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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법조계 결산 – 법원] 코로나19에 법원도 ‘셧다운’… 영상재판 본격화

    정치권 등 판사 개인에 대한 비난 속출… ‘재판 독립 침해’ 우려

    손현수 기자 boysoo@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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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법   원 ]

    올 한해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는 사법부에도 몰아쳤다. 무려 3차례에 걸쳐 전국 법원이 휴정에 들어갔다. 이때문에 영장심사 등 꼭 필요한 사건을 제외한 대다수의 재판이 연기되면서 사건 처리도 지연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도 폐지와 미확정 판결서 공개 등을 이끌어내며 사법제도 개혁을 추진했지만 사법행정회의와 법원사무처 신설을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았다. 또 현직 판사가 법관 퇴임 후 총선에 곧바로 출마해 법원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됐고, 코로나 상황 속 '광화문 집회 허가 결정' 등 법원 재판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도넘은 비난에 사법부 독립 침해 우려가 쏟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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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서울고법 민사5부가 진행한 첫 영상재판에서 김형두(55·사법연수원 19기) 부장판사가 변론준비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 코로나19 여파에 법원도 잇딴 휴정… 영상재판 활성화 =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은 법원에도 큰 파장을 미쳤다.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잇따른 휴정과 재판기일 연기·변경이 이뤄졌다. 법원행정처 코로나19 대응위원회는 2월과 8월, 12월 3차례에 걸쳐 전국 법원에 각각 기일을 변경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했다. 부득이 재판을 진행할 경우에는 방역 수칙 등을 철저히 준수해달라고 주문했다. 사법부는 코로나19 예방과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 보장을 위해 고심한 끝에 원격영상재판을 본격 활용했다. 서울고법은 3월 민사재판부 변론준비절차에 '원격영상재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이어 서울중앙지법과 대구지법 등에서도 영상재판이 확대됐다. 대법원은 6월 영상재판을 열 수 있는 소송규칙상 근거인 민사소송규칙 일부개정안도 마련해 시행했다.

     

    ◇ '백년전쟁-이재명-전교조' 대법원 전합 진보색 짙어져 = 김 대법원장 취임 이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진보 색채가 짙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백년전쟁 사건이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무효, 이재명 경기도지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 백년전쟁 다큐멘터리 제재 부당 사건(2015두49474)에서 대법관들은 '백년전쟁'이 공정성·객관성 및 사자(死者) 명예존중 의무를 지켰는지에 대해 7(다수의견)대 6(반대의견)으로 의견이 첨예하게 나뉘었다. 이어 올해 7월에는 친형을 강제입원시키고 선거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건(2019도13328)에서 대법관 7(파기환송)대 5(상고기각 원심 확정)의 의견으로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내려 이 지사가 기사회생 하기도 했다. 9월에는 박근혜정부 당시 해직교사를 조합원으로 인정한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처분을 한 것은 위법해 무효라는 판결을 대법관 10(다수의견)대 2(반대의견)의 의견으로 선고했다(2016두32992).

     

    ◇ '박형순 금지법' 등 도를 넘는 사법부 비난 봇물 = 특정 사건 재판 결과를 놓고 판사 개인을 향한 비난이 정치권 등에서 이어지며 '재판 독립 침해' 우려가 터져나왔다. 7월 서울고법이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에 대한 미국 송환을 불허하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당시 대법관 후보로 거론되던 재판장에 대한 비난과 함께 후보자격 박탈을 청원하는 글이 쏟아졌다. 8월에는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허용한 판사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정치권에선 해당 판사의 실명을 인용한 법안을 발의하는 등 도 넘은 비난이 이어졌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법원 판단을 두고 국민들이 청와대에 판사의 탄핵을 청원하고, 국회는 판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하고 나선다면, 삼권분립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형사 합의부1심 미제 계속 늘어나

     최근 10년 새 ‘최대 기록’

     

