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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5. 민사소송법

    토지양수인은 양도인의 가등기권리자에 대한 판결 효력 받지 않아
    추심금 판결의 기판력은 다른 추심채권자에게는 미치지 않아

    전원열 교수 (서울대 로스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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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치권 부존재확인을 구할 이익을 가지는 자의 범위: 대법원 2020. 1. 16. 선고 2019다247385 판결

    (1) 사안

    T 소유의 부동산에 채무자를 A, 근저당권자를 B로 하는 근저당권이 설정되고 그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는데 경매절차 중에는 유치권이 주장되지 않았으며 C가 경락을 받았다. 즉 물상보증인 소유의 부동산을 C가 경락받았다. 그 후에 D가 당해 부동산에 관한 유치권을 주장하였다.

     
    이 때 T, A, B가 D를 상대로 유치권부존재 확인을 구할 수 있는 확인의 이익을 가지는가가 문제된다.


    (2) 판결 요지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이 주장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담보목적물이 매각되어 그 소유권이 이전됨으로써 근저당권이 소멸하였더라도 채권자는 유치권의 존재를 알지 못한 매수인으로부터 민법 제575조, 제578조 제1항, 제2항에 의한 담보책임을 추급당할 우려가 있고 위와 같은 위험은 채권자의 법률상 지위를 불안정하게 하는 것이므로 채권자인 근저당권자로서는 위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유치권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반면 채무자가 아닌 소유자는 위 각 규정에 의한 담보책임을 부담하지 않으므로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


    (3) 분석
    경매절차 중에 유치권이 주장되는 경우에는 경매목적물의 소유자와 근저당권자에게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지만 경매목적물의 매각이 완료된 후에는 소유자와 근저당권자가 새롭게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은 없다.


    반면에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이 주장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경매목적물의 소유자와 근저당권자가 그 경락 후의 유치권 주장자에 대하여 유치권부존재 확인을 구할 이익을 가지는가? 이 경우는 '매매의 목적물이 유치권의 목적이 된' 때로서 '매수인이 이를 알지 못하였으므로' 민법 제575조, 제578조 제1항에 따라 매수인이 집행채무자에게 계약의 해제 또는 대금감액의 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이고 따라서 집행채무자(위 사안의 A)는 매수인으로부터 이와 같이 담보책임을 추급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D를 상대로 유치권부존재 확인을 구할 수 있는 확인의 이익을 가진다(위 사안과 달리 A가 채무자 겸 부동산 소유자인 경우라도 A에게는 역시 그런 확인의 이익이 있다).

     

    또한 경매절차에서 대금의 배당을 받은 근저당권자 B는 민법 제578조 제2항에 따라 매수인으로부터 배당금 반환을 청구당할 우려가 있으므로 B 역시 D를 상대로 유치권부존재 확인을 구할 수 있는 확인의 이익을 가진다.
    그러나 사안의 T 즉, 물상보증인은 위 각 민법 규정에 기한 담보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따라서 T에게는 D를 상대로 유치권부존재 확인을 구할 수 있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본건 원심은 D의 유치권 주장이 언제 있었는지 그리고 물상보증인이었던 T의 채무인수 여부 등을 심리하지 않은 채로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보았으므로 대법원이 파기환송하였고 이는 타당한 결론이다.

     

    2. 일부청구에서 소멸시효의 중단: 대법원 2020. 2. 6. 선고 2019다223723 판결
    (1) 사안

    원고는 피고(자치구)의 공익사업시행에 따른 아파트를 분양받아 2008년 10월 31일까지 분양대금을 완납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부담해야 할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이 분양대금에 포함되었다는 이유로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시효 5년)을 구하는 소를 2013년 7월 30일에 제기하였다. 그 소장에는 '일부청구'라는 제목 하에 "정확한 금액은 추후 계산하도록 하고 우선 이 중 일부인 200만원에 대하여만 청구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위 소송의 종료시까지 원고가 청구금액을 확장하지 않아 법원은 2016년 10월 12일에 200만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는 2016년 11월 8일 확정되었다. 원고는 2017년 5월 18일에 후소를 제기하고 전소에서 인정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 약 1880만원을 청구했다.

