 상당수의 해사 분쟁 해결을 영국이나 싱가포르 등 해외에 있는 전문 중재소나 해사법원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마다 4000억원 이상의 법률비용이 해외로 유출되고 된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해사법원 설립 문제가 논의되긴 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대법원이 해사법원 신설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부산과 인천 등 지역 법조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본보는 창간 70주년을 맞아 두 지역 법조계의 입장은 물론 해사법원 설치를 위한 바람직한 방안은 무엇인지 의견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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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법률수요·사건 관계자 편의성' 강조 = 제21대 국회에서 해사법원 설치를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처음 대표발의한 것은 '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윤상현 무소속 의원이다. 그는 지난 6월 3일 법안을 발의했다. 

     

    인천은 이종린(57·사법연수원 21기) 인천지방변호사회장이 '해사법원 인천 설립 범시민 추진 태스크포스(TF)' 공동단장을 맡는 등 지역 변호사회가 해사법원 설치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인천변회는 내부 특별위원회로 '인천고법 및 해사법원 유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정기적으로 내부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 인천지역 > 

    선주업체 70%이상 수도권에

     국제공항도 가까워

     

    인천 법조계에서는 △서비스 수요자의 접근성 △국제공항과의 연계성 △중국과의 해양 분쟁 해결 용이 등을 근거로 인천이 해사법원을 설립하기에 최적지라고 강조한다.

     

    국내 사건의 원고, 피고가 될 선주업체는 210여개사인데 이 가운데 70%를 훌쩍넘는 160여개사가 수도권에 밀집해 있어 향후 관련 법률수요를 고려하면 비용·시간적으로 인천에 해사법원을 설립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또 영국처럼 해사법원이 추후 항공사건까지 다룰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관련 재판 또는 중재 당사자가 주로 외국인인 점을 고려할 때 외국인이 쉽게 오고 갈 수 있도록 세계 제1의 국제공항이 있는 인천이 적지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해사분쟁 현황을 볼 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중국과의 무역량이 늘어남에 따라 중국과의 해양 분쟁이 늘고 있는데 이런 동향도 해사법원 설치에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 중국 교역물량의 60%는 인천을 통해 이동한다.

     

    수요자의 접근성 등

     고려 비용·시간 가장 효율적 

     

    우승하(42·변호사시험 2회) 인천변회 해사법원 유치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해사법원 설치는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설치를 시발점으로 해 해사중재원의 설치, 해사관련 국제기구의 유치 등을 통한 해양 강국으로의 발전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며 "해사법원은 국내 소송당사자의 접근 편이성 뿐만 아니라 국제기구 유치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데, 국제기구가 밀집해 있고 국제공항과도 인접한 국제도시 인천에 설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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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유관기관 연계성' 등 주장 = '부산 서구동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도 6월 15일 해사법원 설치를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에 발맞춰 부산 법조계도 꾸준히 해사법원의 부산 설치 당위성을 피력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오래전부터 해사법원 신설 및 유치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부산지방변호사회(회장 이영갑)는 2011년 이미 해사법원 설립 방안에 관한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관련 보고서를 제작·발간했다. 이어 2016년에는 해사법원 설치 추진 특별위원회를 꾸렸다. 특위는 활동 개시 후 부산시를 비롯해 부산 소재 법원과 검찰, 산업계, 해양공공기관, 해양금융기관, 학계 등 30여개 기관을 직접 방문해 부산 해사법원 설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여론을 수렴해왔다. 학계에서도 시에서 주최한 부산 해사법원 설립 공청회나 토론회, 세미나에 참여해 설립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 부산지역 >

    해양관련 유관기관 포진

     원활한 법률서비스 제공

     

    부산 법조계는 부산에 해사법원이 설치돼야 하는 이유로 △국가균형발전 △유리한 입지조건 △해양산업과의 연계성 등을 꼽았다.

     

    우선 지역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부산에 해사법원을 설치하는 것이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정신에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또 부산은 고등법원이 있는 5개 도시 중 유일한 해양도시이면서 한국해양수산연수원, 한국환경개발교육원 등 해양 교육기관을 통한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고 주장한다. 국민의 안정적인 해양산업 활동을 위해서는 분쟁 해결 그 자체 뿐만 아니라 분쟁해결을 위한 절차와 수단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데 부산은 이미 해양종합금융센터, 한국해양보증보험 등 유관기관이 입주해 있어 원활한 해사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해사사건은 소송보다 중재를 통한 분쟁해결을 선호하는 특징이 있는데 부산에는 부산변회 소속인 서영화(57·18기) 변호사가 초대 의장을 맡은 아시아태평양중재센터가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高法이 있는 유일한 해양도시

     전문 인력도 풍부

     

    부산의 한 변호사는 "해사법원 설치는 규범 적합성의 문제라기보다 해양산업 개발 및 육성이라는 산업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국내 해양산업과의 연계성을 고려했을 때 부산이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해사분쟁은 해양 관련 기관의 행정적·형사적 제재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도 많기 때문에 유관기관이 많이 모여있는 부산에 해사법원을 설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해마다 4000억 원 이상의 

    재판비용 해외로 유출


    ◇ "위치보다 설치가 우선"… "복수 설치" 주장도 = 어느 때보다 두 지역 법조계의 해사법원 유치 의지가 강력한 가운데, '해사법원을 어느 지역에 설치할 것인가' 보다는 '해사법원 설립 자체'가 이뤄질 수 있도록 그 근거부터 조속히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사법원 신설이 확정되기도 전에 어디에 해사법원을 설치할 것인가라는 문제로 지역 갈등 양상이 빚어질 경우 해사법원 신설 논의 자체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 해사사건 관련 전문가는 "해사법원 설립 입지에 대한 법안이 같이 상정되다보니 이를 심사하는 것이 지역 간의 문제 때문에 쉽지 않아 국회에서 계속 홀딩되고 있다"며 "해사법원 설립은 세계 시장에서 해양지식산업 경쟁력 등을 높일 수 있고 국가 간 경쟁에서도 좋은 위치를 점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지역 간 협력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해사법원이 국내에 생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치보다 설치가 우선

     2곳 동시 설치” 주장도  


    해사사건 전문 법관을 신속하고 다양하게 양성하기 위해서는 복수의 해사법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인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법관은 보통 순환보직을 하게 되는데, 해사법원이 하나만 있게 된다면 해사사건을 다루다가도 곧 다른 법원으로 가게 돼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해사법원을 2~3개 정도 두면 해사법원끼리 순환보직을 할 수 있고 법원 입장에서는 전문법관 양성과 배출에도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대 국회에서 해사사건 수요가 많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해사법원이 결국 설치되지 못했는데, 이는 해사사건이 고유의 사건번호가 없어 다른 일반 재판부로 배당이 되면서 분류가 제대로 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한국해사법정중재활성화추진위원회와 한국해법학회가 해사사건에 사건번호를 부여받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 이렇게 되면 사건이 분류단계에서 전담재판부에 배당돼 더욱 전문성을 갖고 해사사건 수도 많아질 것이며, 해사법원 설치에 앞서 이러한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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