    ◇ 고법부장판사 승진 제도 폐지… 미확정 판결문 공개 = '좋은 재판'을 모토로 '사법부 개혁' 기치를 내세운 김 대법원장이 9월 25일 취임 3주년을 맞으며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김명수 코트는 지난 3월 법원조직법을 개정해 사법부 관료화의 원인으로 지목된 고법부장판사 승진 제도를 폐지했다. 12월에는 민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판결문 공개 범위를 민사·행정·특허 사건 미확정 판결서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새로운 사법행정기구로 사법행정회의와 법원사무처를 신설하기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의 무관심 속에 표류 중이다. 대법원은 또 1월 사법행정자문회의 산하에 상고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바람직한 상고제도를 연구·검토하고 있지만, 이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편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태 이후 법원 내부 갈등 심화와 판사들의 사기 저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 문화 확산과 고법부장 승진제 폐지에 따른 판사들의 업무 의욕 저하도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 '대등재판부' 확대… 평생법관제 정착 = 올 2월 차관급 예우를 받는 고법부장판사 3명으로만 구성된 '경력대등재판부'가 서울고법에 4개부로 확대됐다. 사상 처음으로 법원장 출신 법관 3명으로 구성된 대등재판부가 탄생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도 민사부 9개부, 형사부 5개부로 대등재판부를 늘렸다. 법원장을 마친 고위법관이 정년이 될 때까지 일선 법원에서 재판업무를 담당하도록 하는 평생법관제가 정착되고 있는 모양새다.

     

    ◇ 현직 법관, 퇴직 후 곧바로 총선 출마 논란 = 4월 15일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의혹을 폭로했던 이수진 당시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출마 의사를 밝혀 법원 안팎에서 논란이 됐다. 이탄희 전 서울중앙지법 판사와 장동혁 전 광주지법 부장판사의 총선 출마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이에 대해 일부 법관들은 법원 내부 전산망인 코트넷에 글을 올려 이들을 '법복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 "재판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터져나왔다. 법조계에서도 현직 법관이 정치적 행보를 보인 것을 놓고 충격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 같은 논란 속에 총선에 출마한 법관 출신 이수진, 이탄희, 최기상 후보 등이 국회의원으로 당선했다.

     

    평생 법관제 정착

     ‘법원장 출신 3명’ 구성된 대등재판부 탄생도

     

    ◇ 미제사건, 계속 증가 =2020년 상반기 전국 법원 민·형사 합의부 1심 미제 사건 수가 최근 10년 동안 최대를 기록하면서 1심 미제 사건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평균 처리 기간도 늘고 있다. 지난해 전국 법원 민사 합의부 1심에서 판결을 선고받으려면 평균 9.9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와 함께 전반적인 법관들의 사기 저하, 워라밸을 좇는 경향이 심해지는 세태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왔다.


    ◇ '사법행정권 남용' 재판에서 무죄 잇따라 =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판사들에게 잇따라 무죄가 선고됐다. 법원은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 임성근 부장판사 등 3건의 관련 사건 1심에서 5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9월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법원장도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한편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재판에 현직 대법관들이 증인으로 소환됐다. 지난 8월 이동원, 노정희 대법관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섰다.

     

    ◇ 대법원 판결 오류 논란 = 군사시설 안에서 군인을 상대로 이뤄진 폭행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닌데도 대법원이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공소기각 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군형법은 형법상 반의사 불벌 조항을 적용하지 않도록 특례를 두고 있는데, 대법원이 이를 간과하고 판결을 내린 것이다. 군검찰의 공소장 변경이 이뤄지지 않아 사실관계 자체에 변화가 없는데도 재상고심을 맡은 대법원이 이를 이유로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 사건은 상고심 주심을 맡았던 노정희 대법관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 내정되면서 청문회 쟁점으로 떠올라 논란이 일었다. 이 밖에도 최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해 집행유예 대상이 아닌데도 집행유예 판결을 내리거나 법정형에 징역형만 규정돼 있는 특수절도죄 사건에서 벌금형을 선고하는 등 잘못된 판결들이 검찰총장의 비상상고로 바로잡히는 등 판결 오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노태악·이흥구 대법관 취임… 첫 여성 중앙선관위원장 탄생도 = 올 3월 조희대 대법관 후임으로 노태악 대법관이 취임한 데 이어 9월에는 권순일 대법관 후임으로 이흥구 대법관이 임명됐다. 대법원은 코로나19 감염 예방 등을 이유로 이들의 대법관 취임식을 생략했다.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이 대법관이 취임하면서 김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원 전원합의체를 구성하는 대법관 13명 중 진보성향 단체인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 대법관이 절반에 육박하는 6명으로 늘었다. 이 같은 변화는 대법원 전합 판결의 진보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한편 11월에는 노정희 대법관이 여성으로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 취임했다.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그는 청문회에서 정치적 중립성 우려를 지적받았으나 "중립적 자세로 공정한 선거 관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손현수·박미영·이용경 기자   boysoo·mypark·yk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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