     
    (2) 판결 요지
    소장에서 일부청구라고 기재했으나 소송이 종료될 때까지 실제로 청구금액을 확장하지 않은 경우에는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재판상 청구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채권자로서는 장래에 나머지 부분을 청구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것이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소송이 계속 중인 동안에는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의사가 표명되어 최고에 의해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채권자는 당해 소송이 종료된 때부터 6월 내에 민법 제174조에서 정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나머지 부분에 대한 소멸시효를 중단시킬 수 있다.

     
    (3) 분석
    일부청구에 있어서 소멸시효중단의 효력범위에 관하여 오래 전부터 확립된 판례의 입장은 "소제기시 일부청구임을 명시적으로 밝혔다면 그 일부청구 부분에만 시효중단효가 생기고 일부청구임을 명시하지 않았다면 전부에 시효중단효가 생긴다"는 것이었다. 즉 대법원은 명시설(절충설)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처럼 명시설을 취하면서도 '비록 채권 중 일부만을 청구하였더라도 그 취지로 보아 채권 전부에 관하여 판결을 구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에는 (비록 일부청구임을 명시한 것이지만) 그 동일성의 범위 내에서 그 전부에 관하여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한다는 예외를 인정해 왔다(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다43695 판결; 대법원 2001. 9. 28. 선고 99다72521 판결 등). 명시적 일부청구의 경우에도 채권 전부의 시효중단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청구 소장에서 장차 청구금액을 확장할 뜻을 표시하였으나 그 소송종료시까지 청구금액을 확장하지 않은 경우에는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다만 이런 경우에도 그 소송종료시부터 6월 내에 소제기 등 민법 제174조의 조치를 취하면 잔부에 대한 소멸시효가 중단된다고 하는 것이 위 2019다223723 판결이다.


    3. 기판력을 받는 변론종결후 승계인의 범위: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다261381 판결
    (1) 사안

    A가 자기 소유 토지에 설정된 가등기의 가등기권리자인 B를 상대로 (A의 소유권에 기하여) 가등기말소청구의 소를 제기했다가 패소하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 소송의 변론종결 후에 A가 C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했고 C가 B를 상대로 가등기말소의 소를 제기했다.

     

    (2) 판결 요지
    토지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을 원인으로 하는 가등기말소청구소송의 소송물은 가등기말소청구권이므로 그 소송에서 청구를 기각한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가등기말소청구권의 부존재 그 자체에만 미치고 소송물이 되지 않은 토지 소유권의 존부에 관하여는 미치지 않는다.

     
    위 가등기말소청구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후에 토지 소유자로부터 근저당권을 취득한 제3자는 적법하게 취득한 근저당권의 일반적 효력으로서 물권적 청구권을 갖게 되고 위 가등기말소청구소송의 소송물인 패소자의 가등기말소청구권을 승계하여 갖는 것이 아니며 자신이 적법하게 취득한 근저당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을 원인으로 소송상 청구를 하는 것이므로 위 제3자는 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에서 정한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변론을 종결한 뒤의 승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3) 분석
    기판력은 소송당사자에게만 미치는 것이 원칙이지만 승소당사자의 보호 또는 관련분쟁에서의 모순된 판단 방지 등을 위하여 당사자 외의 제3자에게 기판력이 미치는 일정한 경우를 민사소송법이 정하고 있고 그 중 가장 중요한 경우가 제218조 제1항의 '변론종결후 승계인'이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그 범위를 넓게 보면 (전소에서 다툴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 승계인에 대하여 절차보장을 하지 못하게 되므로 그 범위를 한정할 필요가 있다. 결국 전소의 당사자로부터 권리관계를 승계한 사람들 중에서 어느 범위까지 기판력을 미치게 할 것인지는 위와 같이 양쪽 이념을 절충해야 하므로 다분히 정책적인 판단이다. 이 승계의 범위 문제는 이전적 승계(예: 소유권 이전)와 설정적 승계(예: 저당권 설정)에서 모두 문제된다.

     

    피고쪽 승계인이 문제된 사안에서는 대체로 대법원의 입장이 일관되며 전소의 청구가 물권적 청구였고 전소 피고의 '분쟁주체 지위'를 후소 피고가 승계하였다면 기판력을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대법원 1991. 3. 27. 선고 91다650 판결;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2다10883 판결; 대법원 1994. 12. 27. 선고 93다34183 판결 등).

