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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요초대석] 한기정 신임 로스쿨협의회 이사장 "방통대 로스쿨, '교육 통한 법률가 양성' 실현 어려워"

    ‘변시’ 대비 위주 現교육이 문제… 정상화가 우선

    이순규 기자 soonlee@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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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스쿨 도입 취지는 교육을 통한 법률가 양성입니다. 변호사시험 합격이라는 사실만으로 법률가를 양성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한기정(사진) 신임 로스쿨협의회 이사장은 지난 11일 서울대 로스쿨 원장실에서 본보와 만나 최근 여당이 발의한 '방송통신대 로스쿨 설치 법안'에 관해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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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이사장은 "지난해 변호사시험 응시자 대비 합격률은 53%에 그치고 있다"며 "로스쿨 교육이 변호사시험 대비 위주로 진행되고 (이는) 학문으로서 법학이 황폐화되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해 대다수 로스쿨이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해 본 결과 대면 수업에 비해 토론과 학습 몰입도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것이 교수들 사이의 중론"이라며 "대면교육이 아니고서는 실무과목은 물론 법조윤리, 임상법학, 모의재판 등 로스쿨 핵심과목을 제대로 교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송통신대 로스쿨 설치보다 25개 로스쿨 교육의 정상화가 더 시급한 과제"라며 "교육을 통한 법률가 양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응시자 대비 70%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이사장은 로스쿨 제도가 종래 사법시험 시스템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점은 '다양성'이라고 했다.

     

    그는 "로스쿨은 사법연수원처럼 하나의 기관에서 모든 법률가를 길러내는 것이 아니라 25개 로스쿨이 각자 자신의 철학과 역량을 담아 법률가를 길러내는 것"이라며 "모든 로스쿨이 서로 같을 수도 없고 같아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화된 법률가를 길러내는 데 주안점을 둔 학교도 있어야 하고, 지역사회에 뿌리 내리는 법률가를 양성하는 학교로 있어야 한다"며 "학생들과 국민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발전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형 로펌들이 우수한 학생들과 1,2학년 때 조기 채용 계약을 맺고 해당 학생들이 로클럭이나 검찰 등을 지원하면 채용 계약을 철회하다보니 학생 입장에서는 취업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공공기관으로의 지원을 꺼리게 된다"며 "우수한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혀 법원과 검찰, 국회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채용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응시자 70% 합격시키고

     시험출제 업무도 위탁해야

     

    한 이사장은 현재 법무부가 주관하고 있는 변호사시험 출제 업무를 로스쿨협의회로 위탁하면 교육현장의 목소리가 더 잘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무부가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수험생들을 위해 이번 제10회 변호사시험 고사장을 25개 로스쿨로 확대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법무부가 변호사시험 출제는 물론 25개로 늘어난 고사장까지 모두 관리·감독·운영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또한 현재 변호사시험은 판례와 조문 암기를 요구하고 데스트하는 데에 너무 편중되어 있어 이 시대가 요구하는 법률가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로스쿨협의회는 이미 법학적성시험(LEET) 및 매년 3차례 모의 변호사시험을 주관하고 있기 때문에, 변호사시험 출제 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다"며 "법무부가 출제 업무만이라도 로스쿨협의회에 위탁한다면 출제자 관리는 물론 변호사시험에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더 잘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이사장은 이제 법률가는 국민이 보다 친근하고 고맙게 느끼는 직업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법률가들이 자기가 배웠던 법지식, 익숙한 관행에 너무 매몰되지 말고 현시대의 상식과 정의감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물론 입법이나 사법이 여론에 휘둘려서는 안 되겠지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너무 외면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 25개 로스쿨이 변호사시험 합격률만을 목표로 삼을 것이 아니라 국민과 사회에 봉사하는 법률가를 교육을 통해 양성할 때 비로소 로스쿨에 대한 신뢰가 확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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