     
    반면에 원고측 분쟁주체지위를 승계한 자에 관해서는 전소의 소송물이 물권적 청구권인지만을 기준으로 대법원이 기판력 인정 여부를 판정하지는 않고 있다. 전소의 소송물이 ―소유권확인청구가 아닌 이상― 물권적 청구권이었더라도 전소 원고로부터 물권을 양도받거나 설정받은 자에 대해서는 절차보장이 필요하다고 대법원이 대체로 보고 있다. 따라서 전소가 소유권에 기한 인도청구소송인 경우에 전소의 패소원고로부터 당해 부동산을 양수한 사람은 위 변론종결후 승계인에 해당하지 않아서 전소피고를 상대로 새로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한다(대법원 1984. 9. 25. 선고 84다카148 판결; 대법원 1999. 10. 22. 선고 98다6855 판결). 위 판결들은 새로운 물권자를 최대한 보호하려는 태도라고 하겠다.

     
    반면에 전소에서 패소한 피고가 제기한 소에는 ―원고측 분쟁주체지위를 승계한 자에 대하여― 전소의 기판력이 미친다고 한다. 즉 대법원은 A가 A→P의 소유권이전등기에 관해 P를 상대로 말소등기 승소확정판결을 받은 후에 A→B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경우에 P가 B를 피고로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면 이는 동일 소송물에 대한 변론종결후 승계인에 대한 청구라고 한다(대법원 2003. 3. 28. 선고 2000다24856 판결).

     
    대상판결인 위 2019다261381 판결은 위 84다카148 및 98다6855 판결과 동일한 맥락에서 즉 새로운 물권자에게 최대한 절차보장을 해 준다는 입장에서 선고된 판결이다.

     

    4. 형성판결인 공유물분할과 이행판결인 소유권이전등기: 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8다241410, 241427 판결
    (1) 사안

    원심판결 주문 제1항이 아래와 같다(설명을 위해 단순화한 것임).

     
    가. 이 사건 (가), (나) 부분 토지는 피고의 소유로 이 사건 (다) 부분 토지는 원고의 소유로 각 분할한다.

     

    나. 원고는 피고로부터 3억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피고에게 이 사건 (가), (나) 부분 토지 중 (원래 원고 소유인) 지분에 관하여 공유물분할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

     

    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이 사건 (가), (나) 부분 토지 중 (원래 원고 소유인) 지분에 관하여 공유물분할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3억원을 지급하라.

     
    (2) 판결 요지
    공유물분할청구의 소는 형성의 소로서 법원은 공유물분할을 청구하는 원고가 구하는 방법에 구애받지 않고 재량에 따라 합리적 방법으로 분할을 명할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은 등기의무자 즉, 등기부상의 형식상 그 등기에 의하여 권리를 상실하거나 기타 불이익을 받을 자(등기명의인이거나 그 포괄승계인)가 아닌 자를 상대로 등기의 말소절차 이행을 명할 수는 없다.

     

    (3) 분석
    원심판결의 주문 제1의 가항은 공유물분할청구에 따른 형성판결(민법 제187조의 판결)로서 그대로 확정될 경우 그 확정시점에 피고는 (가), (나) 부분 토지에 관한 단독소유권을 취득하고 원고는 (다) 부분 토지에 관한 단독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 따라서 그 소유권이전에 관해서는 등기의무자의 등기의사의 진술을 명하는 판결주문을 별도로 낼 필요가 없고 내어서는 안 된다(반면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하는 판결은 피고의 의사의 진술을 명하는 이행판결일 뿐이고 그것이 확정되더라도 물권변동의 효력이 생기지 않으며 민법 제186조에 따라 등기하여야 비로소 소유권 이전의 효과가 발생한다).

     
    따라서 공유물분할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면서 그 정산금 수수를 위하여 위 주문 제1의 나항과 같은 주문을 내면 이는 위법하다. 공유물분할 시 정산금 수수가 필요하고 거기에 강제력을 부여하려 했다면 그냥 위 형성판결 외에 단순한 금전지급 판결주문을 냈어야 하는 것이다.

     

    5. 항소심에서 부진정 예비적 병합으로 청구변경된 경우의 처리: 대법원 2020. 10. 15. 선고 2018다229625 판결
    (1) 사안

    원고(보험회사)는 피고가 약 3800만원을 부당 수령하였다는 이유로 제1심에서 피고를 상대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와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선택적으로 구하였다. 제1심은 그 중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하여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피고의 항소로 제2심이 계속된 중 원고는 위 각 청구에 관하여 주위적으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예비적으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것으로 병합의 형태를 변경하였다.

     
    항소심은 제1심에서 심판되지 않은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항소심에서의 주위적 청구)을 심리하여 그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면서 결론이 제1심판결과 같다는 이유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2) 판결 요지
    위와 같이 항소심에서 병합형태가 변경된 후에 항소심이 주위적 청구 부분을 먼저 심리하여 그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비록 결론이 제1심판결의 주문과 동일하더라도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여서는 아니 되고 새로이 청구를 인용하는 주문을 선고하여야 한다.

     

    (3) 분석
    주지하듯이 예비적 병합이란 주위적 청구가 인용됨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심리·판결을 구하는 병합형태이다. 예컨대 매매계약에 기하여 목적물을 인도한 매도인이, 주위적으로 매매계약의 유효를 전제로 매매대금을 청구하면서 피고(매수인)의 매매계약무효 주장이 법원에서 인정될 경우에 대비하여 예비적으로 목적물의 반환을 청구하는 경우이다.

     
    위의 예와 같은 예비적 병합 즉 논리적으로 양립하지 않는 복수의 청구에 관한 병합이 이론적으로 진정한 예비적 병합이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그렇지 않은 즉 논리적으로 양립가능하여 성격상 선택적 병합인데도 청구에 순서를 매겼을 뿐인 예비적 병합이 많다('부진정 예비적 병합'). 이론적으로는 그 허용여부에 대해 견해가 나뉘지만 실무상 흔하고 대법원도 이를 가능하다고 허용하여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있더라도 당사자가 순위를 붙여 청구를 할 합리적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가 붙인 순위에 따라서 심리·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해 왔다(대법원 2002. 2. 8. 선고 2001다17633 판결; 2002. 9. 4. 선고 98다17145 판결; 2007. 6. 29. 선고 2005다48888 판결 등).

     
    그러나 대법원이 이런 부진정 예비적 병합사건을 항상 '예비적 병합'으로서 처리해 주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병합의 형태가 선택적 병합인지 예비적 병합인지는 당사자의 의사가 아닌 병합청구의 성질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는가 하면(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3다26425 판결) 부진정 예비적 병합에 대하여 제1심법원이 예비적 청구만을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여 피고만이 항소를 제기한 경우에 대하여 항소심으로서는 두 청구 모두를 심판의 대상으로 삼아 판단하여야 하므로 (주위적 청구를 심리하지 않은 채로) 예비적 청구가 이유없다고 기각한 항소심 판결은 위법하다고 하였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3다96868 판결).

     
    대상판결인 위 2018다229625 판결의 사안을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예비적 병합으로 처리하는 입장과 병합청구의 본래의 성질에 따라 선택적 병합으로 처리하는 입장으로 나누어 분석해 보자. 첫째의 입장에 따르면 선택적 병합사건이 예비적 병합사건으로 바뀌었으므로 항소심에서 청구의 교환적 변경이 있은 것이고 청구의 교환적 변경에 관한 판례·통설의 결합설에 의하면 구청구는 취하되는 것이며 그렇다면 항소심으로서는 결론이 1심과 같든 말든 신청구에 대한 판결주문을 새로 내야 하는 것이지 항소기각 주문을 내서는 안 된다.

     
    둘째의 입장에 따르면 이 사건의 1심 청구와 청구변경 후의 2심 청구는 양쪽 다 선택적 병합으로서 동일한 것이다. 그런데 선택적으로 병합된 두 청구 중에서 항소심이 인용하는 청구가 1심의 인용청구와 다른 쪽이라면 항소심으로서는 ―결론이 1심판결 주문과 같더라도― 그냥 항소기각 주문을 내서는 안 되고 1심판결을 취소한 다음 새로 청구인용 주문을 내야 한다(대법원 2006.4.27. 선고 2006다7587 판결).

     

    결론적으로 부진정 예비적 병합에 관하여 어떤 입장에 서서 처리하든 간에 이 사건의 원심처럼 항소기각 판결주문을 내리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이를 지적한 위 판결은 타당하다.

     

    6. 추심금판결의 기판력이 다른 추심채권자에게 미치는지 여부: 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6다35390 판결
    (1) 사안

    A가 집행채무자 T의 제3채무자 Y에 대한 채권(약 1억8000만원)에 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 그 직후 T가 Y를 상대로 위 채권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비록 약 9980만원의 채권이 인정되었지만) 위 압류명령으로써 이미 원고적격을 상실했다는 이유로 소각하판결이 내려지고 확정되었다.

     
    그 후 T에 대한 채권자 B가 T의 Y에 대한 위 채권에 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다음 추심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선행 추심금소송') B가 9000만원을 지급받되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고 Y는 9000만원을 집행공탁하였다.

     
    A는 자신의 추심명령에 기하여 추심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후행 추심금소송') T의 Y에 대한 채권 중 화해권고결정액 외 나머지 980만원의 지급을 구하였고, Y는 그 980만원을 포기한 화해권고결정의 효력이 A에게 미친다고 다투었다.

     
    (2) 판결 요지
    동일한 채권에 대해 복수의 채권자들이 압류·추심명령을 받은 경우 어느 한 채권자가 제기한 추심금소송에서 확정된 판결의 기판력은 그 소송의 변론종결일 이전에 압류·추심명령을 받았던 다른 추심채권자에게 미치지 않는다.

     

    (3) 분석
    (가) 추심명령에 기한 추심권이란 독립한 채권이 아니라 피압류채권을 제3채무자에게 직접 '추심할 수 있는 권능'에 불과하다. 추심채권자는 추심권을 포기할 수 있지만(민사집행법 제240조 제1항) 이는 추심권능의 포기일 뿐이고 피압류채권의 포기는 아니다. 애초부터 자신에게 처분권한이 없는 '피압류채권'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는 법이다. 또한 추심채권자는 추심 목적을 넘는 행위, 가령 피압류채권의 면제·포기·기한유예·양도 등도 할 수 없다.


    (나) 통설·판례에 의하면 추심명령에 의하여 원고적격이 채무자로부터 추심채권자에게로 옮겨간다고 해석되므로 추심금 청구의 소는 채권의 귀속자와 소송수행권자가 분리되는 이른바 제3자 소송담당의 경우이다. 만약 동일한 채권에 대해 복수의 채권자들이 압류·추심명령을 받았는데, 그 중 1인의 추심채권자가 추심금청구를 하여 승소판결을 받았다면 그의 승소판결은 자신이 피압류채권을 행사함을 전제로 한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그 추심금판결의 기판력이 다른 추심채권자에게 미치는가가 문제될 수 있다.

     
    대법원은 대상판결에서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서 기판력이 그 소송의 변론종결일 이전에 압류·추심명령을 받았던 다른 추심채권자에게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다. ① 기판력의 주관적 범위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당사자 및 민사소송법 제218조의 해당자에게만 국한된다. ② 민사집행법 제249조 제3,4항이 추심의 소를 제기당한 제3채무자는 다른 채권자더러 공동소송인으로 원고 쪽에 참가하도록 명할 것을 법원에 신청할 수 있고 그 참가명령을 받은 채권자에게는 재판의 효력이 미친다고 정하는데 이는 참가명령을 받지 않은 채권자에게는 추심금소송의 확정판결의 효력이 미치지 않음을 전제로 한 것이다. ③ 제3채무자는 추심의 소에서 다른 압류채권자에게 위와 같이 참가명령신청을 하거나 패소한 부분에 대해 변제 또는 집행공탁을 함으로써 다른 채권자가 계속 자신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는 것을 피할 수 있으므로 기판력의 주관적 범위를 위와 같이 제한하더라도 제3채무자에게 부당하지 않다.


    (다) 이와 같이 대법원이 추심금 판결의 기판력의 주관적 범위를 제한한 것은 타당하다. 그 주관적 범위를 오해하여 A에게 선행 추심금 판결의 효력이 미친다고 본 원심판결은 파기되었다.


    7. 기타
    앞에서 해설한 판결 외에도 2020년에 선고된 대법원 판결·결정 중에서는 아래의 것을 살펴볼 만하다. 확인의 이익에 관한 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8다249148 판결; 행정소송 사안인데 민사법원에 잘못 소제기되었으나 소변경의 석명이나 이송이 불필요한 경우에 관한 대법원 2020. 10. 15. 선고 2020다222382 판결; 증명책임과 관련한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9다292026, 292033, 292040 판결(환경오염) 및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20다244511 판결(의료사고); 변론종결 후의 승계인에 관한 대법원 2020. 9. 3. 선고 2020다210747 판결; 판결경정에 관한 대법원 2020. 3. 16.자 2020그507 결정 등이다.

     

     

    전원열 교수 (서울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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